충주 미륵세계사, 미륵대원지, 하늘재

미륵과 관음을 잇는 가장 오래된 고갯길

2016-12-30     불광출판사

충주 미륵세계사,
미륵대원지, 하늘재

미륵과 관음을 잇는 
가장 오래된 고갯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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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과 관음을 잇는 가장 오래된 고갯길 하늘재를 걷는다. 길은 미륵대원지와 그 입구에 자리한 미륵세계사에서 시작한다. 당우는 사라지고 미륵불과 석조물이 터를 지키고 있는 미륵대원지. 고려 초기의 석굴사원터로 신라의 마지막 왕자 마의 태자가 창건하였다는 설이 있다. 신라 마지막 임금 경순왕의 아들 마의 태자가 망국의 한을 품고 금강산으로 입산하던 중 이곳에 미륵리석불입상(보물 제96호)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특이하게도 석불은 북쪽을 향해 서 있다. 함께 금강산으로 향하던 누이 덕주 공주가 월악산 덕주사를 창건하고 남향의 암벽에 마애여래불을 새기자, 마의 태자는 북향의 석굴을 지어 덕주사를 바라보게 했다는 이야기가 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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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리석불입상은 소박하면서도 푸근한 상호를 지니고 있는데 아쉽게도 석실을 보수 중이어서 2018년 3월까지는 직접 볼 수 없다. 그러나 미륵대원지에서는 미륵리석불 외에도 미륵리오층석탑(보물 제95호), 미륵리삼층석탑(충청북도유형문화재 제33호), 미륵리팔각석등(충청북도유형문화재 제19호), 미륵리불두(시향토유적 제9호), 미륵리사각석등(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315호), 석조귀부(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269호), 당간지주, 공기돌 바위 등을 만날 수 있다.

옛 절터를 지나 300m, 미륵대원지의 뒤편으로 난 하늘재로 향한다. 역사가 기록하고 있는 가장 오래된 고갯길, 하늘재(525m)이다. 삼국시대 신라(156년) 때 열린 하늘재는 충청북도와 경상북도를 가로지르는 길이다. 원래 이름은 계립령으로 불리었다. 2천 년 역사의 흥망성쇠를 말없이 지켜본 그 길을 같이 걷는다. 

하늘재는 약 2km의 완만한 오솔길이다. 침엽과 활엽이 바닥에 포근히 깔려 있어 걷기 좋다. 코끝에는 상쾌한 흙과 나무 향이 스친다. 내딛는 발걸음은 가볍고, 이야기하며 걸어도 헉헉거리지 않는 완만한 길이다. 중간마다 자연관찰로도 잘 조성되어 있어 아이들과 오기에도 안성맞춤이다. 혼자 사색과 명상하며 걷기에도 좋다. 호롱호롱 산새소리와 절에서 들려오는 독경 소리가 벗이 되어준다. 오솔길에는 졸졸거리는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되는 계곡과, 김연아를 닮은 나무도 있다.

들머리인 충주 미륵리, 미륵대원지에서 걷기 시작해 약 1시간이면 하늘재의 날머리 문경 관음리에 당도한다. 오솔길의 끝에는 차로 접근할 수 있도록 잘 닦인 길이 있으며, 오른쪽으로 나 있는 계단을 올라가면 하늘재 표지석이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몇 계단을 자박자박 걸어 오르면 뻥 뚫린 하늘과 맞닿는다. 툭 터진 하늘이 머리 위로 펼쳐져 있으니 ‘하늘재’라는 이름이 실감난다. 쉽게 하늘재 정상에 오르려면 문경에서 차를 몰고 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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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미륵대원지에서 출발해 - 하늘재를 걸어 - 문경 관음리 하늘재 표지석을 본 후 - 다시 미륵대원지까지 돌아오는 길>은 4.6km. 약 2시간 남짓 소요된다. 사계절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는 오솔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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