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심사, 보원사지, 서산마애불

능선을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부처와 만난다

2016-12-30     불광출판사

개심사,보원사지,
서산마애불

능선을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부처와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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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심開心. 마음을 열고 들어가는 곳이다. 일주문에서 오르면 구릉형의 가람배치를 만난다. 평탄하고 호젓하다. 사적기에 따르면 개심사는 백제 의자왕 14년(654) 혜감 국사가 지었다고 전한다. 1941년 대웅전 해체 보수 당시 발견된 상량문에 의하면 1475년에 불탄 대웅전이 9년 뒤인 1484년에 다시 중건되었으며 1740년에 중수되었고, 1955년에 전면 보수하였다. 개심사는 근대 선의 중흥조인 경허 선사(1849~1912)가 한동안 보임하며 정진하던 곳이기도 하다. 개심사에서 눈여겨 볼 곳은 보물 143호인 대웅전과 충남 문화재 자료 제398호 개심사 심검당尋劍堂이다. 대웅전은 주심포식 건물의 법식과 기법을 따라 전형적인 맞배지붕이면서 공포는 다포로 만든 독특한 구조다. 심검당은 자연석 주춧돌에 배흘림기둥이 그대로 드러나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안정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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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심사 대웅전에서 오른쪽 길을 지나면 개심사 산신각이 나오는데, 그 뒷길 오르막을 약 20여 분 걸어가면 상왕산 전망대 능선과 만난다. 바로 이 능선부터 보원사지 능선까지 걸어가는 길이 유모차를 이끌 정도로 평탄하면서 절경이다. 이 길은 여럿이 걸어가도 홀로 걷더라도 좋다. 그만큼 사색하기 알맞은 길이다. 이렇게 20여 분을 물 흐르듯이 몸을 맡기면 어느덧 저 아래 멀리 보원사지가 눈에 들어온다. 내리막이다. 10여 분을 내려오면 눈앞에 큰 평지가 펼쳐진다. 보원사지普願寺址다. 5층 석탑 하나가 사지 전체를 감싸고 있다. 사적 316호로 지정된 보원사지는 보물로 지정된 석조, 당간지주, 오층석탑, 법인국사탑, 법인국사탑비 등이 남아 있다. 또 금동여래입상이 출토되어 창건 시기를 백제 시대까지 올려볼 수 있다. 특히 보원사지에서 출토된 통일신라 철제여래좌상은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철불로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졌다. 보원사지는 탑 주변을 걷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이 높다. 보원사지를 나와 마애불까지는 약 1.5km다. 단풍나무 길을 걷다보면 왼쪽에 미황사 금강 스님의 ‘참사람의 향기 서산 도량’이 나온다. 이제 곧 마애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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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미소 국보 제84호 서산 마애불. 정확한 명칭은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중앙에 여래 입상, 여래의 오른쪽에 보살 입상을, 왼쪽에 반가사유형 보살좌상을 배치하였다. 삼존에 나타난 미소는 백제 불상의 특징을 드러낸다. 이 삼존상은 『법화경』의 수기삼존불授記三尊佛로 『법화경』 사상이 백제 사회에 유행하였다는 사실을 말한다. 마애삼존불을 새긴 바위 위쪽이 앞으로 기울어져 있어 비와 바람을 막는 역할을 했기에 천년의 시간을 온전히 이어온 것이다. 빛에 따라 얼굴 모습이 달라지는 것도 느낄 수 있다. 아침과 낮, 그리고 해 질 녁. 때에 따라 변한다. 유홍준에 따르면 서산, 부여, 공주 등에 있는 마애불이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은 백제가 6~7세기 중국과의 교역을 위해 거점이 되는 곳에 마애불을 조성해 마애불의 미소로 교역길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반인이 천천히 걷는다면 <개심사 일주문 → 개심사 대웅전 → 상왕산 전망대 → 능선길 → 보원사지 → 마애삼존불>까지 2시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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