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에서 숨을 쉬다

2016-10-05     조대연

절에서 숨을 쉬다

 
절에서 들이마시고 내뱉는 숨은 특별하다.
몸속으로 들어오고 또 몸에서 나가는 숨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일임이 분명하지만 절에서의 숨은 때로는 귀가 울릴 만큼 크고, 어떨 때는 마치 숨을 쉬지 않는 것처럼 조용하다. 우리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방식인 숨쉬기마저 자기를 찾아가는 과정의 일환이다. 우리의 절에서 나는 항상 또 다른 나를 찾아 대화를 시도한다. “그래, 여기까지 오는데 고생했어.”  “그래, 힘들었지.” “요즘은 무엇을 하고 있니?” 또 다른 나와 대화하는 나의 모습에서 좀 더 나은 사진을 획득하고자 하는 욕망도 부질없다. 난 절에서 훌륭한 사진을 찍고 싶지 않다. 절이라는 공간은 나에게 일을 수행하는 공간이 아니라, 나를 보는 공간이며 또 다른 나를 찾아가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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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연 
중앙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하였다. 서울에서 5년여의 신문사 사진기자를 거쳐 미국 Ohio 대학교 Visual Communication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학위를 받았다. 1998년부터 현재까지 광주대학교 사진영상학과에서 교수로 있다. 사진 전시로는 ‘흐르는 땅’, ‘낯선 일상의 리듬’ 등 개인전과 ‘물 오르다’ 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였다. 1998년 한국사진사연구소 연구원으로 ‘한국사진역사전’ 기획에 참여하였고 2006년에는 ‘피스&그린보트’의 강사로 일본과 한국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하기도 하였으며 2008~2009년에는 ‘서울국제사진페스티벌’ 운영위원으로 활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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