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을 다시 생명이 흐르는 자연의 강으로

4대강 생명살림 100일 수행길

2016-07-11     최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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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사진 = 최배문

 

4대강의 개발이 끝나고 시간이 흘렀다. 수많은 생명이 죽고 그 터전이 사라졌다. 아름다운 모래톱, 반짝이는 물고기와 풀벌레 소리, 새들이 날며 지저귀던 수풀도 없어지고 흐르지 않는 거대한 호수로 남아 있다. 불과 2-3년간에 인간의 거대한 자연개조사업으로 스러진 생명들의 아우성은 아랑곳없이 인공적으로 잘 다듬어진 자전거 도로에 눈을 빼앗길 뿐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공업중생으로서 그 책임을 통감하고 내 안에 있는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을 돌아보며 4대강이 다시 자연으로 회복되는 날을 염원하는 100일 수행길을 나선다. 지난 4월 3일 영산강에서 시작해 금강, 낙동강을 거쳐, 지금 한강을 순례하고 있으며 7월 10일 김포대교에서 회향한다.

 

참가신청 : 불교환경연대 02-720-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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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사진 = 최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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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사진 = 최배문
 

움직이는 것이다. 4대강에서 죽어가는 수많은 생명들이 보인다. 2016년 여름 이 땅의 우루벨라 촌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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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사진 = 최배문

 

 

__       강은 길이며 문화다. 강을 따라 마을이 생기고, 길이 났다. 마애磨崖. 낭떠러지 바위. 사람들이 오고 가는 그 길에 부처를 새겼다. 마애불磨崖佛이다. 상주 낙단보 마애불, 그리고 이곳 중원창동마애불도 그러하다. 바위로 부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바위 속 부처를 드러낸 것이다. 풀과 모래, 나무, 강, 바위 모든 것이 부처다. 오랜 시간,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지나면서 몸과 마음을 달랬다. 강의 길을 걸으며 만난 국보 7호인 충주탑평리칠층석탑. 합장 배례하며 세 번을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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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 최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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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사진 = 최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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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사진 = 최배문
 
 __      낙동강 순례의 마지막 길, 안동댐. 물길은 막혔고, 물고기와 생명들의 서식처는 탁하고 말랐다. 창녕함안보, 합천창녕보, 달성보, 강정고령보, 칠곡보, 구미보, 낙단보, 상주보, 안동보, 구단보 등 수많은 보들이 물길을 막았다. 숨을 쉬지 못한 수많은 생명과 물고기의 원혼이 통곡하는 강이 되었다. 낙동강 천도재. 이 생명들을 달래고자 조촐한 음식과 향과 차를 올린다. 부디 물 맑고, 햇빛 좋은 정토에 태어나 피고지고 마음껏 웃으시라! 작은 정성 감응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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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사진 = 최배문 
 
__      수행길 부단장 중현 스님이 한강 수행길 첫날 충주댐을 바라보며 길을 걷는 의미를 이렇게 전한다. “4대강을 절단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생명이 죽어갔습니다. 우리는 길을 걸으면서 강에 살고 있는 어류, 곤충, 식물 등이 어떻게 견디고 있는가를 봐야 합니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사람과 강을 분리시켰지만, 항상 우리는 강의 주인으로 강을 마주해야 합니다. 우리 내면에는 분노하고, 질투하고, 시기하고, 미워하고, 증오하는 마음이 쌓여 있습니다. 이 강을 걸으면서 우리들의 탐진치貪瞋癡를 성찰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