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조각으로 나투신 부처님

2016-03-03     불광출판사

약사여래 부처님, 관세음보살이 부조 작품으로 모습을 나투셨다. 종이 조각paper sculpture으로 조성된 부처님이다. 무릎 위 살포시 흘러내리는 옷자락과 그 밑에 드리워진 그림자가 두 눈에 담긴다. 종이를 자르고 구부리고 이어 붙여 작품을 조성하는 페이퍼 아트, 종이조각가 박명옥(51, 명화明華페이퍼아트 대표) 작가의 작품이다.
 

 
2.PNG

 
“보살상을 보고 있으면 여전히 가슴이 뛰고 설렙니다.”    
박명옥 작가는 20여 년간 불교를 주제로 불상, 보살상, 수인, 연꽃 등을 종이 조각해 왔다. 종이 조각은 작은 종이 조각들을 구조에 맞게 이어 붙여 입체적으로 조성하는 작품형식이다. 종이를 오리고 접고 휘어서 조각을 만들고, 만들어진 수백 개의 조각을 옷을 입히듯 순서에 맞춰 붙이는 과정이 이어진다. 조각들은 차곡차곡 맞물리고 어우러져 작품을 이루고, 그 위에 빛이 내려앉아 작품을 완성시킨다. 은은한 그림자가 부처님의 흩날리는 옷자락의 표현을 극대화한다.
 
불교종이조각이 전통예술처럼 전승되어 온 장르가 아니다 보니, 불·보살의 수인이나 두광, 보관 장식 등을 입체적으로 분석하는 과정부터 쉽지 않았다. 어떤 조각이 위에 올라와야 자연스러운지 등을 분석해야 했다. 그렇게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거듭된 연구는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다수의 수상이력은 이를 증명한다. 박 작가는 불・보살 작품으로 2001년 전국공예공모대전 종이조각부문 은상, 2008년 종이문화예술대전 동상을 수상했다. 작품은 불교미술계에서도 인정받아, ‘문수보살’로 2007년 대한민국 불교미술대전 최우수상을, ‘기룡관음’으로 2009년 대한민국 불교미술대전 장려상을 각각 수상했다. 2015년에는 관세음보살과 꽃살문을 조각하고 조명을 사용한 ‘사유관세음보살상’으로 제13회 대원상 특별상을 수여받았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작품을 만드는 모든 과정이 제게는 기도이고 수행입니다. 제가 부처님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에요. 부처님이 제 손을 빌어 와주시는 것입니다. 제가 작품을 만들며 느끼는 환희심만큼 감상자들도 내 곁에, 내 안에 가까이 있는 부처님을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이제 그의 작품들이 전시를 앞두고 있다. 3월 10일부터 4월 9일까지 부산 쿠무다에서 ‘빛으로 나투신’ 박명옥 개인전이 열린다. 불·보살상, 관세음보살 42수인, 연꽃, 조명등 등 약 20여 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3월 24일부터 27일까지 개최되는 서울국제불교박람회 붓다아트페스티벌에서도 작품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들은 불교미술의 새로운 장르로서 종이조각 부처님을 만날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될 것이다.   

 
 
 
 
3.PNG
 
4.PNG
 
                                                    
 
 
5.PNG
 
6.PNG
 
ⓒ월간 불광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