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 중국샤먼불사용품 전람회

제10회 중국샤먼국제불사용품전람회

2015-11-06     홍승도

지난 10월 15일부터 19일까지 5일간 중국 남동해안의 샤먼 시에서 개최된 샤먼국제불사용품전람회(이하 샤먼박람회)는 이제 불교 산업에 관심 있는 한국 사람에게도 낯설지 않다. 샤먼박람회가 한국불교산업과 공식적인 교류협력의 물꼬를 튼 것은 2013년. 불교신문사와 불광출판사가 공동주관한 서울국제불교박람회조직위원회와 MOU를 체결하면서부터다. 1,700년을 이어온 한국불교의 우수성이라는 자긍심을 넘어, 자본주의 세계시장에서 한국불교를 모티브로 한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인정받고, 유ㆍ무형의 부가가치를 생산하기 위한 국제교류의 첫 결실이 샤먼박람회 한국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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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샤먼박람회의 무서운 성장
2006년 제1회 300여 부스로 시작된 샤먼박람회는 가파른 중국의 경제성장과 궤를 같이 하며 매년 20~30%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샤먼박람회는 어느새 세계최대 종교(불교)관련 산업전람회로 우뚝 서있다.
 
실제 전시장에 들어서면 국제차업전(=차박람회)이 동시개최되고 있어 피부로 느끼는 전시규모는 상상 이상이다. 샤먼박람회는 확장성을 위해 전략적으로 유사콘텐츠박람회를 유치했다. 불교박람회를 중심으로 채식양생전(=웰빙음식박람회), 차업전(=차박람회), 국제커피산업전 등을 동시 개최해왔다. 올해 차업전의 규모는 40,000㎡로, 현장에 들어서면 불교박람회의 부속테마전시로 인지될 정도다. 전체 샤먼박람회의 전시면적이 150,000㎡에 8,000업체다. 한국에서 진행하는 서울국제불교박람회의 15배 규모다.
 
샤먼박람회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주관처인 진홍신전람유한공사 라이궈샹 총경리는 이렇게 분석했다. 첫째로, 불교인구가 90%를 넘는 푸첸성(福建省)의 종교적 특성을 꼽았다. 생활 속에 불교가 뿌리 깊게 박혀 있는 지역적 특성이 끊임없이 수요를 발생시켰고, 관련 산업인 조각(석재, 목재), 향 생산 등을 견인해왔다. 둘째로, 샤먼의 지리적 특징을 내세웠다. 샤먼은 19세기 중국의 5대 무역항으로 꼽힐 정도의 해외 교역 중심지였다. 대만, 라오스, 베트남, 미얀마, 태국 등이 인접해있어 불교국가 간 교역의 최적지로 꼽히고 있다. 셋째로, 유사콘텐츠박람회 공동개최를 통한 확장 성공을 이야기했다. 
 
나흘간 박람회 현장과 푸첸성 인근 산업군을 시찰하며 느낀 박람회 성장과 흥행의 요소를 나름 덧붙여본다면, 첫째, 업체들의 노력이다. 결국 박람회는 비즈니스로 말한다. 시장의 요구에 맞게 변화, 발전하려는 업체들의 노력이 관람객의 90%를 구매로 연결시키며 선순환의 매커니즘을 만들고 있다. 중국 불교제품이 아닌 중국에서 만나는 세계 각국의 불교제품이다. 
 
둘째, 정부차원의 전략적인 산업 육성이다. 지역의 주력산업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을 빼놓을 수 없다. 예로, 석조각, 목조각 산업군락지인 푸첸성의 경우 지속적인 인재공급을 위해 조각전문학교를 운영한다. 청년들이 학교를 다니는 동안 전액학비지원 등 전폭적인 지원이 이루어진다. 샤먼 시의 경제를 차지하는 비중이 큰 전시산업의 경우도, 시 차원의 적극적 유치는 물론이며, 해외진출을 위한 지방·중앙정부차원의 재정적, 행정적 지원이 뒷받침된다. 박람회 확장에 큰 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셋째, 끊임없는 주최측의 노력이다. 중국은 종교적 가치가 배제되어 오로지 자본에 의한 비즈니스만 존재한다. 불상은 성보가 아니라 그냥 제품이다. 불모가 아니라 업자다. 중국불교산업의 이러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문화적(종교) 요소를 덧붙이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또한, 21세기에 맞게 IT를 전통산업과 접목시키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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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한국답게! 중국은 중국답게!
산업적 측면에서 한국불교산업은 중국과 경쟁을 논할 수 없는 수준이다. 우리는 어떤 길을 걸어야 할까? 전세계 불교국가를 겨냥하며 거대하게 성장해버린 중국불교산업의 틈바구니를 헤집고 한국불교와 전통문화산업의 비전을 찾을 수 있을까? 
 
올해 샤먼박람회 내 한국관은 서울국제불교박람회 홍보부스를 포함하여 총14개 업체, 20부스로 운영되었다. 1,700년을 이어온 한국불교의 우수성이라는 자긍심을 넘어, 자본주의 세계시장에서 한국불교를 모티브로 한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인정받고, 유ㆍ무형의 부가가치를 생산하기 위한 국제교류의 첫 결실이 샤먼박람회 한국관이다. 지난해 첫 참가에서 얻은 교훈으로 제품의 중국현지화를 위한 노력을 보여, 참가업체 대부분이 기대이상의 성과를 얻었다. 현장 판매만 1억 원이 넘었다. 해외 바이어와의 납품계약 체결, 업체 간 협업약정 등 향후 발전을 위한 적지 않은 결실을 얻었다. 한국관을 참관한 해외바이어와 스님들이 내년 3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불교박람회에 적극적인 참가의사를 이끌어낸 부분은, 한국불교의 국제교류확대에 주목할 만한 성과이다. 
 
불교박람회는 단순한 불교 산업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정신문화적 자산을 농축한 불교문화콘텐츠를 시대의 요구에 맞게 가꿔야 한다. 한국문화산업을 뽐내는 경연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산다. 한국의 불교박람회는 주최 측, 참가업체 모두가 수익 이전에 이러한 근본적 물음에 답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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