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 명작인가, 걸작인가, 졸작인가

2015-10-08     지광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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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와 입의 왕이 되어라
사람의 마음은 말로, 생각으로, 행동으로 흘러나옵니다. 옛 성현들은 마음이 보배라고 했습니다. 여러분들 마음은 보배 같습니까.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씀 많이 하지요. 마음 따라 모든 것을 만들어 낸다. 우리는 마음을 갈고 닦아 지고의 아름다움이 배어나오는 작품들을 만드는 존재입니다. 마음이 찬연한 사람은, 마음으로 만드는 모든 것이 찬연합니다. 우리가 삶을 도모하면서 정말로 자기 마음을 얼마나 보배로 만들고 있는가를 고민하셔야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모두의 마음 가운데 불성이 있다고 했어요. 마음 가운데 부처님 성품자리가 있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은 부처님처럼 살고 계십니까. 
 
대자연을 가만히 살펴보면 그 안에 중중무진의 지혜가 담겨있습니다. 우리의 얼굴을 잘 살펴보세요. 눈 두 개, 귀 두 개, 콧구멍도 두 개입니다. 그런데 입은 하나예요. 얼굴에 분포 비율을 봐도 듣는 것을 두 배로 하고, 말은 한 배만 하라는 뜻입니다. 만일 말을 두 배, 세 배하라고 한다면 입이 두세 개가 달렸을 것입니다. 성자聖者, 성현聖賢이라 할 때 성스러울 성聖 자를 풀어 살펴보면 귀(耳)와 입(口), 그리고 왕(王)으로 구성돼있습니다. 귀와 입의 왕이 되어라. 잘 듣고 잘 말하는 것이 성스러운 것이라는 이야기지요. 성스러운 사람들은 말은 한 배, 듣는 건 두 배로 한다고 합니다. 좋은 것도 그만큼 두 배로 들으니 성자가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네 삶, 인생에서 대화를 빼놓고는 살 수 없습니다. 모든 행복도 대화에서 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요. 말 한마디로 사람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희망차게 만들기도 하고, 애처롭게 만들기도 합니다. 말은 말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아름다운 말을 하면 아름다운 마음이 되겠지요. 
 
인생을 살면서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고 사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배움에 끝이 있을까요. 배움에는 끝이 없습니다. 배우려는 자세가 어떻게 되어있냐는 말씀입니다. 산다는 것은 공부하는 것, 배우는 것입니다. 마음공부가 진전되고 점점 고차원이 되면, 아름다운 마음으로 아름다운 세계를 만들게 됩니다. 우리가 지금 찬연한 작품을 만들지 못하는 이유는 이 정도의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피카소를 능가하는 작품, 베토벤을 능가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면 그런 작품을 만들 수 있는 마음을 닦으면 되는 것 아니겠어요. 계속 전진해 나아가면서 발전하면 됩니다. 불교에서는 항상 “마음을 청정하고 아름답게 맑게 만들어라.”라고 말합니다. 고차원의 아름다운 세계를 만들려면, 마음을 청정하고 아름답고 맑게 만들어야 합니다. 몇 생이든 닦아나가면 됩니다. 비싸게 주고 사는 명품도 좋지만 마음을 명품으로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럼 살아생전에도 아름다운 세계에서 살게 돼요. 이생을 떠나면 더 아름다운 세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 우리는 모두 창조주다
우리 지구상에는 삼백만 종 이상의 생명체가 산다고 합니다. 그 중에 한 종이 인간이지요. 하늘에서 바늘을 날려서 겨자씨를 찍을 수 있을 정도로 명민함이 있을 때여야 사람으로 태어난다고 해요. 육도윤회의 길에서 그만큼의 길을 닦았으니 사람의 아들·딸로 태어나는 것입니다. 인간도人間道인 이곳에서 잘 갈고 닦아야 미래세에 천도天道가 있고 극락이 있는 것이에요. 이 우주가 마음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 틀림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찬연한 세계가 있는 것을 아는데도 자기 마음을 아름답게 만드는 노력을 하지 않습니다. 부처님 경전을 자꾸 공부, 연마하시길 바랍니다. 그냥 읽는 것이 아니라 경전에 나온 말씀을 생각하며 살아보세요. 부처님 경전 속에 살다보면 환희로운 마음이 점점 더 크게 느껴집니다. 30대에 읽은 경전과 40대에 읽은 경전, 50대, 60대, 70대 때마다 읽는 경전의 느낌들이 다 다릅니다. 점점 더 마음이 익어지는 것입니다.
 
“정말 부처님을 볼 수 있습니까?”라고 질문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부처님을 보려면 부처님을 볼 수 있는 눈이 되어야 합니다. “부처님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까?” 들을 수 있는 귀가 열려야 합니다. 부처님이 같은 말씀을 하셔도 듣는 마음자리가 각각 다르기에 듣는 각도가 다르다는 거예요.
 
스스로 내가 얼마나 무한한 능력자인지 잘 모릅니다. 여러분들이 이 자리에 앉아계셔도 내가 누군지 잘 모르세요. 여러분들은 창조주입니다. 지금 이렇게 법문을 듣고 있으면서 여러분께서는 모든 내용을 녹화하고 있습니다. TV방송 저리가라예요. 허공 가운데 있는 무엇을 계속 뭉쳐서 여러분의 영상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TV영상을 카메라로 찍을 땐 필름이 필요하지만, 여러분들의 영상은 여러분이 계속 창조하고 있습니다. 마음은 참 신기한 것이에요. 여러분들이 영상을 찍어내는 것 자체가 창조주라는 이야기입니다.
부처님께서도 지금도 너희 스스로가 창조주임을 모르는가, 라고 말씀하셨어요. 일체유심조, 마음이 모든 것을 창조한다는 말입니다. 부처님 말씀을 자꾸 듣고 실천하고 생활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점점 부처님 세계가 내 마음과 내 주변에 형성됩니다. 그러니 법문 들을 때만 잠깐 생각하고 법당 문 열고 나가면 잊어버리지 마시고, 진지한 자세로 살아가야합니다. 정말로 몸과 마음을 다해서 공부하셔야 합니다. 수행하셔야 합니다.
 
 
| 고차원이 되면 전혀 다른 환희와 열락이 함께 한다
계단을 밟아 올라가는 것처럼 닦아 나아가야 합니다. 바쁘다고 말하지 마세요. 마음을 갈고 닦고 공부하는 것을 게을리 하면 국물도 없습니다. 바쁘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마음을 잘 갈고 닦아 고차원이 되어 도달하는 세계는 환희와 열락의 세계입니다. 니르바나nirvana라고 하지요. 우리의 본질이 부처님이고, 우리를 부처님 만들려고 작심하신 분이 부처님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고차원으로 나아가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3차원의 세계를 이겨내야 합니다. 이 세계에 애착들, 재물, 색, 오욕락 이런 것에 집착하지 마세요. 가능한 한 많이 베푸는 삶을 사세요. 베푸는 삶은 영원한 부자가 되는 길입니다. 공부는 왜 합니까. 많은 사람들을 제도하고 부처님 가르침을 널리 이야기해주기 위해서입니다.
 
『금강경』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응운하주應云何住 운하항복기심云何降伏其心’ 마음은 어떻게 머물러야 하며 어떻게 마음을 항복받을 것이냐. 인간의 정신에는 날개가 달려있습니다. 마음은 어디든 한없이 날아다닙니다. 고차원이 되지 못한 영혼들은 정신없이 헤맵니다. 헤매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리이타自利利他, 자타일시성불도自他一時成佛道. 자기 자신이 빛이 되게 만들고 남들도 빛이 되게 만드는 공부를 하세요. 집에서 경전을 보세요. 공부하고, 기도하고 수행하세요. 그리고 배운 것은 실행하세요. 육바라밀 모두 알고 계시지요. 보시바라밀. 마음을 베푸는 거예요. 보시에는 재보시도 있지만 법보시도 있습니다. 부처님 말씀으로 자신의 마음이 보배가 되도록 닦고, 타인의 마음을 금강석 원석을 다듬는 것처럼 다듬어주면 큰 공덕이 됩니다. 지계바라밀. 인욕바라밀, 정진바라밀, 선정바라밀, 반야바라밀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천수경』을 읽으셨다면, 『천수경』의 가르침을 음미하고 행하면서 사십시오. 경전 속에 담아두고만 있지 말고 매일 그렇게 살라는 이야기입니다. 
 
해본 사람들은 뭔가를 알아요. 그러니 재미나서 더 하게 됩니다. 부처님을 아시는 분들은 더 열심히 부처님 가르침을 따릅니다. 부처님은 이 생에서 왕가의 연도 다 버렸잖아요. 가장 탁월한 자는 무엇이냐. 정말 끝없이 공부하는 자, 펼치는 자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삶을 우울하게 만드는 것은 참된 가르침이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고득락離苦得樂, 나는 고통을 여의게 하고 낙을 얻게 하는 가르침을 펼치는 사람이다. 삶을 복되게 하는 것이 나의 가르침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나의 인생이 명작인가, 걸작인가, 졸작인가. 한 번 돌아보세요. 나의 말 한마디 생각, 행동 하나가 명품이 되는 것입니다. 마음이 보배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의 마음 가운데에는 영원의 나라, 무한대한 차원의 나라가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3차원의 둔탁한 몸이지만, 4차원, 5차원, 점점 더 고차원의 세계에 가면 전혀 다른 차원의 환희와 열락이 함께할 것입니다.                          
 
 
지광 스님
능인선원 원장. 서울대학원 철학박사. 능인대학원대학 총장. 국제신문 대표이사 회장. 자운 스님에게 사미계, 청하 스님에게 비구계를 받았다. 2005년 송광사 보성 스님에게 율맥을 전수받았다. 1984년 서울 서초동에 능인선원을 개원. 사회복지법인 능인종합사회복지관을 설립 운영하고 있고, 국내외 포교를 위한 능인불교선양원도 설립했다. 제 12대 조계종 중앙종회의원을 역임하고 1999년 조계종 포교 대상, 2003년 조계종 사회복지단체 대상을 수상했다. 2005년에는 민주화 유공자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