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 & 아트] 국립중앙박물관 고대불교조각대전

불상, 간다라에서 서라벌까지

2015-10-07     불광출판사

 

 
 
존재만으로 바른 법을 설하던 부처님들이 서울에 결집했다. 살아온 시대와 나라는 다르지만 같은 진리를 전하는 부처님들이다. 국립중앙박물관 개관 70주년, 용산 이전 개관 10주년을 맞아 인도, 중국, 베트남, 한국, 일본 등 세계 각국에 있던 국보급 불상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 기획전시실에서 9월 25일부터 11월 15일까지 52일간 열리는 아시아 국보의 최대 규모 합동전시. 용산 이전 10주년 기념 특별전 고대불교조각대전 ‘불상, 간다라에서 서라벌까지’전展을 따라가 보자.
 
700년 부처님까지
깨달은 자, 붓다를 형상화 한 조각상, 불상佛像. 불상은 지고의 바른 가르침을 존재 그 자체로 전하고 있다. 예경의 구심점이었던 불상은, 오랜 시간이 흘러 창의적 조형물이라는 예술적 가치 또한 인정받는다. 종교적 이상과 예술적 이상의 접점, 불상. 지극한 가르침을 드러내기 위해 불모佛母는 극도의 혼을 쏟았으리라.
 
국립중앙박물관의 주최로 열리는 ‘불상, 간다라에서 서라벌까지’展은 고대 불교조각품을 통해 아시아 문화의 핵심인 불교문화의 성격을 조명하고자 했다. 불교의 역사는 아시아 전역을 아우른다. 그 중 기원전 1세기 무불상無佛像 시대의 부처님부터, 우리나라 반가사유상 제작이 정점에 이른 기원후 700년의 부처님까지, 약 220분을 한 자리에 모셨다.
 
인도, 중국, 베트남, 한국, 일본 등 국외 7개국 20개 기관과 국내 5개 기관, 특히 영국 대영박물관, 인도 뉴델리국립박물관,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중국 청주박물관 등 세계 유명 10대 박물관에서 국보급 부처님들이 초청됐다. 국보78호, 국보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등 우리나라 대표 국보와 보물들도 대거 등장했다. 전시는 총 4부로, 1부부터 3부까지는 ‘인도의 불상’, ‘중국의 불상’, ‘삼국시대의 불상’으로 구성했다. 불상 조성 시대와 나라별로 불상을 배치해, 불교 탄생부터 점차적으로 동점東漸한 7세기까지의 불교 전래 역사를 드러낸다. 각 나라별 독창적 문화, 불상이 갖는 사회적 영향, 불교조각의 발달과 양식 변화 과정 등을 밝혀, 역사적 특징과 미술사학적 특징을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전시했다.
 
4부는 우리나라 삼국시대에 제작된 다양한 불교의 존상尊像 가운데, 이 시기 불상을 대표하는 반가사유상으로 구성했다. 국보78호, 국보83호 반가사유상을 비롯해 인도, 중국, 일본의 대표 반가사유상을 함께 전시해, 반가사유상이 갖는 각 국가별 시대적 배경과 불교 미술의 가치를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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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리 보는 전시 산책
1부 ‘인도의 불상’에서는 불상 출현 이전, 무불상 시대에 만들어진 부처님이 은유된 조각부터, 부처님 열반 후 500년이 지나 첫 발생한 간다라 양식과 마투라 양식의 불상을 살펴볼 수 있다. 간다라 양식과 마투라 양식은 시대는 비슷하지만 양식의 차이가 뚜렷하다. 고대 인도인들은 불상과 부처와의 연관성을 어떻게 증명했을 것인가. ‘불상 탄생’이라는 중대한 사건을 중심으로 석가모니의 가르침이 종교로 발전하는 불교의 탄생 과정과 초기숭배양상을 함께 소개한다.
 
2부 ‘중국의 불상’에서는 동아시아 문화권으로 전파되는 불교를 보여준다. 중국은 불교 발상지와는 언어, 종교, 철학적 바탕이 전부 다르다. 중국에 전래된 불교는 인도 불상의 도상을 유지하면서도, 형식과 양식이 중국화 된 새로운 불상을 만들어냈다. 독창적 양식을 갖춘 중국 불상으로 발전하게 된 사회적 배경과 불교조각의 새로운 형식을 소형 금동불과 도자기 등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불교의 한반도 전래 과정을 조명한 3부 ‘삼국시대의 불상’에서는, 고구려, 백제, 신라의 불상이 가진 특징과 의미를 드러낸다. 특히 삼국시대 불상의 재료적 특징과 제작기법을 소개해, 당대 최고 기술이 들어간 석불, 소조불, 금동불 등의 특징과 조각 방법을 상세히 밝히고 있다. 덧붙여, 일본 아스카 불상을 소개해 불교가 백제에서 일본으로 전래된 맥을 짚고, 일본 초기불상을 설명한다.
 
4부에는 오른쪽 손가락을 뺨에 댄 채 선정에 빠진 반가사유상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유심히 보아야 할 반가사유상이 있다. 화려하고 높은 일월식日月飾 보관을 쓰고 있는, 최고의 조형미를 지닌 국보78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 전시관에 나와 사유하고 있다. 신체의 간결한 곡선과 입체감이 강조된, 입가에 고졸한 미소를 띠고 있는 국보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도 함께 자리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 지키고 서서 지극한 가르침을 설파하던 부처님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수천 년을 예경의 대상으로 살아 숨 쉰 부처님이다. 유구한 세월을 살아온 부처님 앞에 합장하고 서면 부처님은 무슨 말씀을 전할까. 어떤 법문을 들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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