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을 넓히고 깊이를 더한 불교문화축제

2015 서울국제불교박람회

2015-05-04     불광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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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박람회가 진화했다. 서울시와 손잡은 불교박람회는 지난 1년간의 준비를 거쳐 중국, 대만, 일본, 스리랑카, 부탄, 독일 등 7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2015서울국제불교박람회’로 거듭났다. 불교문화를 전면에 내세우고 각종 연계산업을 펼쳐 보였던 불교박람회는 폭을 넓히고 깊이를 더하고자 했다. 이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한층 두터워졌다.


| 230개 업체 400개 부스가 열린 국제박람회로 진화
‘2015서울국제박람회’는 ‘살아있는 한국전통문화의 꽃’이라는 슬로건으로 3월 12~15일, 4일에 걸쳐 서울 학여울역 SETEC(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대중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개막 첫 날부터 1만여 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개막 당일이 평일이었던 걸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올해 박람회에 참여한 업체는 230개. 각 업체가 마련한 부스만 400여 개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전시프로그램은 업체전시와 기획전시, 특별전시, 붓다아트페스티벌 등으로 구분했다. 업체전시는 주거, 차와 음식, 예술과 문화상품, 수행과 사회활동, 문화서비스 등의 5개 섹션으로 나누어졌다. 기획전시는 한국전통문화우수상품전, 불교출판전 등 4개 섹션으로 진행됐다. 

이중에서도 한국전통문화우수상품전은 올해 처음 열린 기획전시다. 박람회 참가업체들의 상품 중 우수하고 창의적인 전통문화상품을 선정해 시상했다. 대상은 ‘옻앤옻’의 오색 천연 옻칠 108염주가 차지했으며 특별상은 성종사의 컬러범종이 차지했다. ‘대경팔공공예사업협동조합’의 대형목탁, ‘상주요’의 녹유연지, ‘101% 만만한 뉴스’의 수행안대 등은 입선으로 선정됐다. 수상작들은 박람회장 로비에 별도로 마련된 전시관에서 전시됐으며,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 박람회의 또 다른 변화는 해외업체들의 대거 참가다. 해외업체들의 부스는 1관과 3관에 나뉘어 전시됐다. 1관의 국제관은 불교박람회 사무국과 MOU협정을 체결한 중국 샤먼국제불사용품전람회 측의 부스로 채워졌다. 올해는 총 10개 부스 규모로 마련됐는데, 중국 불교상품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상품 거래량도 많았고, 참가업체 측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이미 박람회 기간 중에 내년에는 20개 부스 규모로 참가하고 싶다는 상대측의 요청이 있었다. 1관의 국제관과는 별도로 3관에서는 국제교류전이 진행됐다. 여기에는 일본, 대만, 스리랑카, 부탄 등의 부스가 마련돼 각국의 문화상품을 선보였으며 중국 푸젠성의 업체들이 대거 참여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전시 기간 중 관람객들의 호응이 가장 많았던 곳은 2관에서 열린 제3회 사찰음식대축제였다.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준비한 올해 사찰음식대축제에는 감은사, 금수암, 대원사, 법룡사, 봉녕사, 불영사, 천진암 등 사찰음식으로 이름난 10개 사찰이 참여해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체험 프로그램도 각 사찰마다 발효장을 이용한 전통소스 만들기, 김치국물을 이용한 막장만들기, 연근물김치 만들기, 다시마 식초 야채버무리 등 실생활에서 어렵지 않게 해볼 수 있는 것들로 풍성하게 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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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 3대 콘텐츠 중 하나로 자리 잡다
불교박람회에서 매년 빼놓지 말고 들러야 할 곳은 붓다아트페스티벌(BAF)이다. 올해는 서칠교, 남준, 박소연, 안길상, 오채현 등 불교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유명한 작가들과 갤러리가 대거 참여한 것은 물론, 현대미술초대전 ‘Dreaming Reality’, 전통장인초대전 ‘서울의 공간, 서울의 장인’, Art donation project 50만 원전 등의 특별전이 별도로 열렸다. 특히 현대미술초대전은 김신일, 왕지원, 유승호 등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이번 서울국제불교박람회의 변화 중 하나는 체험 프로그램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예년과 달리 올해는 SETEC 전시장 외부에도 부스가 설치되어 각종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봄볕을 누리며 차 한 잔을 즐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이런 변화들은 박람회에 대한 관람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처음 와봤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재밌었어요. 볼거리도 많고 즐길 거리도 많고, 사고 싶은 물건들도 많았어요. 막연하고 멀게만 느꼈던 불교의 이미지가 여러 가지 문화상품들을 즐기고 체험하면서 한층 친근하게 다가오는 느낌이에요. 내년에도 또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혜연, 종로구 구기동, 41)

“네덜란드에서 여행 왔는데, 불교박람회 소식을 듣고 일부러 참여하려고 날짜를 맞췄어요. 처음에는 관람만 하고 갈까 하다가 한국 친구들을 도와서 ‘101% 만만한 뉴스’ 부스에서 일해보기로 결정했어요. 네덜란드에서는 불교를 접하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서 이런 불교문화 축제가 너무 재밌어요. 신선합니다. 잘 가꿔나가면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콘텐츠로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힌요한, 네덜란드, 35)

이번 박람회를 찾은 관람객 수는 총 68,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7,000명 이상 늘어난 수치다. 박람회 사무국 측은 이번 박람회가 전반적으로 전년 대비 30%이상 성장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관람객 수, 참여 업체 수, 박람회 기간에 거래된 실적 등을 종합한 평가다. 그러나 아직도 숙제는 남았다. 올해의 경우 전통산업 계통의 업체 참여가 많지 않았다는 점이 개선점의 하나로 거론된다. 개인들의 물품 구매는 많았지만, 비즈니스 거래는 아직도 활발한 수준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으로 더 많은 국가의 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터서 명실상부한 국제박람회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도 숙제다. 끊임없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연등회, 템플스테이와 함께 불교계 3대 콘텐츠라는 평가를 받은 서울국제불교박람회가 내년에는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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