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40주년 축시] 더 큰 빛의 세계

2014-12-03     불광출판사문태준

「불광」이 가야할 길은 무엇일까? 불자들이 걸어야 할 길은 무엇일까? 문태준 시인은 ‘빛을 늘리는 일’이라고 했다. ‘빛을 늘리는 일’은 ‘더 많은 부처님을 모시는 일’이라고 했다. 이것은 아마도 부처님의 올바른 가르침을 세상에 널리 전하는 전법傳法의 길을 의미하는 것이요, 그 길을 더욱 굳건히 걸어가라는 채찍질일 것이다. 아마도 생명의 아름다움과 내 생명의 본질과 나의 정체를 깨닫게 해주는 부처의 길을 의미하는 것이요, 그 길을 더욱 평탄하게 다져 더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이끌어 달라는 바른 소리일 것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딛고 서서 시를 써온 젊은 시인, 문태준의 소리 없는 힘찬 응원이 「불광」에게 보내는 축시 속에 오롯하게 담겼다.


더 큰 빛의 세계

우리가 이 일생에 해야 할 일은 빛의 총량을 늘리는 일입니다
새의 노래가 샛별처럼 높게 반짝이는 것은 빛을 늘리는 일입니다
강과 바다가 맑게 흐르는 것은 빛을 늘리는 일입니다
아이의 가슴에 싹이 새로이 돋아나는 것은 빛을 늘리는 일입니다
앓는 사람을 곁에서 돌보는 것은 빛을 늘리는 일입니다
가난한 이의 식탁에 기쁨의 그릇을 놓는 것은 빛을 늘리는 일입니다
죄가 사라지고 감옥이 함께 사라지는 것은 빛을 늘리는 일입니다
깨끗하고 공손한 말을 주고받는 것은 빛을 늘리는 일입니다
한 구절의 지혜를 이웃에게 전하는 것은 빛을 늘리는 일입니다
여름 산처럼 둘레가 커지는 것은 빛을 늘리는 일입니다
가을의 과일과 곡식처럼 잘 여무는 것은 빛을 늘리는 일입니다
조용한 때에 마음의 거울을 닦는 것은 빛을 늘리는 일입니다
빛을 늘리는 일은 더 많은 부처님을 모시는 일입니다



문태준文泰俊
1970년 김천에서 태어났다. 1994년 『문예중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수런거리는 뒤란』, 『맨발』, 『가재미』, 『그늘의 발달』, 『먼 곳』등이 있다. 미당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노작문학상, 유심작품상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