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의 횃불, 전법으로 회향하리

신행수기

2007-06-22     관리자

 이 사실은 ' 기적의 사나이 ' 라고 그 당시 TV뉴스에도 나왔다고 하나 우리 식구는 아무도 본 사람이 없었다. 당시에는 부모님께 걱정 끼쳐드린다고 말을 안한 오빠가 제대한 그 해 연말에 가족 모임에서 무용담을 얘기하던 중 발각이 되어 뒤늦게 알게 되었던 것이다. 한편으로는 기적같은 일에 감사하며 당시를 추적해보니 어머니께서는 백일 기도 중이셨으며 한시라도 군에 떠나 있는 오빠의 안녕을 기원하지 않은 날이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여러 사정으로 지금은 부모님 이하 당신의 며느리, 손자들 까지도 적어도 1년에 두번 (정초와 초파일 ) 정도는 모든 가족이 부처님께 인사드리는 불자 집안이 되었고, 제사때도 경을 모시는 위주로 바뀌어지게 되었다. 

유아교육은 부처님 사업

나는 어렸을 때부터 꿈이 국민학교 교사였다. 그것이 사회의 첫장에 내딛는 가장 순수한 모습을 만나고 싶은 소망에 유치원 교사로 바뀌어졌으며 그 꿈은 이루어졌다. 더군다나 그 뿐이랴 ? 꼭 큰 스님밑에서 일하고 싶다는 원이 함께 이루어진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은 열반하신 해안 큰 스님의 [금강경] 법문을 듣고자 다니신 어머님의 덕분으로 뜻도 모른 채 독송을 따라하곤 하던 나는 어른들께서  " 금강경 설법은 역시 우리 스님이지. 그런데 젊은 스님으로 광덕 스님께서 금강경에 그렇게 혜(慧)가 밝으시다지 ? " 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는, 어머니께서 해안 큰 스님을 모시고 불사(佛事)를 해오셨듯이 내가 크면 광덕스님을 모시고 부처님 일 하게 되기를 의심도 없이 원을 세웠던 것이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20여년이 지난 지금, 부처님 도량 큰스님 그늘 밑에서 부처님 사업이라 생각하고 미력하나마 불광 유치원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그야말로 부처님의 가호가 늘 함께 하며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언제나 나를 드러나게 하는 증거라 할 수 있다. 유치원 교사로 첫발을 내딛을 때도 아예 불교유치원을 찾아 나섰으며 그 때만 해도 불교계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이란 서울에서 찾아보기가 힘든 때였다.  경력을 쌓아가고 있을 때 주변의 아는 스님들께서 함께 일하기를 권하셨을 때에도 불교계 유아교육사업이 빨리 확산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미 자리잡은 유치원보다는 이제 신선하고자 하는 곳에 내가 필요하다면 어디든 가리라 했던 것이 불광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이다. 

처음부터 유치원 건물로 지어진 것이 아니라서 예쁜 모습은 아니었지만 유치원으로 꾸미는 과정에 못하나의 위치에서 부터 카펫트, 커튼의 색깔까지 내 생각이 미치지 않은 것이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애착이 가는 불광 유치원이다.  아직 불광유치원은 신설 유치원에 속한다. 기존의 큰 유치원 사이에서 불교유치원으로서 그들보다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여러가지 우여곡절이 있음은 당연하고 그것을 감당하기 위한 꾸준한 인내가 있어야만 한다. 5년까지를 나는 정착기간으로 보고  그 안에 모든 면에서 인정 받는 유치원으로 성장시키고자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지. 유치원 일을 하다 죽더라도 .....

덕분인지 ' 89 년에는 유치반이 넘쳐 2학기라도 좋으니 결원이 생기는 대로 입학을 시켜달라고 하기도 하고, 입학 정원이 그대로 졸업정원이 되더니 올 90년도 원아모집 ' 기간에는 유아반은 사흘만에 접수 마감이 되고 한 반이 더 증설된 유치반도 접수기간 안에 정원이 채워지게 되었다.  송파구 전지역 어디서라도 불광 유치원 하면 누구나 알고, 누구나 그 위치를 가르쳐 줄 수 있을 정도로 크고 싶고, 석촌동에 들어서면 모든 어린이들이 합장으로 ' 마하반야바라밀 '인사를 나누는 바라밀 동네를 만들고 싶다면 너무 큰 욕심일까 ? 그러나 쉬운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너무다 감당키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법당에 가서 바라밀 정근을 하며 눈물을 삼켰고 보광당의 기둥, 신발장 구석 등은 남몰래 흘리는 눈물의 피난처였다. 너무 속상할때는 가슴이 진짜 새까맣게 타버린 것 같았고 살이 아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나를 지탱하게 해주었던 것은 오로지 이곳이 부처님 도량으로 큰 스님이 계시는 곳이고, 이 일 또한 사사로운 내 일이 아닌 부처님 사업이라는 생각과, 큰 스님께서 항상 말씀하시는 ' 내생명 부처님, 무량공덕 생명 ' 임을 믿고 행하며 ' 경계에 속지 말라 ' 는 말씀은 원초적 믿음에의 용수철 같은 힘을 주셨다.

또 어머니는 어쩌다가라도 다소 얼굴이 굳어 있다거나 말이 없는 듯 하면 이유를 물어 보시거나 하시는 일 없이 그저 나지막한 목소리로 " 부처님께서도 옛적에 가리왕에서 사지를 마디마다 끊기는 고통을 당하셨을 때에도 참는다는 생각없이 참아내셨다 " 는 이야기를 들려주셨으며, 원장 선생님이신 자은만 보살님의 끊임없는 격려 또한 큰 힘이 되었다. 

그리고 나 나름대로는 시간이 날때마다 조석일과 행하는 중에도 특히 보현행자의 서원을 봉독할 때는 눈물로 참회하고 새롭게 발심을 하곤 하였다. 

사실 내가 유아교육을 하는 데는 교육자로서이기도 하지만 더 나아가 종교인으로서 귀착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아주 큰 욕심이 있다. 그것은 내가 갖는 부처님에의 확신을 모든 사람이 함께 가져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 방법으로서 교사의 Modeling효과가 가장 큰 유아시기에 부처님 품안에서 최대한 밝고 자유롭게 활동하게 해주어 무의식중에 쌓인 행복감이 자아정체감으로 확립되어 사춘기 이후에 가장 좋았던 경험, 그 분위기를 찾고자 하였을 때 그 효과가 나타나게 해주고 싶었다. 

따라서 삼귀의, 사홍서원 등의 찬불가를 부르고 반야심경을 외우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생님의 모습이 어떠했는가? 행복스러웠던 분위기가 부처님과 함께 한 유치원이었다는 기억으로 남게 하기 위해서는 교사 자신이 불심으로 젖어 있는 신행인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사실 1년이란 단위가 어린이를 입학시킨 후 자연스럽게 부처님께 접하는 학부형들이 시시때때마다 신행생활에 대한 상담을 하고 그럴때마다 불광법회에서 실시하는 바라밀교육을 받도록 권하자 많은 어머니들이 바라밀 교육을 받기도 하는 기쁨도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많은 학부형들이 어린이들이 입학을 계기로 불교에 관심을 갖고 신심을 키우고자 할 때 나 자신이 좀 더 부지런하고 철저해지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벼르던 바라밀 교육과 명교사 교육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

진리의 횃불

사실 교육에 임하고자 하였을 때의 마음은 내가 미처 듣지 못하고 알지 못했던 부처님의 말씀을 배워 나 자신의 알음도 넓히고 부처님법을 알고자 하는 이에게 전달해 준다는 그럴 듯한 명분이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교육일수가 지남에 따라 나 자신은 스스로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부처님 법은 들어서 전달하는 것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부처님으로 산다는 것이며, 나와 별개라고 생각했던 남도 결국은 내마음의 그림자라는 것을 깨달으면서 이제까지 나와 남을 분리하여 생각하고 행동하였던 어리석음, 바르게 알지 못하고 겪어 왔던 여러가지의 시행착오가 한꺼번에 드러나는 것 같아 주체할 수 없는 참회의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우스운 일이지만 불광에 와서는 눈물이 흔해졌다).

부처님에 대한 절대적 확신으로 이제 결코 흔들리는 모습은 없으리라. 부처님 법에 의지하여 더욱 밝고 , 더욱 꿋꿋하게 행복한 시간을 엮어가리라. 그리고 나와 모든 이웃이 한 생명임을 자각하고 내가 갖는 행복을 그들에게 돌리고 그들이 나를 에워싸고 있는 불보살의 화현임을 알아 예경, 찬탄할 것이다. 

이것이 교육을 통해 이루어진 나의 변화이며 성장이라 한다면 이 어찌 그 은혜와 감사함을 혼자만 간직할 것인가 ?  부지런히 전법할 것이다. 가장 가까이 있는 우리 불광어린이, 그 부모님과 이웃들이 나를 만남으로 해서, 불광 유치원을 만남으로 해서 반드시 불법과의 기쁜 만남으로 이어지도록 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소속한 금강법등에서도 우리 자신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청년 불자임을 자각하게 하여 앞으로 불광, 앞으로의 불교를 책임질 수 있는 형제로 커나갈수 있도록 전법할 것이다. 

법우 여러분, 우리 모두 스스로 타오르며 역사를 밝히는 횃불이 되어 전법의 증거자가 됩시다. 이 시간까지 나를 존재케 했던 무수한 인연들에 거듭 감사하며 이 시간 이후 ' 내 생명 부처님 무량 공덕 생명 ' 의 모든 부처님들께 감사드리며 전법으로 회향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마하반야바라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