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 될 수 있다면…

2014-06-02     불광출판사

 

깨달음은 경전 속 글귀만이 아니라 
고통받고 설움받는 이웃의 
신음과 탄식 속에 있습니다. 
자비는 타인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자慈와 
타인의 고통을 없애주는 비悲가 합쳐진 것이지요. 
타인의 고통을 없애고 즐거움을 더해주는 
자비 실천이야말로 
부처님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좋은 방편입니다.
- 월주 스님, 154쪽 ‘살아있는 명법문’ 중에서


“갇혀 있는 아이들 찾으러 직접 물속으로 들어가겠다는 애타는 부모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 이번 사고는 비극 그 자체입니다. 아직 구조되지 못한 아이들도, 하늘로 간 아이들도, 그리고 살아남은 아이들도 다 우리가 책임지고 보살펴야 할 아이들입니다. 살아남은 아이들마저 죄인이 된 심정입니다.” - ‘단원고 생존자 학부모 대국민 호소문’(4월 22일) 중에서

온 나라가 세월호 침몰 사고로 슬픔에 잠겼습니다. 전 국민이 애통해하며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 통탄해하며 그저 무사귀환을 기도하며 기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가만히 있으라.”는 선내방송만 믿고 있다가 수많은 생명이 희생당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우리 사회의 무엇이 잘못되어서 이런 참사가 일어났는지 자세히 알아봐야겠습니다. 근본적인 문제를 되짚어보며, 그 원인을 제거하는 하는 일에 어떻게 동참할 것인지 고민해봐야겠습니다. 

“깨달음은 고통받고 설움받는 이웃의 신음과 탄식 속에 있다”는 월주 스님의 법문 말씀이 가슴에 사무치게 전해져옵니다. 유가족의 아픔을 위로하고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따스한 마음을 모아야겠습니다. 불교계도 국민적 애도 물결에 동참하여 몇 달간 정성스럽게 준비한 부처님 오신 날 봉축행사를 지역에 따라 취소하거나, 대폭 축소해 천도의식과 추모행렬을 하며 추모형식으로 진행됐습니다.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합니다.”

이번 5월호 특집 주제는 ‘절에 가는 날-불교문화’입니다. 21세기 문화의 시대에 사찰은 더 이상 종교만의 공간이 아닙니다. 사찰엔 불교가 이땅에 전래된 이래 1,700여 년간 축적된 문화역량이 여전히 생생한 모습으로 남아있습니다. 우리 민족의 자긍심이라고 할 수 있는 아름답고 소중한 불교문화재, 새벽예불 등 감동으로 전해지는 불교의례, 불교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차茶문화, 지혜의 등불로 무명을 밝히는 등燈문화, 연등회와 산사음악회를 비롯한 문화행사 관련 내용 등을 담아보았습니다. 현대의 각박한 삶 속에서 불교문화는 숨통을 트여주는 위로와 휴식을 제공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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