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주치의] 당뇨는 병이 아니다

2014-06-02     장두석

‘조용한 살인자’, ‘낫지 않는 병’이라 불리며 평생 인슐린을 달고 살아야 한다는 당뇨병.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당뇨 환자 수는 4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예전에는 50・60대에 많았는데 요즘에는 30・40대가 늘고 어린이당뇨도 많다. 생활양식이 서구화되고 편한 생활을 함에 따라 1970년 1% 미만이던 당뇨병이 지금은 성인 인구의 10%에 육박한다.

 

| 왜 혈액에 당이 넘치게 되는가?

당뇨병은 과식과 운동 부족으로 몸에 독소가 넘쳐 피로가 회복되지 않고, 이로 인해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이 제 역할을 못하게 되는 데서 비롯된다. 민족생활교육원에는 중증 당뇨환우가 많이 찾아온다. 그들은 당뇨와 여러 합병증으로 고통 받았지만 짧은 단식과 생・채식, 바른생활건강법을 통해 회복되어 인슐린에 기대지 않고 건강하게 살고 있다. 당뇨는 불안에 떨며 평생을 보듬고 가야 할 질병이 아니다.

당분은 음식들을 맛있게 해줄 뿐 아니라 몸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데 쓰이는 필수 에너지원이다. 이처럼 중요한 당분이라도 넘치게 되면 문제가 되어 몸의 조절기능이 작동하게 된다. 혈당은 췌장에서 나오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조절하는데, 인슐린이 모자라거나 제대로 일을 못하면 혈당이 올라간다. 혈당이 높아져 오줌으로 당이 나오는 것을 당뇨병이라 한다. 혈당이 갑자기 심하게 올라가면 무기력, 의식 저하, 심지어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오줌으로 당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인가? 혈액 속에 필요 이상의 당이 있기 때문이다. 정상 상태에서 혈액은 1dl당 80~120mg 정도의 혈당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인해 혈당이 높아져 정상치를 넘어서고, 그 상태가 지속되면 혈액순환이 느려지고 세포가 상하는 등 이상이 나타난다. 그러면 몸은 고혈당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 남는 당을 소변을 통해 몸 밖으로 내보낸다. 당뇨는 몸이 더 나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자구력自救力의 발현이다. 그러나 당이 소변으로 나오는 것은 정상이 아니므로 그대로 내버려두면 신장이 약화되고 세포가 상하는 등 여러 부작용이 올 수 있다.

그렇다면 왜 혈액에 당이 넘치게 되는가? 몸의 위 뒤에는 췌장(이자)이 있다. 췌장의 랑게르한스섬이라는 내분비선 조직에서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을 내보낸다. 인슐린은 음식이 에너지로 바뀌는 것을 도와준다. 사람이 음식을 섭취하면 에너지로 변하는 과정에서 당으로 바꿔 쓴다. 이때 인슐린이 작용하지 않으면 당은 에너지로 바뀌지 못하고 몸 안을 떠돌게 된다.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전혀 나오지 않을 때, 나오더라도 당을 에너지로 바꾸는 데 쓰이지 못할 때 혈액에 당이 넘치는 것이다. 보통 혈당치가 1dl당 170mg 이상 올라가면 처치가 필요한 상태로 본다.

 

| 서서히 침범해 몸을 녹여버린다

당뇨의 가장 큰 문제는 여러 합병증을 부른다는 것이다. 당뇨병에 걸리면 혈관 내벽이 약해지고 세포가 무기력해져 몸의 저항력과 면역력이 떨어져 여러 질병에 대한 방어막이 무너진다. 혈당이 몇 년 동안 계속 올라갈 경우 혈관에 염증이 생기고, 심해지면 혈관이 막히게 된다. 합병증은 당뇨병이 오래 되어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온다. 각기병, 백내장, 신경장애, 동맥경화와 이에 따른 고혈압과 뇌졸중, 심장병, 신장질환, 망막증과 실명, 각종 염증성 질환 등이 올 수 있다. 큰 혈관의 합병증을 동맥경화증이라 하는데, 심장, 뇌, 팔다리로 혈액을 보내는 혈관에 흔히 온다. 작은 혈관의 합병증은 망막(눈), 신장, 신경 등에 문제를 일으켜 시력을 잃게 하고, 신부전이 되고, 팔다리 감각 저하와 통증 등을 부를 수 있다. 심하면 발이 썩어 들어가기도 한다.

당뇨로 인해 합병증이 오기도 하지만 반대로 위의 여러 질병들 때문에 당뇨가 나타나기도 한다. 당뇨와 합병증은 달걀과 닭의 관계와도 같다. 당뇨가 있을 때 혈당에만 주목하지 말고 몸을 전체적으로 다스려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당뇨병은 조기발견이 어렵다는 점에서 까다로운 병이다. ‘조용한 살인자’라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대인들이 ‘서서히 장기를 침범하는데 어느 날 몸이 녹아버리고 만다’고 한 것은 설득력이 큰 말이다. 당뇨가 오면 글로뮈(동맥과 정맥이 만나는 모세혈관)가 무너져 뼈가 물러지고, 발이 약해져 피가 돌지 못해 온몸이 힘겨워진다.

당뇨의 3대 증상은 많이 먹고, 오줌을 자주 보며, 물을 많이 찾는 것이다. 소변을 통해 당이 빠져나가므로 허탈감을 느껴 많이 먹게 되고, 오줌으로 포도당이 빠져나갈 때 수분을 같이 끌고 나가기 때문에 오줌 양이 늘고 몸 안의 수분은 부족하게 되어 심한 갈증을 느낀다. 영양분이 몸에서 빠져 나가기 때문에 이유 없이 나른하고, 밥을 잘 먹는데도 체중이 줄며, 기억력이 급격히 떨어지기도 한다. 성욕이 줄고 발기불능이 되기도 하며, 상처가 나면 잘 낫지 않고 곪아버리기도 한다. 눈이 침침해지고 약해져 백내장으로 진행될 수 있다. 혈당이 크게 높지 않은 경우는 별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다. 소아당뇨는 유전도 있지만 잉태 당시 어머니의 섭생이 잘못되었을 때 올 수 있다. 아이가 태어나면 태변을 완전히 배설시키고 어머니젖을 먹여야 하는데, 태변이 배설되지 않은 상태에서 우유를 마셔 몸을 약하게 만드는 행태가 소아당뇨의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인슐린이 제대로 작용하지 못해 몸에 당이 떠도는 원인은 흰쌀밥과 가공식 위주의 잘못된 식생활, 운동부족, 심한 스트레스, 경구피임약과 혈압강하제의 장기 복용 등이다. 당뇨가 있으면 병원에서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약을 통해 혈당을 낮추려고 한다. 혈당강하제와 인슐린주사 등은 당을 일시적으로 조절할 수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책은 되지 못한다. 인슐린을 오래 투여하면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이 약해져 마침내 인슐린 분비를 할 수 없게 되어 버린다. 인슐린을 넣어주기 시작하면 당뇨는 진짜 난치병이 되고, 환자는 평생 인슐린에 기대 생명을 유지하는 난치병 환자가 되는 것이다.

 

|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

당뇨병을 막기 위해서는 당뇨병을 부르는 환경을 바꾸는 것이 가장 좋다. 비만이 되지 않도록 식사량을 조절하고,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 물을 많이 먹고 커피, 음료 등을 줄여야 한다. 당뇨증상이 오면 먼저 식생활을 점검해 봐야 한다. 혈당이 그리 높지 않으면 채식과 풍욕, 냉·온욕을 비롯한 간단한 운동으로 얼마든지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 병원에서 ‘당이 높다’는 진단을 받더라도 당황할 필요가 없다. 1dl당 혈당치가 170~250mg일 때는 채식과 운동요법을 꾸준히 해주면 낫는다. 아침을 먹지 않고 채소와 오곡밥 위주의 식사를 하면 저혈당이 와 혼수에 빠질 수 있으므로 오곡 조청이나 산야초 효소 등 양질의 당분을 적절히 섭취하고, 미역, 뜸부기 등 인슐린이 많이 들어 있는 해조류와 치커리 엑기스 등을 먹으면 도움이 된다.

혈당 수치가 매우 높은 것은 고혈당으로 인해 세포가 매우 손상됐다는 반증이다. 세포를 부활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전문가의 지시에 따라 짧은 단식을 한 뒤 물, 소금, 채소와 감잎차 중심의 생·채식을 하고 풍욕, 냉·온욕과 운동요법을 꾸준히 하면 10일 이내에 인슐린을 끊고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

당뇨는 고급 병이라 했으나 소득이 높은 계층은 이미 채식 위주로 전환하였고, 가공식 위주의 식생활이 일반화되어 오히려 저소득층의 사람들이 당뇨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중요한 것은 ‘당뇨병도 나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 것이다. 당뇨가 생기고 나서 다스리는 것보다 평소 올바른 생활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상책이다. 술, 담배, 가공식품, 고기를 멀리하고, 식단은 오곡밥에 채소반찬과 발효식품으로 차리고, 물과 소금을 충분히 먹고, 과식하지 않으며 운동을 꾸준히 하면 당뇨에 시달리는 일은 없다. 생활 혁명 없이는 몸을 다스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당뇨는 병이 아니다.

참고 | 건강아이 www.gungangi.com

 

장두석
한민족생활문화연구회를 이끌면서 이 땅에 단식을 널리 알린 인물. 1938년 전남 화순에서 태어났다. 전통의학서와 민간요법, 의서 등을 공부하고 나름의 체계를 만든 인물이다. 생명살림 공동체 ‘한살림’의 탄생에 깊이 관여했고 민족문제연구소 이사를 맡는 등 환경운동, 농민운동, 민주화운동, 통일운동에 한평생을 투신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