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워서 나누니 기쁘지 아니한가!

풍성한 삶을 위해

2014-02-10     불광출판사
배워서 나누니 기쁘지 아니한가!

풍성한 삶을 위해




‘호모 루덴스Homo ludens’. 네덜란드 역사학자 요한 하위징아는 음악, 미술, 무용, 축제, 공예 등을 즐기는 ‘유희하는 인간’이 인류의 찬란한 문화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불교계에도 ‘호모 루덴스’를 위한 프로그램이 다양해졌다. 불교 입문코스인 기본교육이나 경전반, 심화코스인 불교대학이나 대학원 위주였던 불교대학 교육 과정에 문화센터 성격이 더해져 평생교육 기능이 더욱 진화한 것. 동산불교대학에서 ‘호모 루덴스’들을 만나보았다.



동산불교대학 문화강좌
한국춤반 ‘붓다 메아리’ 수업 모습.
사뿐사뿐 춤사위에
신명이 실려 있다.

| 춤은 만병통치약이다
1982년 동산반야회로 출발한 동산불교대학은 불교대학, 대학원, 불교의식교육원, 문화강좌를 두루 갖춘 불교계 대표 교육기관 중 하나다. 그 중 전통무용을 배우는 ‘붓다 메아리’는 생긴 지 1년 남짓한 새내기 강좌. 15명 안팎의 수강생 대부분은 무용을 처음 배우는 초보자들이다.
“이 산으로 가면 쑥국- 쑥국- 저 산으로 가면 쑥쑥국 쑥국-”
수강생들은 새타령에 맞춰 한국무용의 기본동작을 익히고 있었다. 평상복 상의에 치맛단이 풍성한 주름치마를 입거나 양복 바지와 셔츠 위에 잠자리 날개 같은 갑사 도포를 덧입었다. 단단히 조인 여성 수강생들의 허리께에는 살림살이와 세월에 묻혀 감춰져 있었을 잘록한 선이 드러나 아름다웠다. 숙련되지 않은 몸짓이었지만 한 동작 한 동작에 진지함이 배어 나왔다.
“어버이날에 요양병원에 계신 어머니와 200여 명의 환자분들 앞에서 공연을 했어요. 친오빠와 함께 배운 지 1년밖에 안됐지만, 열심히 익힌 것을 최선을 다해 공연했지요. 어머니가 저희들의 춤을 보시고 ‘언제 저렇게 춤을 배웠어!’ 하시며 눈물을 흘리셨어요. 배우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죠.”
박숙자(57) 씨의 말에 이어 오빠 박대성(61) 씨가 춤 배우는 기쁨을 전한다. “주색잡기가 싹 없어졌어요(웃음)! 저에겐 술도 노래방도 이젠 옛말입니다. 춤이란 남에게 보여지는 것이기에 마음도 깨끗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항상 선한 마음을 내어 쓰려고 해요. 이 또한 수행이 아니겠나, 하는 생각도 하죠.”
박대성 씨는 수강생들이 집에서 춤 연습을 하는 데에 꼭 필요한 음악재생기를 싸고 좋은 것으로 직접 사오거나, 버선 같은 소품이 모자라지는 않는지 알뜰히 챙겨 수강생들 사이에서 인기 만점이다. 수강생들은 춤 배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 적이 언제냐는 기자의 질문에 “오십견으로 팔을 들 수 없었는데 이제 몸이 가뿐해지고 S라인까지 생겼다”, “춤추고 나서부터 말랐던 몸에 살이 붙고 힘이 생겼다”, “오십 넘어 찾아오기 십상인 갱년기 우울증 탈출에는 춤이 약이다” 등등 춤 예찬을 쏟아 놓았다.

| “잘 익은 참외 맛, 이 춤을 춰!”
춤을 배우는 데 힘든 점은 없는지 묻자, 오히려 절절한 ‘춤 사랑’의 답이 돌아왔다. 집안일 해 놓고 오다 보면 피곤할 때가 있는데, 불교대학 도반 선생님이 열정으로 가르쳐 주시니 ‘춤 삼매’로 꼬박 한나절을 보내고 환한 얼굴로 돌아간다는 것. 몸도 마음도 건강해졌기에 가족들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당연지사라고. 수업이 있는 월요일에는 직장에서 시계만 바라보며 나갈 시간 기다리는 것이 힘들다는 대답도 나왔다. 한 남성 수강생의 경우, 섬세한 손동작을 배우는 과정에서 ‘남자인 내가 이런 것을 해야 하나?’ 하는 내면의 갈등을 경험했지만, 지금은 춤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고.
연습에 몰두한 수강생들 가운데 고운 꽃분홍 치마와 부드러운 몸짓으로 눈길을 끄는 이가 있었다. 배우 임혁 씨의 부인인 김연화선(64) 씨. 그는 ‘붓다 메아리’ 한국춤반에서 못다 이룬 꿈을 펼치는 중이다. 그에게는 어릴 적 “나 좀 들여보내 주세요.” 하고 낯모르는 어른에게 부탁해 국극 공연을 넋을 잃고 관람했던 기억이 있다. 춤 공부라곤 35년 전 윤석운 선생 문하에서 잠시 배운 것이 전부다. “잘 익은 참외 맛, 이 춤을 춰!”라는 식으로 춤을 가르쳤던 선생의 말씀이 평생 잊히지 않았다고.




김연화선 씨처럼 타고난 재능이 있는 경우나 난생 처음 춤을 접하는 경우나 한결 같은 애정으로 가르치는 김정민(63) 선생은 말한다.
“우리 것이기에 더욱 자긍심을 갖고 가르치지요. 춤에 관한 한 저도 먼저 배웠을 뿐 함께 가는 도반입니다. 재능을 환원한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수강생들도 춤을 배워 나누는 삶으로 회향하니 늘 즐겁습니다.”
“촤락-!” 부채 펼치는 소리가 허공을 가르자 눈과 귀가 시원해진다. 여름날 오후, 배움의 열기가 무더위를 녹인다.

문화센터.어디로.갈까?.

백화점 문화센터
스타 강사와 1일 체험 강좌의 매력
1.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3개월마다 건강, 투어, 바디 디자인, 윈드서핑, 외국어, 스피치, 악기, 댄스 등 수백 종류의 강좌가 개설된다. 올 여름에는 혜민 스님, 김용택 시인, 임권택 감독 등이 명사 초청 강좌에 초대되고 1일 체험 강좌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선택의 폭이 넓다. 홈페이지의 e-전단을 활용하면 상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문의 | 02)771-2500 | http://culture.lotteshopping.com

2. AK플라자 백화점 문화아카데미
플로리스트, 독서지도사 등 전문가 양성과정이 마련되어 있고, 문학, 피트니스, 전통공예, 노래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일부 프로그램은 3개월 과정 대신 4주 과정의 단기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문의 | 02)818-0894 | http://culture.akplaza.com

지방자치단체 문화센터
내 지역에서 저렴하게 배우는 문화강좌
1. 파주시청 교육문화회관
매년 1월 첫째 주 월요일부터 3개월 단위로 교육이 이뤄지고 전월 한 달 간 수강생을 모집한다. 일반적인 문화강좌 이외에도 피부관리, 요리, 패션, 소셜미디어 홍보전문가 등 취업과 창업을 위한 과정이 다양하며, 음악과 함께하는 심리치료, 생활풍수 등 무료수업도 있다. 수업시간 동안 미취학 아동을 맡아주는 수탁시설이 있어 편리하다.
문의 | 031)940-4441~3 | http://educult.paju.go.kr

2. 성남시 여성문화회관
5개월 과정이 연 2회, 3개월 과정이 연 3회 운영된다. 꽃집 창업, 초록 인테리어, 커피 바리스타, 홈 베이커리, 어학, 예술, 컴퓨터 등의 강좌가 준비되어 있으며 7월 4일부터 하반기 5개월 과정의 수강생을 모집할 예정이다.
문의 | 031)729-4602~5 | www.snwomen.or.kr

불교대학 문화강좌
불교 공부와 문화강좌 수강을 한 번에!
1. 조계사불교대학
문화아카데미에는 불화그리기, 다도, 서예, 단소, 문인화, 민요, 한국무용, 규방공예 등 전통문화를 배우는 과정과 디지털카메라, 요가, 도자기공예, 천연염색, 팬플룻, 통기타 등을 배우는 과정이 고루 마련돼 있다. 불교기본교육, 불교교리, 반야천수경, 금강경, 참선입문, 실전호흡수행, 불교대학, 불교대학원 등 체계적인 불교 교육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문의 | 02)720-1391 | http://edu.jogyesa.kr

2. 동산불교대학
문화강좌로는 ‘사진과 영상’, 오카리나 바이엘, 한국전통무용, 천수소리(북) 과정이 있다. 수시로 수강 신청이 가능하며 3개월 단위로 수강료를 납부하면 된다. 불교대학에서는 불교학과, 불교다도학과, 불교미술학과, 선·명상학과, 사찰음식문화학과 중에서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불교대학원, 불교의식교육원도 운영하고 있다.
문의 | 02)732-1206~8 | www.dongsanbud.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