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의 현장] 경북 상주포교의 일번지 상주포교당

천육백년 우뚝신심 활짝 꽃 피우리라

2007-06-18     사기순

 '뚝딱뚝딱뚝딱.....종불사, 기와불사, 부처님 개금불사, 탱화불사 등 여러가지 불사의 공덕은 더함없이 지중하다.

  그런데 이처럼 눈에 보이는 불사는 시작과 끝이 있건만 손에 쥐어지지도 않고 눈에 보이지도 않고, 시작도 끝도 없는 불사가 있으니, 바로 불연(佛緣)맺어 주는 불사다. 인간 내면의 불성을 일깨워 부처님의 진실생명력으로 살아가도록 이끌어주는 것,  참불자로서의 자세를 깨우쳐주는 것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불사가아니겠는가'

  상주의 전법교화도량인 상주포교당과 부설 상락유치원을 찾아가는 동안기자는 이런저런 생각 속에 파묻혀 있었다.

  서울서 4사간여만에 도착한 상주포교당의 정확한 주소지는 경상북도 상주시 서성동 63번지.  초행길이었던 터라 적잖이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걱정은 기우로 그쳤다.  지나는 시민에게 상주포교당을 물어보자 대번에 정확한 장소를 일러주었기 때문이다, 상주포교당이 전체 상주 시민의 정신적 귀의처임을 피부로 느끼면서 기자일행은 작얼하는 무더위 속에서 헤매지 않게 됨에 우선 감사했다.

  여차저차 일러주는대로 찾아간 상주포교당이 일주문과 대웅전이 근사했다. 고풍스러운 고사의 향기가 물씬 배어있지 않은가 ? 빌딩 속의 포교당으로 지레 짐작하고 있었던 가자의 기존관념이 부서지면서 조금 어정쩡한 합장을 하며 일주문을 들어서는에 시장바구니를 땅바닥에 놓고 경건하게 합장을 올리는 한 보살님의 옆 얼굴이 얼마나 아름답게 보였느지.....

  상주포교당은 1921년 문경 김용사포교당으로 시작, 1962년 본사 직제가 개편되면서 직지사 말사가 되었다. 상주포교당은 설립 이후 70여 성상 동안 상주포교의 일번지로 상주불교의 얼굴로 그 위상을 다져왔다.  특히 현재 주지 스님이신 지광 스님이 1986년 12월 5일 뷔임하고 나서부터 명실부상한 전법교화 도량으로 나날이 새로워졌다.

  1960년 파계사에 월봉스님을 은사로 모시고 출가해서 용맹정진, 1973년부터 본격적으로 포교에만 주력해온 지광스님을 그 역량을 남김없이 발휘하여 상주포교당을 윤기있게 일궈 놓았다.  우선 10여 개의 신행단체를 결성시켜 포교의 주춧돌로 삼았는데 대략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법우회는 상주 시민을 모두 도반으로 삼겠다는 큰 원력을 세워 전법하고 있는 모임이다. (매월 4일, 18일 오후7시). 정법회는 30~40대의 거사들로 이루어진 모임으로 사회에서 능동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거사들의 모임이니만큼 큰 역활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직장불교 활성화에도 한몫하고 있다(매월 둘째 넷째 목요일 7시 30분). 50세 이하의 보살들로 이루어진 자비회는 각종 굿은일과 실직적인 봉사활동을 도맡아 해오면서 이름 그대로 자비행을 실천하고 있다 (매월 둘째 일요일 오전10시).  그밖에 일반신도들 대상의 신도회 법회(매월 음력 1,2,3일) , 지장재일. 관음재일 법회가 있다.  상주불교청년회도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다.  상주시의 각종 청년회 선도 단체와 신행단체장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젊은 층에 불교를 뿌리내리게하는 관문이 되고 있다(매주 금요일 오후 7시). 상주농업대학의 대한생불교연홥회인 삼매회는 농촌 봉사활동을 하는 등 독자적으로 신행활동을 펼쳐가고 있다 (매주 수요일 오후3시).  매주 토요일 오후3시에는 학생법회가 있는데 학생들에게 민족정신을 고취시키고 화랑의후예로서 민족정신을 고의 꿈과 한반도 통일에의 원력을 세우도록 주지시킨다는 스님의 말씀이 힘찼다.  매주 일요일 10시에 여는 어린이 법회에는 약 150여 명의 어린이가 모여 즐겁게 부처님 가르침을 배운다.

  지광 스님은 이렇게 말했다.

" 상주시 군민의 70% 이상이 불자(佛子)입니다,  다들 신심은 대단하지요. 경상도 우뚝신심이라 안합니까 ? 그런데 처음 부임해와서 보니 신행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대로 부처님 가르침을 알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불자가 드물다는 것은 그 책임이 스님네에게 있지요.  잘 가르치지 않았다는데 이유가 있지 않겠습니까 ?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법회를 계층별로 개설했지요.  차근차근 불교 교리를 이해시키고 부처님의 정신을 열어나갔습니다. 그러다보니 이젠 북장사 신도든 남장사 신도든 할 것 없이 범회 때는 포교당으로 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기 위해서 상주지역의 많은 불자들이 상주포교당으로 운집한다는 것은  상주포교당의 가장 큰 보람이다.  자비회 회장 유정옥 보살은 말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내사 입때처럼 살맛나는 때도 없대이. 스님으로부터 부처님 가르침 배우고 그 말씀대로 살다보니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더. 집안 청소를 하면서도 마음의 먼지도 닦아야지 생각하고 메사에 욕심을 덜 부리니까 마음이 편하고 좋을수가 없대이, 이렇게 좋은 법을 이웃레 더 많이 전하는 게 최상의 공덕 아니겠능교 ?"

 불법(佛法)을 전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믿음의구현이라는 것도 깨우쳤고 불자들의 삶은 베푸는 것을  즐겨야 한다는 것도 알았다. 해서 보살도의 실천을 구체적으로 행해오고 있다.

  매년 불우이웃돕기를 한다, 불우청소년가장을 돕기도 하고, 상주지역의 극빈자 20세대의 생활보조를 해주었다.  인근의  예천공군부대와 유치장, 고아원을 찾아가 오릇한 정성을 보이기도 했다.  상주포교당에서 기거하면서 장학금을 지급받고 있는 두 명의 학생이 있고 형편리 허락되는대로 더윽 많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지광  스님은 경찰서의 경승으로 매달법회에 나가는 것이 물론이려니와 경찰들의 성년식과 수계식을 해주는 등 열성을 다하고 있다.

  우뚝 신심의 토대 위에 적극적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펴고 실천 수행하는 불자들이 늘어나자 그 누구도 넘보지못할 힘이 생겼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지난 1월 상주시에서는 상주시민회관 앞에 '꿈과사랑의 시민상'을 조성해놓았다. 그런데 그 시민상의 형태가 타종교 성직자의 모습과 흡사해서 문제가 되었다.  그 시민상을 제작한 사람도 당시 시장 이하 실무자도 타종교인이었는데 그 저의가 의심스러을 정도로 타종교의 성직자상을 연출해놓고 있었다. 이에 불교인드이 단합해서 두 달 간을 상주시와 실랑이를 벌인 끝에 상주시민상이 아닌 단순조형물로 바꾸어놓았다.  상주시민상 시정 유인물을 배포하고 불교인들의 의식을 구취시키는 일에 상주포교당 지광 스님과 신도들이 발벗고 나섰음은 두말할 것도 없다.

  상주포교당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상주에 단 하나밖에 없는 부설 상락 유치원이다.  6회 졸업생을 낸 상락유치원은 상주의 으뜸유치원으로 원아모집 하루 만에 원서가 동이 날 정도로 인기가 좋다.  교육환경이 좋을 뿐만 아니라 먹물옷 입은 비구니 스님이 계시는 고로 아이들에게 어릴적부터 불심(佛心)에 적어들게 하고픈 학부모들의 소박한 바램에서다.  한편 유치원 2층은 1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불교회관으로 웬만한 불교행사는 다 여기서 치른다.  부처님이 모셔지 있는 이 넓다란 공간은 아니들에겐 더 없이 좋은 놀이공간이다.  부처님 앞에서 신나게 노는 아이들 . 그들이 꾸는 꿈은 분명 아름다운 부처님세계일 듯했다.

  전법불사도, 유치원불사도 성공적으로 일궈가고 있는 지광 스님 이하 상주포교당 전체 신도들은 아직도 할 일이 많다.  상주 시민의 정신적 안식처인 상주포교당에 좀더 현대적 시설을 갖추어 놓고 사람들의 병들고 지친 마음을 쉬게 하고 싶은 것이다.

  참선실.염불실도 있고 서예교실도 열고 꽃꽂이 강습도 하고 아이들 독서실도 있는 종합복지회관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그 회관  안에는 반드시 걸혼상담소를 설치할 것이란다.  농촌문제 중 결혼문제가 위기에까지 도달해있다고 지광 스님은 역설했다.  지금도 하루 20차례의 전화 상당을 받고 있는데 그 가운데 40% 정도가 걸혼문제라고 . 종합복지회관 건립의 원력은 상주포교당 사부대중의 옹골찬 힘으로 반드시 이뤄질것이다.  지금까지의 저력으로 미루어짐작컨다...

  취제를 마치고 서울로 향하는데 시원한 빗줄기가 후덥지근한 지열을 식히고 있었다.  한여름 시들시들해진 초목이 푸릇푸릇 되살아나는 생기(生氣), 천육백년 우뚝 신심이 감로수를 머금고 새롭게 꽃피우고 있는 상주포교당의 전경이 거기 아슴아슴 비쳐 있었다. 

 

    취재.정리 사기순/ 사진신영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