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불통의 정치 방송에서 말을 섞다

신뢰 잃은 정치인들의 TV정치시대

2014-02-07     불광출판사
좌우불통의 정치 방송에서 말을 섞다

신뢰 잃은 정치인들의 TV정치시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치인들의 이미지는 딱딱했다. 혹자는 그들이 앞뒤 막힌 사람들이라고 평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싸움박질밖에 모르는 부류라고 폄하했다. 텔레비전에서 그들을 만날 수 있는 창구도 뉴스, 토론, 인터뷰를 제외하면 사실상 전무하다시피했다. 그런데 그랬던 정치인들이 이제는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시작했다. 그것도 여야정치인들이 함께. 서로 웃으며 말을 섞는 그 모습이 영 어색하지만, 분명 변화가 생겼다.








| 새누리당 김무성・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한 팀?
새누리당의 차기 당권 주자로 손꼽히는 김무성 의원과 민주당 내 최고의 스나이퍼로 불리는 박지원 의원이 한 자리에 모였다. 그런데 그들이 모인 자리는 국회의사당이 아닌 방송국 스튜디오다. 더군다나 견원지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두 사람이 한 팀을 이뤘다. 당내 공식 석상에서 “좌파와의 역사전쟁을 승리로 종식시켜야겠다.”던 김무성 의원은 방송에 나와 팝아티스트 낸시 랭을 흉내 내며 “큐티 섹시 키티 김무성, 앙~!”을 외치기도 했다. 한쪽에서는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과 민주당 김영환 의원이 서로 입술을 맞닿아가며 ‘빼빼로 게임’을 하기도 한다.
이 낯선 풍경은 모두 jTBC에서 방송되고 있는 ‘적과의 동침’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다. 이 프로그램의 부제는 ‘비무장 정치쇼’. 한 마디로 ‘정치’를 주제로 정치인들과 연예인들이 모여 주먹이 아니라 말로 풀어가는 프로그램이라는 뜻이다. 심지어 프로그램 설명에서는 ‘본격 국민 욕받이 방송’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였다. 욕을 먹어도 좋으니 정치인들의 가려지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도이리라.
이 방송사에는 비슷한 기획의도의 프로그램이 또 있다. 방송인 김구라, 강용석 새누리당 전 국회의원, 정치평론가이자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이철희 소장이 고정 패널로 등장하는 ‘썰전’이다. 한 주간의 정치・사회 이슈에 대한 뒷이야기를 ‘탈탈털어버리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첫 방송 시점도 그렇고 이슈를 몰고 다녔던 것도 그렇고 ‘썰전’은 ‘적과의 동침’의 선배 격이다.
‘썰전’의 고정패널인 이철희 소장과 강용석 전 의원은 물과 기름 같은 사이다. 정치적 견해나 입장 차이가 극에서 극을 달린다. 비유하자면 요 몇 년 간 극심해진 ‘좌우 대립’의 대표자격이다. 이철희 소장은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고, 강용석 전 의원은 여권의 입장을 대변한다. 워낙 첨예하게 맞서는 이슈들이 많다보니 방송에서도 이 둘은 사사건건 부딪힌다. 프로그램의 이름만큼이나 종종 독설이 펼쳐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부정적 감정을 불러일으키기보다는 웃음이 터지게 만든다. 때로는 각자 설전을 벌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상대편의 말을 경청하는 편이다. 격렬하게 대립하고 있는 여권과 야권, 좌우 진영이 방송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있는 것이다.

| 정치도 소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
중요한 것은 이런 식의 정치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좌우 진영의 소통만이 아니라 일반 국민들과의 소통도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썰전’과 ‘적과의 동침’을 기획한 jTBC 여운혁 CP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국회의원들의 갑옷을 벗겨서 철저히 무장 해제시켜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라며 “이들이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생활하고, 가족은 어떤지 등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낱낱이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얘기인즉슨 당초 기획부터 정치권과 시청자들 사이의 소통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렇듯 예능방송 프로그램에 정치인들이 출연해 국민들과의 소통을 도모하기 시작한 것은 ‘썰전’이 최초다. 정규 방송의 경우에는 그렇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일반 사설 방송 형태인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를 최초의 움직임으로 보기도 한다. 당시 정치권의 뒷이야기를 진행자들의 입담에 실어 적나라하게 파헤치면서 이 방송은 큰 인기를 얻었다. 이 방송이 국내외에서 큰 호응을 얻자 정치인들이 수시로 출연해 뉴스거리를 양산해냈다. 그 과정에서 드러난 입담과 인간적인 면모는 공식 석상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것들이었다.
미국에서는 이미 정치인들이 TV에 출연해 일반 국민들과 소통하는 형태가 활성화되어 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TV에 출연해 정치인 최초로 ‘예능감’을 선보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고, 오바마 대통령도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백악관의 일상을 털어놓는 등 TV정치를 잘 활용하는 인물로 유명하다.
이처럼 정치와 예능 프로그램이 만나 소통의 장으로 거듭 날 수 있게 된 이유는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다양한 정치적 정보를 접할 수 있는 매체가 늘어나고, 국민들의 전반적인 지적 수준이 이전에 비해 높아지면서 이제는 일반인들도 정치 이슈에 대해 날카로운 비평을 가하거나 뒷배경을 분석하고 있다. 이런 모습은 심야 토론 프로그램에서 종종 만날 수 있는 풍경이기도 하다. 그만큼 정치적 이슈에 대한 이념적 대립이 심화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결국 정치권이 좌우 소통과 함께 국민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방송을 통한 정치권의 소통이 과연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아직은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정치도 소통을 통해 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이미 그 필요성은 충분해 보인다.

글. 정하중
사진제공. jTBC

부처님처럼.듣고.말하기.붓다의.대화.

: 절대로 화를 내지 않는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대화의 달인이었다. 부처님은 당시 수많은 갈등 상황들을 대화로 풀어낸 인물이다. 제자들뿐 아니라 이교도와 국가 지도자들을 대면한 상황에서 어떤 질문이든 막힘없이 정확한 답을 해주었다. 중요한 것은 절대로 화를 내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런 부처님의 대화를 기록한 것이 바로 팔만사천 경전들이다.

: 몸과 마음을 관찰한다
경전에 등장하는 부처님의 대화방식에 착안해서 만들어진 대화법이 바로 ‘붓다의 대화’다. 자기 자신의 내면을 잘 관찰하는 것은 깨달음을 얻기 위한 수행에서 가장 핵심이 된다. 부처님은 이것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과 대화에 나섰다. 자신의 내면을 다스릴 수 있었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맞춤형 대화가 가능했다. ‘붓다의 대화’도 마찬가지다. 첫 발은 항상 자기 자신과 거리를 두고 몸과 마음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본래 부처라는 자각 속에서 상대방과 대화를 해나간다. 이것이 ‘붓다의 대화’에서 이야기하는 핵심이다.

: 바른 생각과 바른 말로 상대방을 존중한다
모두가 존귀하다는 인식이 있다면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함부로 대할 수 없다. 나라는 존재의 변화를 감지하면서 바른 생각과 바른 말[正語]로 상대방을 존중하고 대화하는 것이 곧 ‘붓다의 대화’다. 사실상 그 자체로 ‘행주좌와行走坐臥’를 가리지 않고 하는 수행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붓다의 대화’는 형식적인 면에서 비폭력대화를 밑바탕으로 삼고 있다. 그래서 비슷한 부분도 많다. 하지만 아직 완전한 형식이나 이론이 갖추어지지는 않았다. 수많은 참가자들이 체험하고 함께 의견을 모아가며 하나씩 완성된 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는 중이다. 현재 ‘붓다의대화 연구소(소장 김점란)’에서 각종 워크샵과 템플스테이 등에 ‘붓다의 대화’를 접목시키는 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 문의 붓다의대화연구소 070-8202-8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