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누리] 지구촌 모두가 함께 더불어 사는 삶

불광누리

2012-07-22     류지호

불볕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6월의 기온이라기에는 예년 같지 않다.

그나마 아침저녁이 열대야는 아니기에 아직 본격적인 여름이 아닌가 보다 할 뿐이지, 낮의 온도는 이미 한여름을 방불케 한다. 가뭄도 심각하다. 농작물이 타들어가고, 바닥을 드러낸 강과 호수의 사진이 신문을 장식하고 있다. 뒤늦게나마 제주도와 남부지방에는 비가 와서 해갈에 도움이 됐다는 소식에 위안을 갖는다. 하지만 극심한 가뭄이 곧바로 폭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까 우려도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날씨가 더워지면 전력 예비율이 주요 뉴스가 되는 것에 익숙해졌다. 더 길어지고 더워지는 날씨 때문에 늘어나는 냉방기 수요를 전기 공급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왔다는 신호이다.

지구촌의 온난화 우려는 우리나라만의, 어제 오늘만의 이슈가 아니다. 지난 20년간 지구의 평균 온도는 0.4도 올랐다. 지난 100년간 평균 0.6도 오른 데 비하면 최근의 변화는 매우 급격한 것이다. 기상 전문가들과 유엔의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IPCC)는 지구의 온도가 2도 오르면 한계에 봉착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극한 가뭄과 홍수 등의 재앙이 닥쳐 인류가 살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벼랑 끝으로 달려가는 지구의 환경 변화를 막기 위해 지난 6월 20일 전 세계최대 규모의 국제환경회의가 열렸다. 정식 명칭은 ‘2012년 유엔 지속가능발전회의’이지만, 언론에서는‘리우+20’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미국, 영국, 독일 등 주요 국가의 정상들이 불참하고, 유로존 경제위기 등의 이슈에 밀려 세계 언론의 주목도 크게 받지 못했다. 세계의 주요한 흐름이 환경문제보다는 경제발전에 더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현실을 확인해준 것만 같아 씁쓸할 뿐이다.

원래 이 국제회의는 20년 전인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185개국 대표단과 114개국 정상 및 정부 수반들이 참석해, 선언적 의미의 ‘리우선언’과 ‘아젠다21’를 채택하면서 시작됐다. 여기서 합의된 협약을 각국이 잘 이행하고 있는지 검토하기 위해 그후 10년마다 회의가 개최돼 왔다. ‘리우+10’회의는 2002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렸다. 그리고 이번이 3번째인 셈이다.

이 회의 등을 통해 전 세계는 환경의제를 설정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최근 20년간 세계의 지구환경보호 노력은 잘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구 온난화를 해결하자는 취지의 교토의정서에서 볼 수 있다. 작년 말 일본과 캐나다는 “미국과 중국 같은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을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며 교토의정서 탈퇴를 선언했고,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의 온실가스배출은 막지 못하면서 개도국의 발전만 저해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세계는 말로는 하나뿐인 지구를 살리고 후손들도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지속가능한 개발’에 동의하지만, 실제로는 지금 현재 남(다른 나라)보다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것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구촌 모두가 함께 더불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지금과 같은 발전 모델들이 과연 지구가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일까? 우리나라가 세계 일곱 번째로 20-50클럽(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와 인구 5,000만 명 돌파)에 가입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생각하는 화두이다.

자연환경이 파괴되면 인간도 행복할 수 없고,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의 양극화 심화는 세계 평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우선 나부터 일상에서 친환경적인 삶을 실천하며, 경제적 여유를 지구촌 소외된 이웃들과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 무더운 여름, 독자제현 모두에게 평화가 깃들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