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속삭임, 사찰음식

특집 ● 생명의 속삭임, 사찰음식

2012-02-24     불광출판사
생명의 속삭임, 사찰음식

사찰음식이 대세다. 그럴 수밖에 없다. 시중에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오늘 하루 또 얼마나 많은 오염 식품을 섭취하고 독소를 쌓아가고 있을까? 어제 밤 고기를 구우며 회식을 했다면 다량의 항생제와 성장호르몬도 함께 먹었을 가능성이 크고, 오늘 점심을 인스턴트식품이나 패스트푸드로 간단히 때웠다면 고열량과 각종 식품첨가제로 인해 비만과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싸구려 수입 농산품의 폐해도 크다. 맹독성 농약과 방부제로 말미암아 밀가루엔 벌레가 나지 않으며, 콩은 메주를 쒀도 발효되지 않는다고 한다. 서구화된 식단과 화학첨가물에 익숙해진 우리 입맛은 더욱 자극적인 맛을 원하며 점점 병들어가고 있다. 사찰음식은 몸과 마음의 건강을 회복시키는 치유의 밥상이다. 자연과의 공존을 추구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수행의 과정이다. 우리 시대 사찰음식의 본 모습을 찾아 영천 은해사 백흥암, 울진 불영사, 청도 운문사로 사찰음식순례를 떠났다. 그리고 느꼈다. 사찰음식이 대안이다.



영천 은해사 백흥암 공양간. 사찰에서는 부뚜막 위에 조왕단을 설치하고 조왕탱화를 그려 모시고 있다. 조왕신은 부엌을 관장하는 신이다. 공양 준비 전후에 조왕신께 예를 갖춰 합장한다.




가마솥밥은 장작불의 예술이다. 불길의 조절이 가장 중요하다. 처음엔 화력을 강하게 하고, 밥물이 끓어오르면 잔불의 열기로 천천히 익혀간다. 그래야 밥의 본래 맛과 영양이 은은하게 살아난다.




겨울 사찰음식의 백미는 역시 정갈한 동치미다. 항아리에서 막 꺼내온 동치미는 보는 것만으로도 아스라하게 남아있는 옛 맛을 기억케 한다. 담백하고 상큼하며 시원한, 바로 그맛이다.





01 직접 재배한 콩을 삶아 띄운 메주. 사찰음식은 인공조미료를 가미하지 않기에 잘 익은 메주로 담은 장맛이 중요하다.


02 새벽 5시, 쌀 씻는 소리가 공양간의 정적을 깨운다.


03 깻잎 하나를 찬상에 옮기는 데도 온갖정성이 필요하다. 그것이 수행이다.


04 공든 밥, 사시마지.



05 할 일을 마친 가마솥과 주걱의 휴식. 참 평화롭다.


06 울진 불영사 점심공양 주메뉴로 올라온 김치찜이 먹음직스럽다.




밥의 사리, 누룽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