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통한 요가 : 요가, 제대로 하자

김정호 교수의 행복심리학

2011-07-25     불광출판사


따로 노는 몸과 마음을 하나로 묶어주기
요즘 요가가 대세다. 많은 사람들이, 특히 여성들이 요가의 매력에 빠져있다. 무슨 요가, 무슨 요가 등등 요가의 종류도 많다. 요가 하는 곳을 덥게 만들어 (Hot) 요가라고 이름붙인 곳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행해지는 대부분의 요가는, 넓게 볼 때 신체적 동작에 초점을 둔 명상이라고 할 수 있는 하타(Hatha) 요가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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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Yoga)’라는 말은 원래 묶는다라는 의미가 있으며, 영어의 요크(Yoke)’와 동일한 어원을 갖는다고 한다. 현대인의 경우에는 복잡한 세상과 그 속에서 경험하는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즉 몸과 마음이 조화를 잃어버린 경우가 많다. 요가는 분리된 몸과 마음을 다시 하나로 묶어 몸과 마음의 조화를 되찾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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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현대인들이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구조 속에서 스트레스를 경험하며 살다 보니, 자신의 몸에 대한 배려도 충분히 하지 못하고 몸으로부터의 메시지도 제대로 듣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이 앉아서 일을 하며 몸을 움직이는 일이 거의 없다. 어깨가 딱딱해지며 통증까지 수반하고 있지만, 그냥 앉아서 과제나 프로젝트의 완성에 몰두할 뿐 몸의 호소를 제대로 들어주지 않는다. 양미간이 찌푸려지고 얼굴은 심각하게 경직되고 있지만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 몸과 마음의 연결이 분리되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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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호소에 민주적 관심을 갖자
많은 여성들이 다이어트나 아름다운 몸매를 가꾸기 위해 요가를 하지만, 요가는 기본적으로 마음의 수양을 위한 명상이다. 하타 요가는 몸으로 특정한 포즈(아사나, Asana)를 취하고 순수하게 마음을 집중하는 행위 명상의 일종이다. 행위 명상은 행위를 하되 이런저런 욕구와 생각을 내려놓고, 오직 행위와 행위에 따른 감각에만 주의를 집중하는 명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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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를 할 때 TV를 보거나 mp3로 음악을 듣거나 혹은 이런저런 잡생각을 하거나 앞으로 할 일을 계획하고 있다면, 그것은 체조나 스트레칭이라고는 할 수 있어도 요가라고는 할 수 없다. 또한 요가를 할 때는 요가를 잘하려는 마음, 즉 욕구도 내려놓아야 한다. 옆 사람과 비교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어제 했던 것보다 오늘 더 잘하겠다는 마음도 내려놓는다. 오직 각 아사나를 만들고 천천히 호흡하며 몸에서 느껴지는 감각에 주의를 모을 수 있어야 한다. 살을 빼겠다는 일념으로 힘들게 아사나를 만들면서, 이렇게 하면 살이 빠질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그러한 욕구와 생각도 내려놓는 것이 좋다. 요가를 할 때는 순수하게 아사나를 만들고 그것을 바라보는 것 이외의 모든 욕구와 생각을 내려놓는 것이 중요하다. 요컨대 결과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과정을 즐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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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를 잘하겠다는 욕심으로 몸에 반동을 준다거나 누군가의 도움으로 억지로 몸을 눌러 특정한 아사나를 만들려고 한다면, 그것은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몸을 특정한 욕구에 맞추도록 독재의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평소에 이런저런 욕구를 따라가느라 몸의 호소를 무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요가를 할 때조차 몸의 소리를 무시한다는 것은 적절한 자세가 아니다. 적어도 요가를 하는 동안만이라도 몸의 소리에 민주적 관심을 갖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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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순간의 과정에 충실하다 보면, 알게 모르게 조금씩 몸의 유연성이 늘어나면서 아사나도 맵시 있게 만들어지고 몸매도 날씬해지는 결과에 도달하게 된다. 그러나 요가를 할 때는 요가 자체에만 온 주의를 기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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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는 내부 장기도 마사지해준다
요가는 단순한 스트레칭이 아니다. 외관상으로는 스트레칭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스트레칭과는 다르다. 요가와 스트레칭의 가장 큰 차이점은 마음의 자세이다. 스트레칭은 단지 몸을 늘리는 것에 초점이 있지만, 요가는 몸으로 특정 아사나를 만드는 과정 그리고 아사나를 만든 후 호흡과 함께 아사나를 유지하는 과정을 또렷이 깨어서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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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와 스트레칭의 또 따른 중요한 차이점은, 스트레칭은 골격근의 스트레칭에 초점이 주어지지만 요가에서는 내부 장기의 마사지도 중요하다. 골격근의 스트레칭만으로도 혈액순환이 좋아지지만, 내부 장기 마사지는 장기의 혈액순환도 도와주어 몸 전체의 기혈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몸에 활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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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에는 여러 아사나가 있지만 크게 나누면 몸을 앞으로 굽히는 전굴, 뒤로 젖히는 후굴, 왼쪽과 오른쪽으로 굽히는 좌우측굴, 왼쪽과 오른쪽으로 비트는 좌우비틀기 등 6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이러한 아사나에서 신체 골격근의 스트레칭뿐만 아니라 내부 장기에 높은 압력이 주어지게 된다. 특히 요가는 아사나를 만든 후에 자세를 유지하며 자연스럽게 복식호흡을 하는데, 이때 횡격막과 몸통을 이루는 근육간의 길항작용으로 내부 장기에 리드미컬 하게 마사지가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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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는 요가를 할 때 구체적으로 유념하고 따르면 좋을 요령을 기술하였다. 자신이 어떤 요가를 하든지 아래의 요령을 유념해서 하면 건강과 행복에 유익함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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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행복을 불러오는 요가의 6
가지 요령
첫째, 허리나 목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반드시 의사와 상의한 후에 요가를 하도록 한다. 이런 사람은 요가로 인해 허리나 목의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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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명상의 자세로 한다. 욕구와 생각을 비우고, 다만 요가의 각 아사나에 주의를 집중하고 그것을 즐긴다는 자세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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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천천히 한다. 천천히 하면 동작에 따른 미세한 감각의 변화를 잘 느끼고 음미할 수 있다. 또한 예기치 않은 부상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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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무리하지 않는다. 이 점은 두 번째 유념 사항과 관련된다. 아사나를 만들 때 무리하지 않도록 하여, 아사나를 만들고 나서 자연호흡을 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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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아사나를 만든 다음에는 그 아사나를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게 호흡을 한다. 명상의 유파에 따라서 호흡을 멈추는 쿰바카(Kumbhaka)’를 하기도 하는데, 초보자는 따라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다만 가급적 횡격막을 사용하여 자연스러운 복식호흡을 하도록 한다. 대부분의 아사나에서 내부 장기는 압력을 받는 상태인데, 여기에 복식호흡을 하게 되면 흉곽에서는 가스 교환이 폐의 상부나 중간 부위뿐만 아니라 폐 전체에서 이루어진다. 또 복부에서는 내부 장기의 기혈 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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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째, 아사나와 아사나 사이에는 반드시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일반적인 요가에서는 송장 아사나라고 하여 마치 시체처럼 누워서 휴식을 취한다. 서서 하는 요가에서는 산() 아사나라고 해서 두 발을 모으고 선 자세에서 휴식을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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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의 어떤 아사나를 하든 위의 요령을 유념하며 명상으로 수행한다면 요가의 맛을 즐기며 몸의 건강과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직장이나 학교에서는 좌식생활을 하지 않는다. 따라서 필자는 좁은 공간에서도 서서 요가를 할 수 있도록 6개의 아사나로 구성된 ‘6-아사나 요가를 지도하는데, 관심이 있는 사람은 필자의 홈페이지를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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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홈페이지
center.duksung.ac.kr/~j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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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 덕성여자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서 현재 한국건강심리학회 회장, 대한스트레스학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 마음챙김 명상 멘토링, 조금 더 행복해지기, 스트레스는 나의 스승이다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