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출판계의 든든한 버팀목

유명유실(有名有實) 단체탐방/불교출판문화협회

2011-06-28     불광출판사

1992년 불교 관련 출판사들은 불교출판협의회라는 친목단체를 만들어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창구로 활용했다. 그런데 IMF 이후 출판환경이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침체된 불교출판시장에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새로운 공동체를 조직하게 된다. 이름 하여 불교출판문화협회(회장 지홍 스님, 이하 불출협). 20049월 첫 발을 내디딘 불출협이 올해로 창립 8주년을 맞이했다. 그동안 문서·문화포교사로서 불서보급과 독서문화형성에 앞장서온 불출협을 만나본다.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열린 불교도서전(2008)

속이 꽉 찬 알짜 모둠
연등축제(불교문화마당)에 참가한 인파들로 발 디딜 틈 없던 조계사 일대. 축제 기간에 맞춰 진행되고 있는 사찰 도서관 지원을 위한 제4회 불교도서전’(53일부터 6일간)에서 김시열 불출협 사무국장(도서출판 운주사 대표)을 만나 불출협에 관한 이모저모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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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불출협에 가입되어 회원사는 총 19곳입니다. 2004년에 재창립한 뒤로 빠져나갈 곳은 나가고 새로 들어올 곳은 들어오고 하면서, 지금은 대체로 조직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것 같습니다. 매년 2월 정기총회를 열어 지난해 성과 분석 및 다가올 한 해를 준비하는데, 가장 대표적인 게 불교도서전불교출판문화상 및 올해의 불서 선정(12, 이하 불교출판문화상)’입니다
.”
불출협의 사업은 불교도서전과 불교출판문화상, 교육사업으로 축약된다. 이런 활동들은 내부적으로 구성된 소위원회 중심으로 이루어지는데, 각자의 역량에 따라 일을 맡는다. 책의 입출고와 판매가 주 업무인 불교도서전의 경우 회원사 영업부 직원들로 이뤄진 도서전운영위원회(위원장 임희근총판 운주사 대표)가 행사를 주도하고, 불교출판문화상 관련 업무는 출판경력이 있는 사람들로 구성된 출판문화상운영위원회(위원장 윤창화민족사 대표)가 일임한다. 한편, 지난해 새롭게 구성된 교육연수위원회(위원장 김윤길동국대출판부 출판사업팀장)는 회원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및 워크숍을 기획하고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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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된 사무실이나 상근직원 없이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해 최고의 역량을 끌어내는 불출협, 겉은 투명해 보여도 속은 꽉 찬 알짜 집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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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급하고 홍보하는 불서알림이
연간 출간되는 불교서적의 종수가 400종을 넘어섰다. 종수뿐만 아니라 그 범위도 인문, 과학, 문화, 생활 등으로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하지만 불출협에서는 이런 산술적인 수치 증가에 만족하지 않는다. 단순히 책을 많이 팔고, 돈을 버는 게 목표가 아닌 까닭이다. 불출협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불자들, 그리고 일반인들에게 좋은 불서를 소개하고 독서하는 문화를 이끌어 내는 데 있다. 그 일환으로 부처님 오신 날 전후로 불교도서전을 개최해 저렴한 가격에 좋은 불서를 보급하고, 그 수익금으로 사찰 도서관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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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도서전을 통해 모은 수익금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문화부로부터 받는 지원금(불교도서전+불교출판문화상), 그리고 뜻을 함께하는 백천문화재단(이사장 조명하)과 힘을 합쳐 부처님 글사랑이라는 이름의 사찰도서관 건립 및 지원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도서전 첫 해에 인천불교회관과 조계사 도서관, 이듬해는 완도 신흥사 도서관을 지원했고, 올 상반기 안으로 작년 수익금 역시 사찰 도서관에 지원할 예정입니다
.”
불출협은 매년 서울 국제도서전에 참가해, 독자적으로 책을 홍보하기 힘든 불교출판사들을 대신해 불서를 홍보하고 있다. 참가비용에 준비하는 인력까지 합하면 언제나 적자지만, 불서알림이로서의 역할을 꿋꿋이 수행하고 있다. 올해 국제도서전에서는 대장경 천년을 기념한 행사가 펼쳐질 예정인데, 대중들에게 불서를 알릴 절호의 기회가 왔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좋은 책이 독자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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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문화를 만드는 데 있어서 도서관이나 서점 같은 기본 인프라 확충도 중요하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건 역시 최고의 책을 만드는 일이다. 불출협에서는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한 두 가지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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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불교출판문화상을 통해 한 해 동안 우수한 책을 펴낸 출판사와 필자에게 시상함으로써 일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0권의 우수 불서를 선정해(올해의 불서) 대상 500만원, 우수상 200만원(2), 기타 50만원의 상금을 지원하는데, 특징적인 것은 학술서와 어린이 책을 반드시 한 권씩 들어가도록 했다는 점이다. 학문적 가치에 비해 판매고가 낮은 학술서와 아직까지 기반이 취약한 어린이 도서 출판에 대한 작은 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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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불출협 회원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 및 워크숍을 진행한다. 작년에 처음 고전과 미래라는 강좌를 실시했는데, 앞으로 상시 프로그램으로 만들 생각이다. 최근 출판계 화두가 되고 있는 IT, 소셜네트워크, 전자출판 등을 주제로 강좌 등을 개설해 변화된 환경에 대응해 나갈 수 있는 힘을 기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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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과 미래는 우리에게 달려있다
지난해 교보문고가 리모델링 후 새롭게 문을 열면서, 불교 책 전시대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통탄할 만한 일이었지만, 개별 출판사 입장에선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 상황이었죠. 그때 불출협이 나서서 교보문고 측과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아직 완전히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씩 성과는 보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불출협이 나서서 개별 출판사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해소시켜 나갈 생각입니다
.”
전체 출판 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현실에서, 불교출판계의 어려움이야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미래에 대한 전망이 부정적이라고 해서 미리부터 포기할 필요는 없다는 게 불출협의 마인드다. 지금의 작은 실천들이 바탕이 돼 독서문화가 형성된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우리의 운명과 미래는 우리에게 달려있다는 창립 정신으로, 불교출판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는 불출협의 내일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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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인터뷰
>> 3대 불출협 회장 지홍 스님(불광출판사 대표
)


현재 불출협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회원사를 대상으로 서로간의 정보교류를 통해 유통과 판매를 촉진시키고 있습니다. 또 회원사 구성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 각종 강좌 및 워크숍 등을 진행하고, 도서전 및 올해의 불서 선정 등을 통해 불서 안내 및 사찰 도서관 건립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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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출판시장의 미래,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많은 전문가들이 출판은 사양사업이라고 말합니다. 종이 책에 한정한다면 맞는 말일 수도 있지만, 영역을 좀 더 확장해 보면 꼭 그렇다고 볼 수만은 없습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에 콘텐츠를 담는 것도 출판의 영역이라고 본다면, 우리는 지금 새로운 시장 앞에 서 있는 셈입니다. 얼마든지 열려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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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출판 활성화를 위해 불출협이 해야 할 역할은 무엇입니까
?
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을 늘려야 한다고 봅니다. 불교서적을 알리는 공간을 더 넓히고, 출판사와 독자가 만날 수 있는 공간도 확보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사찰(도서관)이 중심이 되어야겠지만, 거기에 한정하지 말고 보다 영역을 확장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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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께서 생각하시는 좋은 불서란 무엇입니까
?
불서란 법당 밖의 또 다른 법당이라고 생각합니다. 법당에서 부처님 말씀이나 생각이 잘 전달돼야 하듯, 불교서적도 정확한 부처님 법을 담고 있어야 합니다. 부처님의 법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 꾸준히 고민하는 기획과 편집으로, 정법을 담은 책이야말로 최고의 불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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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출협 Old & New >> 윤창화 민족사 대표(창립 멤버), 김연희 웅진뜰 편집장(2010년 가입
)

불교출판시장의 확대
김연희 : 전체 출판시장의 판매액은 줄고 있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꾸준하게 종교분야는 성장하고 있습니다. 삶의 질이 향상되면서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거기에 불교명상 등을 과학적으로 검증해낸 뇌과학자들의 역할도 컸죠
.
윤창화 : 불교출판뿐만 아니라 현대의 모든 산업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어떻게 내실을 다지느냐 입니다. 불출협의 경우는 불자들이 책을 읽게끔 만드는 게 관건입니다. 결국에는 독자가 있어야 시장도 확대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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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출판시장의 미래
김연희 : 일정 소득 수준을 넘어서면 사람은 잘사는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합니다. 불교 콘텐츠는 그 고민에 답을 줄 수 있기에, 앞으로 불교출판시장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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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화 : 사업적으로 보면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노력을 해야겠죠.
서로 힘을 모아서 공동으로 독서운동을 전개하고 시장을 확대시키는 노력을 하다 보면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불출협 회원으로서 한 마디
김연희 : 가장 모범적인 답을 할게요. 좋은 책, 열심히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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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화 : 좀 더 단결심, 공동체 의식을 가집시다. 밀린 회비들도 좀 내고요(웃음
).

불교출판문화협회 소속 회원사

김영사 | 박은주
| 031)955-3100
대한불교진흥원 | 민병천
| 02)719-1855
동국대출판부 | 김희옥
| 02)2260-3482
동쪽나라 | 김형균
| 02)336-4688
민족사 | 윤창화
| 02)732-2403
법공양 | 오세덕
| 011-442-5592
부다가야 | 김주환
| 051)865-4383
불광출판사 | 지홍 스님
| 02)420-3200
불교시대사 | 이규만
| 02)730-2500
솔바람 | 동출 스님
| 02)720-0824
우리출판사 | 김동금
| 020313-5047
운주사 | 김시열
| 02)926-8361
웅진뜰 | 김연희
| 02)3670-1508
장경각 | 원택 스님
| 02)2198-5372
정우서적 | 이성운
| 02)765-2920
정토출판 | 김정숙
| 02)587-8991
조계종출판사 | 김용환
| 02)733-6390
()총판 운주사 | 임희근
| 02)3672-7181
클리어마인드 | 이태호 | 02)2198-5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