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부터 참회하고 나부터 행복해지자

특집/새로운 희망의 출발점, 참회(懺悔)

2011-04-26     불광출판사

최근 구제역 사태에 이어 일본 지진 참사까지 우리 삶의 근간을 흔드는 충격적인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불교 내부적으로도 크고 작은 문제들로 진통을 겪고 있으며, 주위를 둘러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삶에 불만을 터뜨린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이번 4월호 특집은 ‘참회’를 주제로 하여, 우리 삶을 진지하게 성찰하며 행복한 삶을 향한 출발점을 새겨보려 한다.
- 편집자 주


세상이 뒤숭숭하다. 속도와 질주의 무한경쟁 시대, 우리는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어둠과 혼돈의 길에서 스피드를 올리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인간의 무지와 탐욕으로 인해 구제역, 4대강사업, 종교 갈등이 불거지고, 불교 내부적으로도 봉은사, 길상사 사태를 비롯해 정부와의 마찰로 인해 자성과 쇄신의 목소리가 커져간다. 개인의 삶 또한 복잡하고 어지러운 현실을 반영하듯, 마음의 중심을 잃고 고통과 번뇌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일본은 지진 참사로 인해 불안에 떨고 있으며, 튀니지에서 시작돼 아프리카와 중동으로 번지는 반독재 민주화 시위는 많은 희생자를 낳고 있다.
우리는 누구나 아름다운 세상, 행복한 삶을 꿈꾸지만 현실은 냉혹하기 만하다. 물질적 풍요와 편리, 감각적 쾌락에 탐닉한 결과, 도타운 인정은 온데간데없고 거짓과 위선이 팽배해 있다. 자신도 모르게 자유, 평등, 정의, 평화, 생명, 자비의 가치를 잃고 살게 된다. 이제 우리가 희망을 걸 수 있는 건,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 요동치는 양심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뿐인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진실한 참회와 함께 탐욕과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양심을 실천한다면, 우리의 삶이 이토록 삭막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아름다운 세상, 행복한 삶을 위하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10년 통계 연보’에 따르면, 우리나라는OECD 국가 중 두 분야에서 일등이다. 가장 오래 일하고, 가장 자살률이 높은 나라다. 이는 ‘열심히 일해 돈을 많이 벌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회적 관념의 슬픈 현실을 반영한다.
요즘은 유치원도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입학할 수 있다. 학원을 전전하다 밤늦게 집에 돌아온 초등학생의 입에서 피곤하다는 말이 입버릇처럼 나오며, 청년들은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스펙 쌓기에 여념이 없다.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서 결혼과 출산도 늦어진다. 중장년층은 또한 어떠한가. 자식들 뒷바라지에, 남들보다 큰 차를 타고 좋은 집에서 살기 위해 앞만 보며달려가고 있다. 이렇다 보니 남을 배려하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정신은 희미해진다. 내 생각만이 옳고 다양성은 인정하지 않으며, 나와 내 가족, 내가 사는 지역, 내 직장, 내 나라, 인간만 잘 살면 된다는 편협한 이기주의에 물들어간다.
그러나 문제는 그럴수록 우리 삶이 피폐해진다는 것이다. 빈부격차와 양극화는 심화되며, 사회적으로 수많은 갈등이 초래된다. 남녀간, 세대간, 빈부간, 이념간, 지역간, 종교간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될 때 어떻게 아름다운 세상, 행복한 삶이 펼쳐질 수 있겠는가.
최근 구제역 파동과 일본 지진 참사를 보며, 가슴이 먹먹해진다. 인간의 교만함에 경고라도 하듯, 대자연 앞에 인간이 얼마나 나약하고 무력한 존재인지 아픈 깨우침을 주었다. 더 늦기 전에 함께 웃고 울며 더불어 사는 지혜를 실천해야 한다.
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드러낼 수 있을 때, 우리는 당당하게 인생의 주인공으로 다시 설 수 있다. 순간순간 일어나는 마음을 자각하며 참회하는 정진이 필요하다. 그래야 비로소 그동안 나를 옭아매던 괴로움에서 벗어나 참다운 행복의 문에 들어설 것이다. 나부터 참회하고 나부터 행복해지자. 그 행복이 나누어질 수 있을 때, 정말 살기 좋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