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c 한국 불교의 베이스캠프 동국대학교

유명유실(有名有實) 단체탐방/동국대학교 불교대학 & 불교동아리

2011-04-25     불광출판사

    동국대학교의 로고. 오른쪽의 심볼마크는 세계로 뻗어나가는 여덟 갈래 빛(동국인의 리더십)을 형상화하였다.

불교정신을 바탕으로 1906년 설립된 동국대학교(이사장 정련 스님, 총장 김희옥, 서울 중구 필동 소재)에는 다른 대학들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풍경들이 있다. 캠퍼스를 다니면서 불상과 법당을 마주치고,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는 스님들을 만난다. 그러나 그 외형을 넘어 동국대학교가 불교종립대학으로서 행하고 있는 가장 큰 역할은 한국 불교인재 양성의 큰 축인 ‘불교대학’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과 소통을 위해 매 학기 진행되는 ‘불교대학 학장 스님과의 만남’.

동국대 불교대학을 들여다 보다
동국대의 각종 소개 자료들(학사안내 홈페이지, 종합강의시간표 등)을 보면, 가장 앞에는 언제나 불교대학이 있다. ‘본교는 불교정신을 바탕으로 학술과 인격을 연마하고…’로 시작하는 건학이념에 충실한 상징적인 배치다. 현재 불교대학에서는 학부와 일반대학원, 불교대학원을 운영하고 있고, 입학 정원은 불교학부 75명, 일반대학원(불교학과/선학과/인도철학과) 00명(일반대학원 전체 입학정원 중 유동적), 불교대학원(불교학과/불교사회복지학과/생사의례학과/불교문화콘텐츠학과/명상상담학과) 66명이다. 참고로 학부의 경우 2009년까지는 학부 입학 후 전공선택제(불교학과/선학과/인도철학과)로 운영되다가 2010년부터는 다양한 불교과목을 폭넓게 공부할 수 있도록 1학부(불교학) 및 1복수전공(사회복지학)으로 통합되었다.

불교 하나는 어디가도 똑 부러지는 인재 만들기 - 불교대학장 계환 스님
“학생들이 동국대에 왜, 무엇을 배우러왔는가? 그리고 그것을 얼마만큼 충족시켜주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 현재 불교대학장을 맡고 있는 계환 스님은 불교대학 운영에 관한 뚜렷한 철학을 제시한다. “글로벌 시대에 영어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건 전공을 확실히 공부했을 때 플러스 알파로 하는 거지요. 불교대학이 타 대학과 차별화되는 길은 언제 어디서 누구를 대하든 불교에 관해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말할 수 있는 인재를 배출하는 것입니다.” 더불어 대학 교육의 중심은 지식을 전달하는 것보다 학생들의 생각하는 방식이 어떻게 변화하고 자신의 삶에서 무엇을 희망하게 되었는가에 맞추어져야 한다고 스님은 말한다.

재학생 인터뷰1 >> 청년포교를 꿈꿔온 예비 군법사 - 박성현(불교학 전공 4학년)
현재 군승사관후보생회 회장인 박성현 군(사진 오른쪽에서 두 번째)에게 군법사가 되는 것은 불교학과에 지원하게 된 이유이자 곧 현실이 될 미래다. 졸업 후 출가해군승사관이 되어 청년불자 양성의 최전선에 서는 것이다. 고등학생 시절, 불교와 동양철학에 관심을 갖고 있다가 불교대학에 진학하였는데, 그 선택에는 불자인 어머니와 외할머니의 영향도 있을 것 같다. ‘불교는 이럴 것이다’라고 자신이 막연히 생각해오던 것과 수업을 통해 알게 된 불교의 모습이 일치함을 발견했을 때 즐거운데, 특히 지창규 교수님의 천태학 강의를 들으며 교학 체계의 이해뿐 아니라 심적‧체험적 영역 또한 불교에서 중요함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어 좋았다고 한다. 중어중문학을 부전공하는 성현 군은 재학 중 중국 길림대학주해캠퍼스에서 교환학생으로 수학하고 돌아오기도 한 촉망받는 불교 인재다.

재학생 인터뷰2 >> 불교를 알리는 108가지 방법 찾기 - 신소월(선학 전공 3학년)
신소월 양은 처음에는 불교의 선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선학과를 접하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불교를 공부하면서 한국 불교의 큰 줄기인선(禪)을 배우고 또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이 생겨 선학과 함께 신문방송학을 복수전공으로 선택했다. 경주 동국대 대학원에 다니고 있는 어머니의 권유로불교대에 입학하기 전까지 절은 때가 되면 찾아가는 하나의 장소에 가까웠지만, 대학에 와서 직접 마주하게 된 불교는 그 자체만으로 삶의 행복을 찾는 길이 되었다고 말한다. 기억에 남는 수업은 보광 스님에게 들은 정토학인데, 여래장 즉 내 마음에서 우러나온 불성이 열리면 정토세계로 간다는 가르침을 배우며 자력과 타력의 균형을 이뤄주는 믿음을 한층 중요시하게 되었다.
뮤직비디오에 출연해도 될 듯한 톡톡 튀는 첫인상과 진지하게 좌선하는 모습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것을 보며, 불교는 어렵다는 편견을 깨겠다는 소월 양의 전법은 과연 어떻게 이루어질지 사뭇 기대되었다.


    동국대학교 내에 위치한 정각원. 이곳에서는 교내 및 일반인 대상 종교 활동들이 이루어진다.

재학생 인터뷰3 >> 인도에 대한 끝없는 호기심과 이끌림 - 박새봄(인도철학 전공 3학년)
인도의 사상과 문화, 언어 등 인도의 모든 것이 궁금한 박새봄 양은 ‘인도에 대해 알아갈수록 내가 더 자유로워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처음에는 불교대학에 다닌다고 하니까 본인의 종교적 성향에 따라 낯설어 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지금은 같이 인도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인도 여행을 함께 계획하기도 한다. 졸업 후 인도에 가서 철학과 음악을 더 배우고 싶다고 말하는 새봄양의 삶은 인도에 대한 무한한 호기심으로 움직인다. 그리고 김호성 교수님의 인도고대철학 수업에서 느꼈던 소통과 열림은 사고의 틀을 변화시켜준 짜릿한 경험으로 기억에 남아 있는데, 인도 문화의 특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논쟁’의 의미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한다.
복잡다양한 인도철학을 전공하는 분들 중에는 인도의 사상에 매료되어 공부 자체를 즐기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는 새봄 양의 이야기를 들으며, 곧 수업이 시작되려 하기에 짧은 인터뷰를 마쳤다.


    동국대 학생회관 2층에 위치한 동불 동아리실에서 만난 해맑은 표정의 동불 학생들.

I like Buddhism, 동국대 불교동아리 동불
가끔 사람들이 불교대학 학생회와 혼동하기도 하는 ‘동국대 불교학생회(이하동불)’는 51년의 역사를 지닌 불교동아리다. 과거 연등행렬에 나가는 동국대의 코끼리 장엄등과 교내에 매달리는 모든 연등을 직접 제작하던 선배님들만큼의 큰 규모는 아니지만, 현재 동불의 회원들은 동문 선배들과 지속적인교류를 유지하며 연등축제 준비와 토익실력 향상을 위한 영어 법회, 불교스터디, 동문체육대회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때로는 신입생들보다 학업에 지친 재학생들이 신입회원으로 더 많이 들어오기도 한다는 동불의 매력 포인트는 맑은 편안함이다.
이번 불교대학 재학생 인터뷰에는 모두 젊은 학생들이 응해주었지만, 사실비구・비구니스님과 만학의 보살님들도 다수 학교에 입학하여, 20~50대의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불교를 공부하고 있다(전체 재학생 중 재가자/출가자의 비율은 약 3:1이고, 성비는 1:1에 가까움). 동국대학교 불교대학과 불교동아리에 대한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뚜렷한 소신과 희망찬 열정으로 살아가고 있는 멋진 학생들을 떠올리며 한국 불교의 밝은 미래를 가늠해본다.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진 및 전공분야 소개(2011년 3월 현재)

교수(스님, 가나다 순) - 전공분야

계환 스님 : 중국불교사 - 대승불교사상, 중국불교철학
보광 스님 : 선학 - 선정쌍수론, 염불선
종호 스님 : 선학 - 중국선
해주 스님 : 불교교학 - 화엄학, 한국불교사상
현각 스님 : 선사상 - 선전연구
혜원 스님 : 중국선사상 - 초기선사상, 중국선전해석학
고영섭 : 한국불교사 - 한국불교사상, 한국불교철학
김선근 : 베단따철학 / 근현대인도철학 / 초기대승불교
김용표 : 종교학 - 비교종교학, 종교교육학
김종욱 : 불교사상과 서양철학 / 불교생태학 / 불교심리학
김학주 : 사회복지학 - 사회복지정책, 사회복지조사·분석
김호성 : 인도고대철학 - 바가바드기타
박경준 : 응용불교학 - 불교사회사상, 불교경제학
박인성 : 중관불교 - 반야사상, 중관사상
신성현 : 계율학 - 불교교단사, 불교윤리학
아킴 바이어(Achim Bayer) : 아비달마철학 / 티벳불교 / 티벳어
우제선 : 불교학 - 유식학, 인명학
이지수 : 인도인식논리학 / 불교인식논리학
정승석 : 상키야·요가철학 / 범어
지창규 : 불교학 - 천태학, 법화사상
황순일 : 인도초기부파불교 - 빨리어, 초기불교


※ 본 기사의 취재 범위는 지면 관계상 불교대학 학부과정(불교사회복지학 복수전공, 일반대학원, 불교대학원 제외)과 불교동아리의 운영 현황으로 한정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