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후기] 435호 편집후기

2011-01-24     월간 불광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에리는 일 있을까
…(중략)

-황지우, 「너를 기다리는 동안」 중에서

 

우리는 점점 기다림이 사라지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기계문명과 정보통신의 발달로 자기 자신과의 오롯한 대면의 시간 또한 줄어들고 있습니다. 배가 고프면 패스트푸드를 먹고 필요한 정보는 인터넷이 순식간에 찾아다 줍니다.

그러나 편리는 여유를 가져다주기보다는 조급함을 부추깁니다. 속도와 질주의 시대를 살며 첨단기기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습니다.수많은 정보가 실시간으로 쏟아지며 궁금증이 찰나적으로 해소되는 시대에도, 한 달을 꼬박 기다려 월간 「불광」을 반겨주는 독자분들이 있어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신묘년 새해에는 독자분들의 가슴이 에리도록 더욱 기다려지는 잡지로 거듭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지으시고 날마다 좋은 날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