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창불사로 다시 쓰는 도심포교의 새로운 희망

창간 36주년 특집

2010-11-30     불광출판사

광덕 스님께서 순수불교 사상으로 전법의 횃불을 밝힌 지 어느덧 36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70년대 초 불모지와 같았던 도심가에 처음 불법의 자취를 새긴 이래 현재 많은 도심포교당 및 선원 등이 둥지를 틀고 저마다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도심포교의 장을 개척하고 불교의 저변 확대에 선구적인 역할을 해온 ‘불광’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불교 도심포교의 선구자
1974년 창립한 불광회는 불광사·불광법회, 월간 「불광」을 중심으로 도심포교의 활성화를 주도했다. 광덕 스님을 필두로 불교의 대중화와 생활화를 기치로 내걸고 불광운동을 전개해 나가 현대식 도심포교의 전기를 마련했다. 이후 불광유치원 건립, 불광출판사 설립 및 불광교육원 개원 등 꾸준한 사업 확장을 통해 전법활동에 박차를 가했고, 내부적으로도 법회와 법등, 기타 신도회 조직을 기반으로 역량을 키워나갔다. 그 결과 불광은 한국불교사에 유례없는 질적·양적 성장을 거듭했고, 내부적인 안정도 빠르게 이루어 한국불교 도심포교의 선구자로서 불교포교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되었다.

불광, 재도약을 꿈꾸며
불광은 지금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2004년 불광사 회주로 취임한 지홍 스님은 한층 발전된 현대적 개념의 불광운동을 준비 중에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 2005년 시작된 불광사 중창불사가 6년여에 걸친 사전작업을 마무리하고 현재 착공식을 목전에 두고 있다. 불광사 중창불사는 그동안 적지 않은 걸림돌로 작용했던 공간적 제약을 뛰어넘어 불광법회 및 신도회 활동을 진작시키고, 나아가 지역문화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미래지향적 다목적 불사라는 데 의의가 있다.
중창불사를 위시한 신개념 불광운동은 철저한 불교교육을 전제로 하고 있다. 신도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불교의 가르침을 바르게 인식시키고, 전법수행을 통해 확산시킨다는 것이다. 이로써 궁극적으로는 불자들의 신행과 생활의 조화를 이루어 낸다는 목표이다.
불광 조직의 역량을 키우는 것 역시 불광의 재도약에 필수요소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산하기관인 불광사·불광법회, 월간 「불광」·불광출판사, 불광유아학교, 불광교육원, 불광연구원, 솔이어린이집, 송파노인요양센터의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각자의 영역에서 포교의 비전을 창출할 수 있는 자생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혁신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해 한국불교전반에 새로운 흐름을 주도한다는 불광의 원대한 포부가 서려 있다.
언제나 불광은 한국불교 도심포교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러나 그 자부심이 결코 자기만족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항상 새롭게 또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 그것이 불광에게 주어진 태생적 임무이자 존재 이유이다. 법고창신(法古創新,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는 불광에게 가장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싶다.



시대적 요구를 수용하기 위한 노력

인터뷰 / 불광사 회주 지홍 스님
2004년 불광사 회주로 취임한 지홍 스님은 불광사 중창불사를 비롯해 불광의 재도약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불광의 대표로서 창립 36주년을 맞은 스님의 감회와 향후 불광의 비전에 대해 들어본다.


동안 불광사 회주로서 불교 대중화에 힘써 오셨습니다. 도심포교 일선에 서 계신 입장에서 창립 36주년을 맞은 감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70년대 한국불교의 암울한 현실에서 도심포교의 새로운 장을 만들었던 곳이 불광사입니다. 그런 역사를 이어 나간다는 것은, 제 생에 있어서 가장 보람되고 의미 있는 일이 아닌가 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한국불교에서 불광사가 차지하는 상징성이나 의미를 생각해볼 때, 자칫 도심포교에 대한 방향을 그르치지나 않을까 하는 책임감이 더 무겁습니다.

곧 있으면 불광사 중창불사가 시작됩니다. 중창불사가 갖는 의의는 무엇입니까?
불광사는 도심포교에 선두적인 역할을 수행해왔습니다. 그 결과 대중들이 불광사에 거는 기대 역시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중창불사를 통해 다양한 신행 프로그램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자 합니다. 대중의 요구를 바탕으로 도심포교의 방향성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불광사 중창불사는 매우 미래지향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중창불사를 시작한 계기는 무엇이며, 진행과정에 어려움은 없었나요?
도심포교의 답보상태를 해결하고자 중창불사를 계획했습니다. 중창불사를 통해 기존 사업을 확대시키고 미진한 부분을 보충함으로써 도심포교의 구심점이 된다는 목표입니다.
단순히 새로 짓는 것이 아니라 도심포교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포괄적 개념의 불사를 준비했습니다. 불사 착공에 앞서 진행된 유치원 별원화, 교육원 증축, 복지사업 등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도심포교의 초석을 다지는 일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 방위적 불사를 진행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었고, 대체 공간 마련과 철거에 예상보다 많은 비용이 들어 재정적인 부분에도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현재 재정확보를 위해 모연에 나서고 있고, 신도들을 대상으로 재발심 운동도 펼치고 있습니다.

지홍 스님께서 생각하시는 현대 도심포교의 핵심과제는 무엇입니까?
도심포교의 핵심과제라고 한다면 단연 신도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도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일상적인 만남 속에서 전법을 통해 불심이 깊어지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더 많은 포교사를 만들기 위해서 교육의 중요성은 강조되어야 합니다.
불광은 불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교육원을 개방하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실행할 계획입니다. 교육원을 일종의 지역문화센터로 만들어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자연스럽게 불교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생각입니다.

현대적 도심포교를 전개해나감에 있어 광덕 스님의 사상을 담아내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광덕 스님께서 주창하셨던 순수불교 사상은, 내가 부처와 다르지 않음을 확신하고 부처의 삶을 살라는 것이었습니다. 즉 실천의 중요성을 역설하신 겁니다. 불광은 창립 이래 이 가르침을 계속 강조하고 가르쳐왔습니다. 앞으로도 교육을 통해 일상생활 속에서 신행이 실현되도록 지도할 것입니다. 또 스님의 숙원이었던 여러 가지 사회적 사업을 펼침으로써 광덕 스님의 사상을 이어갈 생각입니다.

불광을 구성하고 있는 각 조직의 역할과 향후 과제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우선 신도회의 경우 별도의 사무처를 구성하고 스스로 조직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신도회 자체 프로그램뿐 아니라 다각적인 면으로 활동영역을 넓힐 예정입니다.
현재 불광이 진행하는 사업 중에는 최근 개원한 불광연구원의 임무가 막중하다고 봅니다. 불광의 사상, 즉 창건주이신 광덕 스님의 사상을 정리하는 일은 불광의 정체성을 찾고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점차 범위를 넓혀 종단적이고 사회적인 관점에서 연구를 지속해 나갈 생각입니다.
이 밖에 출판사의 경우 다가올 글로벌 미디어 시대를 맞아 관련 사업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으며, 유아학교나 요양원, 장학사업 등도 꾸준히 사업의 폭을 확대해나가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법인화를 통해 공신력을 얻고 사회 구성원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불광 사업의 공동 과제라 할 수 있습니다.

불광운동이 한국불교에 어떤 희망적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십니까?
70년대 불광운동은 한국불교 및 일반 신도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실천을 강조한 불광운동이 밑거름 되어 불교의 생활화와 도심포교에 가속도가 붙었습니다. 이제는 또 다른 시대를 선도하는 것이 불광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불광은 포교와 전법의 진원지이자 선구자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사실을 인지하고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대중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좁게는 지역사회에서 넓게는 한국사회 전반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중창불사를 비롯해 불광에서 진행 중인 사업들은 바로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수용하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시적인 안목에서 불광운동을 활성화시켜 나간다면 한국불교계에도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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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홍 스님ː1970년 부산 범어사에서 광덕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석암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와 비구계를 수지했다. 1981년부터 불광사에서 포교에 종사하다 1991년 금강정사를 개원하고 주지를 역임했다. 조계종 포교부장, 제 12·13대 중앙종회의원, 조계사 주지, 파라미타 청소년협회 총재 등을 역임하고, 현재 제14대 중앙종회의원, 지구촌 공생회 이사, 인드라망 생명공동체 공동대표, 불광사 및 금강정사 회주 소임 등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