ː 똥이 거름이 되듯이 ː 인생의 행복이란 즐거움만이 아니라 고통마저 수용할 때 진정한 행복이다. 혹은 인생의 행복이란 행복한 삶만이 아니라 불행한 삶마저 수용할 때 진정한 행복이라고 할 수 있다. 몇 해 전에 TV에서 ‘대장금’이라는 드라마가 크게 인기를 끈 적이 있다. 이 드라마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 보급되어 한류에도 많은 기여를 하였다. 심지어 인도의 한 교도소에 수감된 재소자가 ‘대장금’을 보고 감동을 받아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고 제작진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대장금’ 드라마가 인기를 끈 것은 주인공이 즐겁고 행복한 삶만을 살아서가 아니다. 오히려 주인공이 갖은 고초를 겪으면서도 좌절하거나 주저앉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만약에 ‘대장금’에서 주인공이 성공하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행복한 장면만 모아놓은 행복 버전과 원래의 전체 버전을 놓고 어떤 것을 보겠냐고 하면 어느 누가 행복 버전을 선택하겠는가. 인생에서 즐거움만을 수용한다면 인생의 절반은 버리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 절반은 고통으로만 남을 것이다. 그러나 즐거움과 고통 모두 수용할 때, 마치 똥이 거름이 되듯이, 고통이 성장으로 변화할 수 있는 것이다. 즐거움과 고통 모두 우리의 삶을 의미 있게 해주고 우리를 성장시켜 주는 먹이인 것이다. 여름이란 더운 것이다. 덥기 때문에 여름인 것이다. 기회 있을 때마다 자신이 어떤 것에 저항을 하고 있는지 관찰하고 하나씩 수용해 나간다면 행복한 여름나기가 될 것이다.
---------------------------------------- 김정호 ː 덕성여자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서 현재 한국건강심리학회 회장, 대한스트레스학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 『조금 더 행복해지기』, 『스트레스의 이해와 관리』, 『스트레스는 나의 스승이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