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후기

2009-12-10     관리자

   화엄경 보현행원품에 보면 이런 말이 되풀이 된다. "허공계가 다하고 중생계가 다하고 중생의 업이 다하고 중생의 번뇌가 다하면 모르려니와 그렇지 아니함에 몸과 말과 뜻으로 짓는 일에 지치거나 싫어하는 생각이 없느니라 "

   이것은 도를 묻는 선재동자에게 보현보살이 하신 말씀이다. 그런데 우리는 매번 매순간 얼마나 작고 사소한 일들로 짜증스러워하고 지쳐하는가. 그리고 '내 것' '나는'을 내세우며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은 일들을 반복하는가.

   그러나 우리는 동일생명자다. 그리고 다함없는 세계에 살고 있다. 동일생명자로서 무량수 무량겁의 세계를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어떠한 일에도 지쳐하거나 짜증내지 않는다.

    또한 일에 댓가를 바라거나 남과 비교하여 싫거나 좋다는 생각을 내지 않는다. 어느 곳 어떤 일에나 최선을 다할 뿐이며, 생활로서 수행을 삼고, 일로서 기쁨을 삼는다.

   우리의 지난 일들은 오늘로 이어지고 오늘은 또 내일로 이어지는 것이기에, 그리고 나혼자 이를 수 있는 성과물은 아무 것도 없는 것이기에, 우리는 매 시간을 목적으로 삼으며 함께 기뻐하고 찬탄하는 기쁨을 나누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