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후기

.

2009-12-09     관리자

 * 오는 14일로 올해 하안거도 해제가 된다. 무더웠던 여름이 영겁으로 멸하지 않는 참생명을 키우는 계절이었다. 이제 또 한 철이 갔다. 덧 없이 인생 연륜을 더한것이 아니다. 옛 조사는 본분일물을 확증하는 것으로 해제를 삼으라 했다. 끝없는 시간 속에 끝없는 생명을 키우는 공부인에게는 해제가 해제가 아니라 대오로 해제를 삼으라는 말씀이렷다. 다시 해제를 생각해 본다.

 * 7월 15일 해하일은 또한 우란분재일이다. 미혹한 견해에 사로잡혀 거꾸로 매달린 듯 고통 받으며 업도를 헤매는 수 많은 중생들, 이들에게 해탈의 문을 열고 감로의 물을 뿌리는 날이다. 미혹의 업도를 윤회하며 고통받는 중생이 그 어찌 남들이랴. 기나긴 과거생 중에 혹은 부모가 되고 혹은 스승이 되고 혹은 형제가 되어 깊은 인연을 함께 한 동품이 아닌가.

 목견련 존자의 어머니가 악도에 빠졌을 때 부처님께서는 시방 승가의 위신력으로 해탈의 길을 열게 하였다. 우란분 법문은 목건련존자 어머니에게만 열린 것이 아니라 고통받는 모든 중생에게 영겁토록 열려진 불멸의 감로문이다. 우리는 삼보께 공양하고 삼도고에 빠진 중생을 건지는 이 법문을 한낱 관례로 보아넘길 수는 없다. 고에 빠진 형제며 선조며 우리의 형제들의 아우성치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저 분들에게 감로법우 푸근하기를 기원하면서 이 달의 불광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