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문학동네

빛의샘 봄에 기대한다

2007-06-07     관리자
말세의 흉흉함에 버금가는 세태를 살아가자면 그중 쉽게 터져나오는 푸념이 살 맛 없어서 못 살겠다. 하는 어리뜩한 자학이다. 지나간 80년대는 배운 사람 못 배운 사람 가릴 것없이 거의 이 같은 실의에 한 번쯤은 찌들어 봤다는 뜻에서 가히 살 맛 없는 세상의 한 보기였었다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아주 쉬운 말로, 살맛 없는 세상이란 곧 선의(善意)에 대해 보람이 없는 세상이요, 반대로 살맛 동하는 세사은 바로 진실과 올바름이 사회로부터 제 값을 인정받는 세태를 뜻한다. 올바른 사리를 먼저 깨우쳐서 최소한 선 악을 구별할줄 아는 사람들을 일컬어 지식인이라 부른다면 그 지식인들이 감내해야 하는 역사의 질곡은 참으로 남다른 것이다. 왜냐하면, 무기력한 중생들이 올바름의 제 몫을 포기하고 우퉁맞은 순응업보의 처세를 택할 때, 지식인들은 끝끝내 정의(正義)편인 식별의 눈을 부릅뜨고 언젠가는 사회로부터 제 값을 인정받을 진실을 믿으며 침묵의 고독을 키워야 했기 때문이다.
살맛 동하는 세상이 곧 되겠지 하는 믿음으로 살점을 내려야 했던 세월이 80년대였고, 또 살맛 나는 세상은 애시당초 바랠 수 없다는 연옥의 좌절감으로 버르적거려야 했었던 세월이 또한 80년대였다. 특히 지고한 창의(創意)를 긍지삼고 사는 문학인들에게 있어서는....
일도 많고 탈도 많았었던 80년대 그 얼렁쇠수작들의 백태만양을 이루 다 헤아릴 수는 없거니와, 그 중에서도 제일로 지식인들을 슬프게 만들었던 것은 이른바 선언 따위의 절대신뢰에 대한 환멸이었을 것이다. 그 으뜸의 보기가 바로 민주 에 대한 더넘찬 선언이었다.
선언 이라면 무작스럽게 믿고 보는 우민적사고도 죄일 것이나 무엇보다도 큰 사단은 이따위 사탕발림식의 선언이 권력의 정책상 제의 가 아니라 국가통수권자의 약속 이었다는 데 있을 것이라 믿는다. 어떻게 해보겠다는 제의 는 번의와 수정, 그리고 하기 싫을 때는 아예 포기해버릴 수도 있는 가능성을 지니지만, 선언은 문자 그대로 기필코 지켜야 할 목숨을 건 소명이기에 초지일관의 실천이외는 달리 빠져나갈 틈이 없음은 자명하다.
민주화가 드디어 온 국민들 앞에 고루 왔노라-하는 절대절명의 자비(?)앞에서 문학은들이(양심적 문학인들을 뜻한다) 피를 끓이며 기대한 것은 말할나위 없이 문학동네 의 민주화였다. 작품의 예술적 성과는 고사하고 작가들의 창의마저 말살당해야 했던 예술적 시역의 참담한 질곡을 살아왔던 우리들로서,예술의 자율적 자의와 그 성과의 민주적 과정이야말로 얼마나 몽매한이었겠는가.
그러나 문학동네의 비민주적 철옹성은 끈질기고 튼튼하기도 하다.
권력종속의 철벽 보수성과 안이한 국가주의적 타성이 지금도 기승함음 물론 일제식민지 치하에서는 민족혼을 팔고, 광복이후에 독제권력의 원로(무릇 예외는 필히 있으로되) 들이 덥절덥절 패거리를 짜고, 그것도 모자라 참 정신의 후학,혹은 5종류문사들의 치지까지 타래묶음하여 반민주. 비예술의 화려한 무도장을 만들고 있다. 그들 나름대로만의 잔치라면 배곯아 죽을 값에 사반상 한 끼니 구걸할 뜻이 없다. 그러나 이들만이 참 문인들이여 이등의 문학만이 참문학이니라 하며 독려. 권장하는 무지한 권력의 사주를, 그 허갈의 맹졸한 독선을 어떻게 삭혀야 한단 말인가.
이 봄에 기대한다. 아니 민족지성의 올곧은 양심과 이 나라 문학의 웅혼한 발전을 위해, 이 봄에 혈원(혈원)한다. 한국문인협회 는 권력의 종속적 내림사슬을 끊고 예술적 자활의 정토를 일굴 것이며, 부질없는 권력이여! 예술관장의 인류적 범죄를 맹성하라. 佛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