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돌아가야할 본분도리, 선(禪)

선심시심

2007-06-06     관리자

  전국 사찰에서는 음력4월 보름을 맞아 사부대중이 일제히 하안거(夏安居)에 들어갔다. 

  연례적 행사이긴 하지만, 한국불교의 현주소를 볼수있는 전통적인 장엄하고 거룩한 수행의 한 가지, 매우 중요한 희미를 가진다.

  그래서 이 안거중에 일주문 밖을 나서는 스님이 있다면 그 지위의 고하나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수행을 게을리하는 것으로 여겨져 오고 있다.

  선방 안에서의 이런집단 수행은 불교의 질을 높이는데도 다시 없이 좋은 방법이라고 여겨진다.   '공부는 도반이 시켜준다'  는 참뜻을 우리는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선(禪)은  출가 사문이나 선방 안에 앉아 있는 사부대중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선은 현대를 사는 우리의 일상 생활에 특히 산업사회의시민 모두에게 더욱 절실한 것이 되었다.

  그럴 것이 우리는 어느 겨를에 제정신 차리고 살기가 어렵게 되었기 때문이다.  윤리적 경제적 사회적 질서의 문란은 공기오염이나 수질오염과 더불어 공해로까지 등장하게 되었다.

  특히 도시민들은 눈감고 귀막고 살수가 없듯이 눈뜨고 귀열고 살수도 어렵게 되었다.

  안방까지 띠라다니는 라디오와 텔레비젼의 광고 소음은 어찌 그리 요란한가.  거리에 나서면 교통소음은 그렇다치고 전파가게서 흘러나오는 광음에  가까운 유향가 가락, 골목마다 외쳐대는 행상인 스피커 소음에 고막이 찢길듯한다.

  게다가 지상에도 지하에도 우람한 광고 간판이 소시민들을 압도하여더욱 졸아들게 한다.  지하철역, 벽마다 전광판 남녀의 대형  모델은 우리의 시선을 끊임없이 유혹하고 있다. 

  밤이 되어도 상품광고의 괴물은 우리를 그냥 놓아두지 않는다.  구멍가게에서부터 고층빌딩에  이르기까지화려하게 춤을 추는휘황찬란(?) 한 네온싸인.  현기증이 나도록 우리의 시신경을 극도로 자극한다.

   이런 소란때문인가, 이젠 개짖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도둑지키는 일이  개의 본분이건만 개마져도 지쳐버렸는가  도둑의 공포에.  잘 먹고 잘 사는게뭐길래, 돈을 벌기 위하여 인명보다 물건을 더소중히 여긴다.  물건을 훔쳤다는 이유로 어린이를 죽이다니.  그도 흑인이기 이전에 사람인것이다.  돈을 위하여 형제살상이 예사로워졌다.  이속에서 우리는 지금살고 있다.

가탄부생인(可歎浮生人)

유유하일료(悠悠何日了)

조조무한시(朝朝無閑時)

연년불각로(年年不覺老)

총위구의식(總爲求衣食)

영심생번뇌(令心生煩腦)

요요백천년(擾擾百千年)

거래삼악도 去來三惡道

ㅡ 경허집(鏡虛集)에서 ㅡ

   한심할손 덧없는인생이여 한없는 하루살이 어느날에 끝날고 아침부터 분주히 서두르며 해마다 늙는 줄을모르네, 이 모두가 의식주를 구하느라 마음에 번뇌만 일으켜서 어지러이 백천년을 삼악도 에 드나드네.

  실로 인간 상실이 아닐 수 없다.

  '여기서 보면 범부인생이란 착각적 몽환적 인생이며 미혹된 방황의 인생이며 무지로 인한 자기상실의 인생이다.  ..... 착각에 의한 몽환으로는 인간의 원천적공허는 결코 메꾸어지지 않는 것이다.  .....오직 착각을 돌이켜 제정신에 돌아오게 하는 것이 최대의 급선무가 아닌가. 자신을 잃어버린 자에게 자기를 되찾아주어야한다.  인간을 상실한 세계에 인간을 발견케 하여야한다.  인간은 원래 불성인간이지만 미혹으로 인하여 스스로를 상실하고 중생이 되었다.  ....선(禪)은 중생으로 하여금 미혹에서 벗어나 참된 진리의 문인 자기의 본분을 자각하는 것이다.  .... 선의 제1의 방법은 일체 생각을 모두 쉬는 것이다.  쉰다는생각도 쉬는것이다.  ..... 선은 인간이 마땅히 돌아가야할 본분 도리이다.  정신을 올바로 차려서 참 자기를 회복하는 것보다 더 요긴하고 더 급한 것은 없다.  .... 인간본성을 깨닫는 선의 수행은 이런 점에서 그 가치는 절대적이다.  .....선의 공덕은 온세계에 가득한 복(福)보다 낫고 세세생생 해탈의 문을 만나게 된다고 한다.'

ㅡ 광덕 스님 역주 『선관책진』선 입문에서 ㅡ

  선(禪)의 목적은  마음을 밝혀 성품을 보는데있고 [在明心見性], 쉬면곧 깨닫는다[歇卽菩提 ]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