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후기] 월간불광 87호

2009-11-16     관리자

파아란 솔잎 사이 빨간 아침 햇살이 눈부시다. 살랑대는 아침 바람 대나무가지를 흔들어 싱그럽다. 이렇게 아침 해를 거듭 맞이하고 거듭 희망과 기쁨과 새 마음을 다지는 동안 또 새해를 맞는다. 햇빛, 솔빛, 대나무빛, 싱그러운 바람, 언제나 그것이로되 항상 새로움이여, 이래서 끝이 없는 세상을 노래하는 것일까.

부처님께서 세 가지 교만을 경계하신 것이 생각난다. 젊었을 때 이대로 영원히 젊으리라는 교만, 무병 · 건강할 때 씩씩하리라는 교만,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영원히 이대로 살 것이라는 교만.  교만이란 허망한 것을 믿고 으스대는 것이 아닐까. 어제 오늘 또 새해, 이렇게 지나는 사이 어쩌면 우리를 마음속에 이 세 가지 교만이 자리 잡고 있지 않은지 돌이키게 된다.

그래도 이 아침에 다행스럽게 생각되는 것은 믿음의 성장이다. 밝은 것을 만나고 또는 어둡고 침침하고 괴로운 늪을 지나면서 그 사이를 한결같이 믿음으로 살아왔다. 모두는 허물어지고 흘러가도 믿음 속에 바친 우리의 정성은 법성과 함께 한다 하였으니, 이 다행스러움이여.

다시 합장하고 한 해를 다짐한다.
불광도 이제 87호, 쌓아가는 연륜 속에 우리 불자들의 불심도 자라났고 부처님의 광명도 널리 퍼진 것을 자부한다. 오늘에 이르도록 한결같이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감사한다. 아울러 독자 형제 제위 새해 만복하시기를 지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