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관세음보살의 신앙

특집 Ⅱ 불교진리에의 초대

2009-11-02     전명성

  1. 이름의 내력

 원래 이 관세음보살은 미타삼존(彌陀三尊)의 한 분으로 아미타불의 왼쪽 보처이다. 관세음보살이라고 하는 이름의 출처는 서력 五세기 초에 중국에 온 인도 귀자국승 구마라습(龜玆國僧 鳩摩羅什)이 법화경을 인도원전(印度原典)으로부터 한역(漢譯) 할 때에 관세음(觀世音)이라 번역하였다. 또 서력 八세기중 경에 중국의 현장삼장(玄奘三藏)은 관자재보살(觀自在菩薩)이라 번역하였다. 그 외에 광세음(光世音)이라고도 하니 어느 것이나 법화경전에 있는 범어(Avaloritesvara)를 번역한 것이다. 관세음이란 세간의 음성을 관한다는 뜻이다. 관자재(觀自在)라 함은 지혜로 관조(觀照)함으로 자재(自在)한 묘과(妙果)를 얻는다는 뜻이다.「다시 말하면 괴로움에 지쳐 부르는 그 소리의 메아리를 따라주시며, 중생이 부르는 소리를 살펴 괴로움과 슬픔을 구해주기 때문에 관세음이라 하며, 모든 나라, 모든 중생에게 그 언제나 마음대로 나타나기 때문에 관자재라고 한다.
중생에게 온갖 두려움이 없는 무외심(無畏心)을 베푼다는 뜻으로 시무외자(施無畏者)라고 하고 자비를 위주하는 뜻으로 대비성자(大悲聖者)라 하며, 세상을 구제함으로 구세대사(救世大士)라고도 한다. 왼손에 든 연꽃은 중생이 본래 갖춘 불성을 표시하고 그 꽃이 핀 것은 불성이 드러나서 성불한 뜻이고, 그 봉오리는 불성이 번뇌에 물들지 않고, 장자 필 것을 나타내고 있다.

  2. 관음신앙의 특징

 수많은 불보살(佛菩薩)의 신앙 가운데 관음보살처럼 일반에 널리 행해진 신앙도 없다고 생각한다. 누구든지 관세음보살이라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으며, 설사 불교에 아무 관심이 없는 사람까지도 모르는 사람이 없으리만치 널리 알려져 있다. 관음신앙이 다른 신앙보다 보급된 이유를 관찰하고자 한다.

 제일에 용자(容姿)가 아름다운 점이다. 아무리 자비(慈悲)의 표상이라 할지라도 너무 엄격하거나 너무 초인간적인 불보살에게는 친밀감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 관세음보살은 아름답기로 말하면 길상천(吉祥天)이나, 변재천(辨財天)과 다툴만큼 미모의 지주(持主)이며, 기품으로 말하면 우리들 인간의 손이 닿을 수 없는 정도의 품격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관세음보살은 위신력이 풍부하여 우리들이 일상생활을 하는데 갈망하는바, 모든 행복을 부여하시고 고통위난(苦痛危難)을 구하려는 자비한 보살이므로 관음보살의 경모(敬募)는 점점 번영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관세음보살의 응험은 굉장히 빠르다. 예를 들면 우리들이 발을 모기에게 물렸다고 하면 따금하다고 감각하는 찰나에 우리들의 손이 무의식중에 문득 물린 곳에 가듯이 관음보살의 영험도 그와 같이 신속한 것이다.
즉 피해자가『염피관음력(念彼觀音力)』그 관음(觀音)을 염(念)하는 찰나에 그 재해(災害)가 소멸하는 것이다. 그리고 관세음보살은 현실의 세계를 중심으로 활약하시는 점이 특수하다고 할 수 있다. 관음경의 지향하는 세계는 천국도 아니고, 극락국토도 아니다. 관음경의 이상은 현실의 세계 현실의 인간, 현실의 생활의 위치를 조금도 변하지 않고 그대로 가치전환을 행해서 훌륭하게 이상화하여 현상즉실재(現象卽實在), 보리즉열반(菩提卽湼槃)의 유현(幽玄)한 대승의 교리를 개연하고 있으니 현실을 회피하고 따로 초월의 경지를 구하는 것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3. 본신(本身)과 응화신(應化身)

 관세음보살은 대자대비를 근본서원으로 하여 중생을 제도한다. 적극적으로 일체 중생에게 즐거움을 주는 대자(大慈)라 하며, 소극적으로 중생의 괴로움을 빼어 주는 것을 대비(大悲)라고 한다. 어머니가 자기의 자녀를 아끼고 사랑하듯이 관세음보살께서는 일체중생을 평등하게 자기의 유일한 적자(嫡子)와 같이 사랑하고 아껴주시므로 대성자모(大聖慈母)라고 한다. 즉 관세음보살은 한 사람이나 두사람을 낳은 한사람이나 두사람의 어머니가 아니라,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모든 중생을 품어주고 계시는 일체 중생의 어머니이시다.

 관세음보살은 남자인가 여자인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되고, 또 종종 질문을 받게 된다. 그러나 관세음보살의 정체는 여자도 아니고, 남자도 아니다. 중생들이 간청하는 바 요구에 응해서 구원의 손길을 뻗치는 실로 변화자재(變化子在)한 자유신인 것이다. 보문품(普門品)에 설하여 있는 바와 같이 관세음보살은 이 세계에 나타나시어 불신(佛身), 보살신(菩薩身), 연각신(緣覺身), 성문신(聲聞身), 동남신(童男身), 동녀신(童女身) 등 삼십삼신(三十三身)으로 화하여 중생의 화난(火難), 도난(刀難) 등 모든 재난(災難)을 소멸하고, 특히 중생의 음성을 듣고 그 고뇌를 없애여 해탈케 하여 주신다. 모든 고난을 제거하여 주실 뿐만 아니라, 또 현실적인 수복(壽福)을 비롯하여 아이 낳기를 비는 등 원함이 있으면 반드시 응하여 주시는 자비로운 보살이시다.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보살이 세상을 교화함에는 중생의 근기에 맞추어서 여러가지 형체로 나타나므로 이를 보문시현(普文示現)이라고 한다. 이 삼십삼응(三十三應)의 관음신앙은 천수관음(千手觀音), 십일면관음(十一面觀音), 마두관음(馬頭觀音) 등 신앙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4. 일심칭명으로 드는 법문

 관음의 신앙은 통속적인 종교로서 누구나 용이하게 들어올 수 있다. 경(經) 중에는 신앙의 방법으로서 공양(供養), 공경(恭敬), 수지(受持), 염송(念誦) 등이 설하여 있지만, 그러나 관음보살의 신앙양식은 일심칭명(一心稱名)에 지나지 않는다.

 입으로 칭(稱)하는 것은 곧 마음으로 염하는 것을 뜻한다. 칭명(稱名)하는 동안에 관세음의 이름이 가리키는 생명에 계합하게 된다. 그의 「생명」은 염하는 자에 내재하는 것인즉 관세음과 자기가 일치한 경지에 도달하게 된다. 경에「일심으로 명(名)을 칭하면 관세음보살이 즉시에 그 음성을 관하고 다 해탈을 얻게 하나니라. 누구든지 관세음의 명호를 부르는 사람은 대화(大火)에 들어 갈지라도 불이 능히 태우지 못하며, 또 칼로 해치려고 하더라도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부르면 그 칼이 조각조각으로 부서진다」고 하였다. 음(音)이란 매개물을 가지고 우리들과 우주의 일대생명(一大生命)의 실체와 관통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관세음보살은 불국과 사바세계와의 전화교환수나 음파와 같은 것이다.

 관세음이란 이름은 문자 그대로 세상의 음성을 관(觀)한다는 뜻으로서 즉 현실의 종종상(種種相)을 묘지력(妙智力)으로써 관찰 해부하여 적당히히 정리 조절하는 우주생명계유(宇宙生命系有)의 기능을 가리켜 관세음(觀世音)이라고 부친 것이다. 그 기능은 우리들 심내(心內)에 본유(本有)한 것이기 때문에 일심칭명하여 생명의 절대경(絶對境)에 이르면 우리들 자신이 곧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