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불교의 주요경전

특집 Ⅱ 불교진리에의 초대

2009-11-01     김영길

부처님이 위대하신 지혜와 지비의 원천을 갈파하여 부처님 전생의 자비와 인욕과 정신의 선행을 엮어놓은 본생경

 부처님의 그 많은 설법들은 교법(敎法)과 율법(戒律)의 두가지로 나뉘어진다. 이 둘중에서도 부처님께서 돌아가신 후에 구전(口傳)으로만 전해오던 교법들을 모아 정리한 것이 경전이다.

 경전은 흔히 대승경전과 원시경전으로 나누기도 하는데, 소승경전이라고도 하는 원시경전을 통틀어서 그 원형이 아함경(Āgama)에 집약된다.

 그리고 대승경전은 기원 1세기 즈음에 일어나기 시작한 대승불교의 흥기와 더불어 성립된 경전들이다. 말하자면 원시경전의 모태(母胎)로서 생생한 부처님의 설법을 꾸밈없이 보여 주는 것이 아함경이다.

 「그러므로 여기에서 아함경을 비롯하여, 양과 질에 걸쳐 광대하고도 다양한 대승경전들 중에서도 우리에게 너무나 익히 알려진 반야심경이 속해 있는 반야경전 그중에서도 금강경과 불교의 대파노라마로 일컬어지는 대방광불화엄경, 그리고 일체 중생의 성불을 결정적으로 설하는 불교의 꽃이요, 결실이라고 할 묘법연화경과 극락왕생에 대한 우리 모두의 염원을 쉽게 성취할 수 있도록 해준 아미타경 등으로 안내하고자 한다.

  1. 아함경

 일반적으로 원시불교가 이성(理性)적이고 합리적이었다는 점을 가장 잘 말해 주는 것이 아함경이라 하여 장(長), 중(中), 증(增), 잡(雜)으로 분류되는 이 경은 양적으로도 대단하지만, 그 교설(敎說)도 각양각색이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많은 소승경전 모두가 여기에 속한다. 말하자면 아함경이란 부처님이래로 전래되는 원시경전의 집대성(集大成)인 것이니 아함(Āgama)이란 말뜻이「전래되는 교법」이고 보면 잘 알 수 있는 일이다.

 아함에 속하는 단편의 경전들은 많다. 그중에서도, 윤리적 색채와 더불어 현실에 대한 절실한 이성적 통찰의 지혜를 듬뿍 풍겨주는 법구경(法句經), 그리고 부처님의 위대하신 지혜와 자비의 원천을 갈파하여 부처님 전생의 자비와 인욕과 정진의 선행(善行)들을 갖가지로 엮어 놓은 본생경(本生經)은 부처님의 설화(說話) 내지 전기(傳記)문학으로서 각종 불교문학의 원형을 보여준다.

 이외에도 부처님 당시의 종교가 사상가들의 교설들을 기술한 범망경(梵網經)이며, 대각(大覺)의 진수인 연기의 이치를 설하는 대연방편경(大緣方便經), 재미있고 유익한 비유들로 엮어진 백유경(百喩經) 일반 신도들의 수행을 인도해 주는 선생경(善生經), 42장경(四十二章經), 유교경(遺敎經) 등이 아함에 속하는 그 많고 다채로운 경전중에도 쉽게 생각해 낼 수 있는 빼어나게 두드러진 경전들이라 하겠다.

  2. 금강반야바라밀다경(金剛般若婆羅蜜多經)

 이 경은「금강경」또는「금강반야경」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유포되어 있다. 본래의 반야경이라 불리는 일반의 경전들은 대승경전 중에도 시대적으로 가장 먼저 성립되었고 또 경전 중에서 가장 양이 많은 600권으로 된「대반야경」불과 260글자로서 가장 짧은 심경이 함께 이 경전에 속하고 있는 점에서도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널리 독송되고 있는 것이 「반야심경」이고, 다음으로 여기에 든「금강경」이다.

 번역본으로 구마라습, 보리유지, 진제, 달마굽다, 현장(玄奘) 등의 단권으로 된 한역본이 있고, 막스뮬러(Max Müller), 에드워드 꼰즈(Edward Conze) 등의 영역본이 있는가 하면 범어 원전과 범한대조본(梵漢對照本)이 있다. 그리고 우리말 번역본도 많이 있다.

 「이 경의 요지는 일체의 외적 존재가 공(空)임을 설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반야의 지혜조차 공이요, 그 모두가 공이요, 무아(無我)라고 하는 이른바 반야진공(般若眞空)의 진리(眞理)를 갈파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는 중국의 선종 제 5조 홍인(弘忍) 이래로 선종에서 많이 읽히어 중요시 되어왔고, 우리나라의 불교 종단에서 전통적인 소의(所依)경전으로 삼고 있는 경전이다.

  3.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화엄경으로 통하는 이 경의 한역본은 불타발타라의 번역인 60권본과 실차난타역 80권본, 그리고 반야역인 40권본의 세 종류가 있는데, 앞의 두 편만이 완역본이다.

 화엄경은 부처님께서 터득하신 반야진공을 통하여 나타나는 묘유(妙有)의 광경을 서술한 경전이다. 깨달으신 바의 내용인 연기의 법칙내 순응한 이 세계가 부처님의 해인삼매(海印三昧)에 일시에 비추어지는 장엄한 모습은 부처와 중생, 그리고 마음이 차별이 없는 경계로서 평등과 조화로 이루어진 세계의 본래적인 아름다움을 들어내는 것으로 연기의 세계라고 설해지고 있다.

즉 진리의 본원인 법신비로자나의 현현으로서의 어김이 없는 이 세계라고 밝히고 있다. 수행의 50단계(50位)를 설하고 문수동자의 구도(求道)의 행각을 53선지식과 더불어 설하는 내용은 너무나 유명하다.

  4.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법화경이라고 약칭되는 이 경전은 지역적으로 널리 전파된 경전중의 하나로 오늘날 영역본 또는 범본, 범한대조본 등이 출간되어 있고, 한역본만도 축법호의 정화법경 10권과 가장 많이 읽혀지는 나습의 묘법연화경 7권이 있고 이외에 사나굽다의 번역으로 첨품(添品) 법화경이 있고, 우리말본도 여럿이 있다. 법화경은 대소승불교의 마찰을 지양하고 둘은 종합 조화하여 통일하려는 뜻에서 회삼귀일(會三歸一)의 일불승(一佛乘)의 기치를 표방하고 등장한 경전으로 알려져 있다.

 이 경전이 지니는 특징의 하나는 지극히 종교적이라 할 수기설(授記說)로서 중생에게 부활의 희망을 제시해준 셈이다.

 구원한 실성(久遠實成)의 사상은 말할 것도 없고, 화택(火宅), 수레(三車), 궁자(窮者), 화성(化城) 등의 흥미진진한 인연과 비유담을 설함으로서 가장 종교적이자 철학적인가 하면, 예술가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어떤 학자는 법화경을 가리켜 위대한 종교극이라 평하고 있다.

  5. 아미타경(阿彌陀經)

 무량수경(無量壽經) 관(觀)무량수경과 함께 정토삼부경(淨土三部經)으로 알려진 경전의 하나로 한역본이나 우리말본을 흔히 접할 수 있는 단권(單卷)의 경전이다. 서방극락정토(淨土)의 장엄한 모습과, 공덕 그리고 정토 왕생의 방법들이 요령있게 종합되어 서술되고 있다.

 원효의 아미타경소 1권이 유명하기도 하지만, 재래 우리나라의 3대 신앙의 하나인 미타신앙의 소의(所依)경으로 미륵신앙 관음신앙과 더불어 특징있는 대승불교의 신앙의 자리를 접하고 있는 경이다. 고해(苦海)에 시름하여 근기(根機)가 약해진 말세의 중생들이 쉽게 불교에 접근할 수 있는 타력(他力)불교의 대표적인 경전으로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부처님께서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심을 밝혀 주는 「대승열반경」여러 경전의 학설들을 모아서 종교적 경험으로 묶어 놓은 능가경, 대승보살의 길을 세속인의 종교적 덕목으로 밝혀주는 유마경, 가장 짜임새 있는 논리성을 제시하는 능엄경 등도 빼 놓을 수 없는 주요한 대승경전들로 꼽을 수 있다.

 

잠못드는 이에게                            어리석은 이에게

잠 못드는 사람에게 밤은 길고                                      어리석은 사람은 한평생 다하도록
피곤한 나그네에게 길어 멀 듯이                                   어진 사람을 가까이 섬기어도
진리를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에겐                                 참다운 진리를 알지 못한다
생사의 밤길은 길고 멀어라.                                         숟갈이 국맛을 모르듯이

나보다 나을 것 없고                                                   지혜로운 사람은 잠깐만이라도
내게 알맞는 길동무 없거든                                          어진 사람을 가까이 섬기면
차라리 혼자서 갈지언정                                              곧 참된 진리를 바로 안다
어리석은 사람과 길동무 되지 말라.                               마치 혀가 국맛을 알 듯이.      
                                                                                                               <법구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