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불상] 74.선운사 참당암 석조지장보살좌상

*한국의 불상설명[74]

2009-10-21     안장헌

선운사 에서 도솔암쪽으로 내를 따라 오르다 보면 오른쪽으로 갈림길이 나온다. 참당암 입구이다.
옛스런 정취를 고이 간직한 대웅전(보물803호)이 웅장하다. 그 오른쪽에 약사전이 있고 그 안에 옥석의왕불(玉石醫王佛), 즉 약사여래상으로 전해오는 석불좌상이 봉안되어 있다. 참당암 주지스님의 안내로 약사전에서 필자가 본 석불은 고려후기 양식의 지장보살상이었다. 오른손에 든 보주(寶珠)를 약그릇으로 잘못 보아 약사불상으로 와전되어 온 것 같다.

마지막 한 중생까지 구제하지 못하면 스스로 성불하지 않겠다는 큰 뜻을 세우시고 지옥문 앞에서 대비의 눈물로 지옥중생을 교화하신다는 지장보살.

지장보살의 형상은 보통 삭발한 민머리로 표현하나 두건을 쓴 경우도 있다. 이 지장상은 고려시대 지장그림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두건형 지장보살상과 같은 모습이다.

머리에 쓴 두건의 형태며, 원만한 상호, 가슴을 장식한 화려한 영락 목걸이의 표현, 두건자락은 양어깨를 덮었고 오른손은 큼직한 보주를 잡았고 왼손은 무릎위에 내려놓은 모습 등은 고려시대, 지장보살그림의 면모를 조각상으로 재현한 듯한 인상을 준다.

얼굴에는 호분을 두껍게 발라 본래의 표정을 볼 수는 없으나 알맞게 큰 코, 꼭 다문 작은 입, 둔덕진 턱 등 복스러운 얼굴이다. 천의 눈 두툼한 옷 주름선은 유연하다. 다소 움츠러든 어깨, 하반신의 형식적인 표현 등 쇠잔한 기운은 감출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