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하점면 석조여래입상

한국의 불상설명(88)

2009-09-24     관리자
강화 장정리 전터에는 5층 석탑이 옛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탑에서 300미터쯤 떨어진 장정리 마을 뒷산에 석상각(石像閣)을 짓고 모셔놓은 불상이다. 탑이 있는 절터에서 옮겨 모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불상은 거대한 한 장의 판석(板石)에 입불(入佛)과 광배를 얕게 돋을새김<陽刻>하여 사방 2미터인 자연석에 홈을 파서 대좌를 삼아 세워놓았다.
소발(素髮)의 머리 위로 둥글고 큰 육계(肉髻)가 솟아 올랐고, 입가에서 양볼과 눈가로 번지는 환희의 미소는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귀는 그리 길지 않으며, 둔덕진 턱과, 목과 돌려진 삼도(三道)는 입가의 미소와 더불어 자비로우면서도 근엄한 느낌을 준다.
양어깨에 걸쳐입은 통견(通肩)한 법의는 큰 원을 그리며 몸을 휘감고 있는데, 두 팔에 걸쳐 흘러내린 옷주름의 한 단이 왼쪽으로 펼쳐졌으며 그 끝이 날카롭게 표현되어 눈길을 끈다.
오른팔을 내려 손바닥이 보이는 여원인을 맺었고, 왼손은 가슴 앞에 들어 엄지와 인지․중지․약지를 맞대었는데 새끼손가락만 편 독특한 수인을 맺고 있다. 두 발은 좌우로 벌려 안정감을 주며 발가락도 퍽 사실적으로 표현하였다.
광배는 두 줄의 돌출선으로 두광과 신광을 구분하였느데, 두 돌출선 사이에 구슬무늬<珠紋>을 장식하였다. 구슬무늬는 두광에 5주(珠), 신광에 좌우 6주(珠)씩 12주를 배치하였다. 두 신광의 밖으로 큼직큼직한 불꽃 무늬를 새겨 넣었다.
이 불상은 상호의 정제된 표현이며, 법의의 부드러운 곡선과 층단식 처리며 광배의 구슬무늬와 불꽃무늬의 표현 등 사실주의적 작품이 남아 있는 고려 전기에 조성된 불상이다.

고려시대, 11세기경
높이-326cm
폭-165cm
보물 제615호
경기 강화군 하점면 장정리 석상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