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치매(老人性痴呆)

건강교실

2009-09-09     관리자

1 사람은 나이에 따라서 성격이나 행동이 달라지게 마련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공부도 하고 쓴 것 단 것 경험도 하고, 생각하고 느끼고 깨달음에 따라 사람의 성격이나 행동이 변화되어 간다.

 그와 같은 성격이나 행동의 변화가 좋은 방향으로 되어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젊었을 때는 철없이 날뛰던 성격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온건하게 되어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사람에 따라서는 늙어감에 따라 더욱 심하게 되거나 또는 젊었을 때는 하지 않던 짓을 하게 되는 사람도 있다. 신앙심이 깊어서 존경받던 사람이 늙어감에 따라 늦바람이 나고 수전노처럼 되어 빈축을 사는 경우도 있다.

 해를 거듭함에 따라 늙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늙어도 곱게 늙고 싶다는 것이 누구나 지니고 있는 소망일 것이다.

 근래 평균 수명이 점점 길어져서 노인 인구가 많아져 가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 반면에 소위 노망을 부리는 노인이 많아지는 것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모든 선진국들의 큰 문젯거리가 되고 있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어떤 TV드라마에서 멀쩡하던 중늙은이 노파가 연탄가스 중독 후유증으로 노망증이 생겨서 집안 전체가 민망해 하고 있는 줄거리가 전개되고 있다.

 조금전에 식사를 한 것조차 잊어버리고 며느리가 먹을 것을 주지 않고 굶긴다느니 자기 큰아들도 알아보지 못하고 누구시냐고 묻지를 않나, 자기가 어딘가에 찔러 넣어둔 것을 남이 훔쳐갔다고 생사람을 잡는 등 말썽을 일으킨다. 그러면서도 까마득한 옛날 기억은 되살아나서 과거와 현재를 혼동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노인성치매(痴呆)라는 병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이 드라마를 시청하는 노인들은 남의 일 같지가 않아서, 사람이 살다가 마지막에 저렇게 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들을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다.

 노인성치매는 65세 이하에서는 드물게 생기는 것인데 초로기(初老期)치매라고 하여 4, 50대에 벌써 치매증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 데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알츠하이머씨병[Alzheimer's Disease]이다.

 기억상실이 생길 뿐만 아니라 지능이나 체력도 점차 쇠퇴되고 오랜 동안에 지능과 인격이 황폐하게 되어 폐인이 된다.

2 정신적인 활동이 쇠퇴되어 노망이 생기는 원인은 뇌세포가 광범위하게 파괴되어 기질적(器質的) 장해가 생기기 때문이다. 뇌동맥경화증 · 뇌외상(腦外傷) · 유기수은(有機水銀)중독 · 일산화탄소 중독 등이  뇌세포를 손상시킨다.

 뇌 자체에는 이상이 없는데 몸전체의 건강상태가 나빠져서 간접적으로 뇌의 기능이 저하되는 경우도 있는 데, 그런 것은 병을 고쳐서 정신건강이 좋아지면 뇌의 기능도 회복된다. 정신안정제 · 수면제 등 향정신성약(向精神成藥)의 부작용으로 생기는 경우, 불안  · 긴장 등의 심리적 원인으로 생기는 경우, 또 머리를 전연 쓰지 않는 생활을 계속하여도 망령이 생긴다.

 노인은 누구나 고령이 되면 다소 지능이나 행동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고 무심하게 방치할 것이 아니라 누가 보더라도 정상이 아니라는 느낌이 생길 때에는 뇌신경 계통 전문가의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원인이 무엇인가를 밝히기 위해서는 컴퓨터 단층(斷層)엑스선촬영 진단법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뇌신경학적인 진찰법이 발전하여 있다.

 뇌졸증 · 심장발작 · 저(低)체온 · 저혈당(低血糖) 등으로 정신착란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으나 노인성치매와 다른 점은 하루, 이틀 동안에 돌연히 생긴다는 점, 원인이 되는 병을 치료하면 정신증상도 낫게 된다는 점 등이다. 오랜 동안의 알콜 중독 · 비타민 결핍 · 갑상선 기능 저하증 · 매독 · 뇌종양 · 뇌의 경막하혈종(傾膜下血腫) 등의 뇌의 병 때문에 치매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노인성 치매증니 나타나는 가능성은 나이와 더불어 증가된다. 일본의 통계이지만 65세 이상은 열 사람에 한 사람이 치매증에 걸리고 80세 이상은 다섯 사람에 한명 정도로 발생율이 높아진다.

 치매증이 된 노인을 집안에 혼자 있게 하면 사고가 생길 위험성이 많으며, 기억력이 나빠지고 정신집중이 되지 않기 때문에 가스를 잘못 다루어 화재가 생길 위험성, 외출하면 교통사고라든가, 길을 잃고 집을 찾아오지 못하는 경우, 복용하라는 약을 기억력상실 때문에 올바로 복용하지 못하는 위험성 등이 생긴다.

 그런 노인에게는 이름 · 주소 · 전화번호 등을 적은 카드를 언제나 몸에 지니게 하는 주의도 필요하다. 의학적인 치료법은 특별한 것이 없지만 어떻게 간호하는 것이 좋은가, 장기대책은 어떤 것이 필요한가를 전문의와 상담하고 지시를 받을 필요가 있다.

손 · 발을 운동시키면 뇌의 혈액 순환이 좋아진다. 그런 점에서 손에 염주를 언제나 쥐고 경문을 따로 외는 것이 뇌의 노화방지에 가장 좋다

 가족들 중에 그런 노인이 있으면 큰 부담이 되지만 그렇다고 푸대접을 하거나 이상자(異常者) 취급을 하지 말고 가족으로서 일상생활에 참여하게 하여 드리고, 취미나 간단한 작업 등을 통한 활동성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 치매의 진행을 방지할 수 있다 신앙활동에도 같이 모시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3 사람의 뇌는 140억개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는데 20대가 지나서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세포가 파괴되어 점점 감소된다. 다른 세포와 달라서 뇌세포는 한번 없어지면 다시 재생되지 않는다.

 40대가 되면 뇌세포의 감소가 급격하게 되어 뇌가 위축되면서 지능이 저하하게 된다. 40대에 하루에 파괴되는 뇌세포수가 수만 내지 수십만개가 된다는 학설도 있다.

 가령 하루에 평균잡아 5만이라고 쳐도 1년에는 약 2천만 개, 10년이면 2억, 20년이면 4억이 될 것이라는 가정이지만 하여튼 40대가 지나면서부터 뇌의 기능이 나빠지기 시작한다는 것은 알아 둘 필요가 있다.

 해부학자의 말에 의하면 한평생을 두뇌활동을 한 유명한 과학자나 정치가의 뇌를 해부하여 보면 뇌의 노쇠나 뇌연화(腦軟化)가 없이 젊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결국 두뇌를 사용하는 사람이 늙어도 뇌의 위축이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렇다면 두뇌의 건강법은 무엇인가.

 ① 머리를 쓰는 생활을 할 것.40대 이후에는 취미를 갖도록 할 것. 계속 활자로 된 책을 읽도록 할 것.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시하여 사교생활을 소홀히 하지 말 것.

 ② 영양섭취에 유의할 것. 노인이 되면 식사가 담백하게 되며 편식하기 쉽다. 당분이 뇌의 에너지원으로서 필요하기 때문에 꿀이 좋다. 단백질, 식물성지방 등이 모자람 없이 들어있는 영양있는 식사를 하루 세 끼 규칙적으로 할것. 뇌는 하루에 기초대사량(基礎代謝量)의 약 1/3(약 360갈로리)를 소모하는 기관이다.

 ③ 손 · 발을 운동시키면 뇌의 혈액 순환이 좋아진다. 그런 점에서 손에 염주를 언제나 쥐고 경문을 따로 외는 것이 뇌의 노화방지에 가장 좋다.

 ④ 고혈압, 동맥경화증이 되면 뇌동맥경화가 생기기 때문에 언제나 혈압이 오르지 않도록 건강관리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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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화 :약학박사. 서울대 약학대학장, 국립보건원장, 대한약학회장 등을 역임하였으며, 주요 저서에「건강하게
            사는 지혜」「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하나」「약이냐 독이냐」「신동의보감」등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