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심시심

마음을 고요히하면 정진이 즐거우리

2009-09-04     관리자
 

음력 7월 보름은 삼복 더위속에 하안거(夏安居)를 마친다.

 좌선법은 그 기원을 인도 요가에서 찾는다. 중국 고유사상에서도 유사한 좌선법이 있다. 도교의 좌망(坐忘)이라는 것과 유교의 경(敬 )이라는 것이 그것이다.

 인도의 요가에도 여러 가지 명상법이 발달했다. 이 명상을 통하여 마음의 수련을 쌓고 또 육체적 단련도 아울러 행한다.

 요가 수행의 육체적 단련법은 주로 동물의 심신 안정법에서 따온 것이 많다.

 선정삼매에 들기 위하여 거북처럼 네 발과 머리와 꼬리를 그 갑(甲)밑에 감추어 한 덩어리로 뭉치는 것을 장육(藏六)이라고 한다. 이것은 결가부좌를 하고 앉아 육식(六識)을 안으로 거두어 들여 심신일체로 선정을 닦는 것과 유사하다.

 요가에서 의식을 집중하는 명상법은 잠재의식을 개발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잠재의식의 개발은 육체적 활동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육체적 활동을 강화하기 위하여 요가에서는 특히 체위법(體位法)을 중요시하고 있다. 이 체위법은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비뚤어진 자세를 바로 잡는 법이다.

 바른 자세야말로 심신의 안정을 가져올 수 있고, 또 선정을 닦는데 지름길이 되기 때문이다.

 불교에 있어서도, 우리가 좌선에 임할 때 바른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 가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따라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울 때 제일 먼저 주목해야할 것이 부처님의 바른 자세이고 또 그것부터 배워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생활속에서 무의식중에 얼마나 기울어진 자세로 살아가고 있는지 이것을 분명히 의식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 것이다. 또 이 비뚤어진 자세로 말미암아 우리 몸과 마음에 일어나는 부작용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의식하는 사람도 드물다.

 요가에서 모든 신체부의 가운데 척추(脊椎)를 가장 중요시하는 이유는, 척추가 몸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70%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척추의 기능은 몸 여러 부분에 작용하지 않는 곳이 거의 없다.

 선방에서 좌선을 할 때 청룡골을 바로 세우도록 거듭 주의를 주는 까닭을 바로 여기에서 알 수 있다.

 인체의 기둥을 이루고 있는 이 척추는 33마디 혹은 34마디로 이루어져, 경추(頸椎) 7마디, 흉추(胸椎) 12마디, 요추(腰椎) 5마디, 선추(仙椎) 5마디, 미추(尾椎) 4(5)마디로 분류되고 있다.

 그리고 이 등뼈는 몸의 각 주요부분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매우 주목할 만하다. 이를테면 경추는 뇌(腦)와 얼굴의 여러 부분, 그리고 인후 갑상선 뿐만 아니라 심장과 폐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흉추나 요추도 흉곽부위와 소화기 계통에 각각 연결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외에 여타부문에도 관계되어 있어, 그 이상(異常)은 곧 내장기관과 혈압에까지 미치게 되어 있다.

 신체의 다른 부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우리 몸이 좌로 기울었을 때 왼쪽에 위치한 기관들, 심장이나 위장이 부지불식간에 압박을 받게 되고, 우측으로 몸이 기울었다면 간장 등이 받는 피해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일반적으로 체위에 대해서는 매우 소홀히 하여오고 있기 때문에, 몸에 이상을 느끼면 주로 약에 의존하거나 고작 식이요법에 한정하는 수가 많다.

 그러므로 요가 수행에서 약보다 체위조정을 중요시하고, 좌선수행에서 좌선의(坐禪儀)를 금과옥조로 잘 지켜야 하는 소이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천태소지관(天台小止觀)에 아래와 같은 좌선에 대한 게송이 있다.


  身安則道隆 신안즉도륭     몸이 편안하면 공부에 장애가 없으므로

  飮食知節量 음식지절량     음식의 적당한 양을 알고

  常樂在閑處 상요재한처     항상 한가한 곳에 있으며   

  心靜樂精進 심정락정진     마음을 고요히 하면 정진이 즐거우리.

  是名諸佛敎 시명제불교     이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조흥식:문학박사, 불문학을 전공(생떽쥐베리 연구)하였으며,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