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의 세계] 금강삼매경의 본각과 수행

* 특별기획 : 金剛三昧經의 세계 本覺과 修行

2009-08-29     관리자

   〖1〗경이 유포된 경로

 이 경이 이 국토에 맨 처음 유표된 연유를 밝혀 보면, 당고승전(唐高僧傳)에 이렇게 일렀다.

 신라 왕비가 큰 병이 들어 약을 썼으나 온갖 의약이 효험이 없어, 병을 구하는 기도를 하는 등 갖은 정성을 다 기울였지만 역시 영험이 없었다. 이에 기도법사가, 외국에 가서 약을 구해오면 나으리라 하므로 대왕이 중국인 당나라에 가 약을 구해 오라 사신에게 명했다. 사신이 명을 받아 뱃길로 당나라를 향해 가는데, 해상에서 신(神)이 나타나 산질된 불경 30여장을 내어 주면서 말했다.

『너의 나라 왕비는 전세에 용궁의 청제(靑帝)의 제 3녀인데 이제 병에 의탁하여 이 경을 유포시킬 인연을 지었으니 이 경을 모시고 가서 너의 나라 대안(大安)대사로 하여금 이 경의 차례를 정하게 하고, 원효대사로 하여금 이 경을 설하게 하면 왕비의 병도 낫고 동시에 너의 나라에 큰 경사가 있으리라.』

 사신은 그 경을 받아 가져 모시고 와서 대왕에게 전했다. 대왕은 그 신의 가르침대로 대안대사를 모시고 이 경을 편찬하게 하시니 이가 곧 금강삼매경이다. 대안 대사께서 이경의 차례를 八품으로 전하시고 이 경은 원효대사가 아니면 강설할 수 없으니 대사를 모셔 오도록 하였다. 원효대사는 이 경을 보시고, 이 경은 본각(本覺)과 시각(始覺)으로 종을 삼았으니 십신행(十信行)과 십주행(十住行)과 십행행(十行行)과 십회향행(十廻向行)과 십지행(十地行)과 등각행(等覺行)의 육행(六行)을 타고 가야 할 것이니 나를 위하여 각승을 준비하라 했다. 대사는 벼루를 소의 두 뿔 사이에 안치하고 오면서 다섯 권의 소(疏)를 지으셨다.

 신라국 대왕은 나라의 큰 경사의 성취와 성불 인연을 잘 가꾸고자 이 경을 설하여 주시도록 청법하였는데 그때나 이제나 헐뜯고 시기하는 무리들이 득실거리는 풍토, 그 소인배들이 급기야는 그 소를 훔쳐 가 버렸다. 그 일을 대왕이 알자 다시 3일 동안 연기하여 약소(略疏) 3권을 지어 이 경을 강설하시어 나라의 큰 경사를 성취하는 연을 가꾸시고 성불 인연을 지으셨다.

   〖2〗대의와 종요

 원효대사께서 금강삼매경론에 이렇게 이르셨다.

『한 마음의 근원은 유(有)와 무(無)를 떠나서 홀로 청정하며, 이공(二空)의 바다는 진(眞)과 속(俗)을 사무쳐 담연하도다.······파(破)할 것도 없지만 파하지 않을 것도 없으며, 세울 [立] 것도 없지만 세우지 않을 것도 없도다. 가히 이르되, 「이치라 할 것도 없는 지극한 이치요, 그렇다 할 것도 없는 큰 그런 것」이니 이른바 이 경의 대의(大意)로다······진실로 그렇다 할 것도 없는 큰 그런 것인 까닭에 이 법의 설함은 묘하게 한복판을 맞추고 이치라 할 것도 없는 지극의 이치이므로 경전의 종지가 테두리 밖에 뛰어났도다······파하지 못할 바가 없는 연고로 이름을 금강삼매라 하고, 세우지 않음이 없는 연고로 이름을 섭대승경(攝大乘經)이라 하며, 일체의 뜻과 근본이 이 둘에 벗어남이 없는 연고로 또 이름하여 무량의종(無量義宗)이라 하는 도다.······이 경의 종요(宗要)는 벌리어[開] 말할 수도 있고 합(合)하여 말할 수도 있도다. 합쳐서 말하면 한 맛[一味[의 관행(觀行)으로 요지를 하거니와 벌리어 말하면 열 단계의 법문[十重法門]으로 종(宗)을 하는 도다.』

 이러기에 이 금강삼매경은 가히 뜻으로 헤아릴 수 없고 과거의 모든 부처님이 호념하신 바이며 능히 여래의 일체 지혜 바다에 들어가게 한다 하시었으며, 만일 중생이 이 경을 받아 가지면 곧 일체 모든 경 가운데에서 구할 것이 없으리라 하시었으며, 이 경전은 모든 법을 두루 지니어 모든 경의 요긴함을 안았으니 이 모든 경전의 법의 용마루라 하셨다. 이 경의 이름이 금강삼매경인 바, 금강이라 함은 비유로 이름한 것인데 견실한 것은 바탕[體]이요 뚫고 부수는 것은 그 하는 힘[功]인 것인 바 금강삼매도 이와 같이 진리의 바닥[實際]으로 그 바탕을 삼고, 쳐부수는 것으로 그 공능을 삼는 것이다. 진리의 바닥으로 바탕을 삼는다는 것은 이치를 증득하여 근원을 궁구한 까닭이 되겠고, 뚫고 부수는 것을 공능으로 삼는다는 것은 두 가지 뜻이 있는데, 첫째는 모든 의심을 쳐부수는 것이요 둘째는 모든 선정(禪定)을 뚫고 들어가는 것이 바, 모든 의심을 쳐부순다는 것은 문제를 일으키어 의심을 끊는 까닭이요, 모든 선정을 뚫고 들어간다는 것은 이 선정은 능히 모든 삼매로 쓰임 있음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마치 보배 구슬을 꿰어서 쓸모 있게 하는 것과 같기 때문인 것이며 팔만 사천 무진법문을 다 안아 버린 섭대승경이라 하며, 거룩한 진리를 밝혀 놓으신 무량의 종인 것이다.

   〖3〗本覺과 修行

 우리 인생은 어디로 좇아 왔다가 어디로 가는 것인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본래 좇아 온 곳도 없고 이제 가는 곳도 없으니, 주인공아, 본래의 이익을 얻음이 불가사의한 일이로다. 이것이 큰 보살마하살이니라. 모든 부처님은 항상 하나의 깨달음으로써 알음알이[識]를 돌리어, 「아마라」에 들어가게 하니 일체 중생의 본깨달음[本覺]은 항상 하나의 깨달음으로써 모든 중생을 깨닫게 하며, 저 중생들로 하여금 다 본각을 얻게 하여 모든 정식(情識)이 공적하여 생함이 없는 줄을 깨닫게 하며, 하나의 깨달음이란 무너뜨릴 수 없고 부술 수 없으니 결정성(決定性)인 까닭이다. 자성이 깨달음이 있지 않음이기에 깨달음 없는 것을 깨달아 알 때에 모든 알음알이는 근본으로 돌아가 깨달음의 묘한 지혜는 햇빛과 같고 이익한 일을 이룩하여 그 근본 깨달음인 본각을 얻게 함은 큰 법의 감로수와 같으니 이 지혜에 들어간 자는 부처님 지혜의 경지에 들어가고 이 지혜의 경지에 들어간 자는 모든 알음알이인 식이 나지 않나니, 이와 같이 일체 중생은 본래부터 번뇌의 흐름이 없는 모든 공덕의 근본이 있지만 지금은 욕심의 가지를 항복받지 못한 까닭으로 헐덕거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기에 모름지기 헐덕거리는 중생으로 하여금 심신을 가라앉히어 금강지(金剛地)에 머물게 하고 마음이 고요하여 생각의 일어남이 없이 마음이 항상 안온하면 곧 한 생각의 남이 없으리라는 부처님의 말씀을 꼭 따라야 하겠다. 깨달음이 없는 이치를 깨달아 알면 그것은 근본 이익이요 근본 깨달음인 본각이니, 이 깨달음은 청정하고 물들음이 없어 변하지 않고 바뀌지 않는 결정성인 본연성(本然性)인 까닭에 가히 범부 중생의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음을 소리 높혀 밝히는 바이니 이 법문 아래 본 깨달음의 반야바라밀을 얻으시라. 결론적으로 불도에 머물러 수행하려하는 이는 마땅히 그 일을 따라서 취하는 행과, 알음알이를 따라서 취하는 행과, 진여를 따라서 취하는 행인 삼행(三行)을 통달하여 진여를 따르는 결정된 지혜와 방편으로 꺾어 부수는 정하지 아니한 지혜와, 번개 같은 생각을 제어하는 열반의 지혜와 실상이 구족한 도에 들어가는 구경의 지혜로써 중생을 교화하여 텅 빈, 지음 없고 형상 없는 삼매로 회향의 거보를 내디디면서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이 금강삼매경을 받아 가져 모시게 하여 마음이 항상 선정(禪定)에 있어서 본심(本心)을 잃지 않게 하도록 할 것이며, 만일 본심을 잃으면 맑고 시원한 감로수인 참회를 지극히 하도록 하여야 하지 않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