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불화] 용문사 지장시왕탱

한국의 불화-용문사 지장시왕탱 -龍門寺 地藏十王幀-

2009-08-20     안장헌

조선 순조 13년 (1813), 크기 : 209 × 227cm, 경북 예천군 용문면 내지동 용문사

예천 용문사 대적광전 동쪽 벽에 헌봉되었던 지장시왕탱이다. 조선조 후기의 지장그림 중에는 지장보살과 명부시왕(冥府十王)을 한폭에 그린 지장시왕도가 많다. 이는 지장보살께서 명부에 주재하시면서 마지막 한 중생까지 제도하지 못하면 영원히 보살로 남겠다는 서원을 세우시고, 육도(六道)를 윤회하는 중생을 교화하는 대비(大悲) · 대원(大願)의 보살이신 때문이다.

 그림 중앙의 높은 보좌 위에 가부좌한 지장보살께서 긴 석장을 잡고 계신다. 대좌 앞 좌우보처에 도명존자(道明尊者)와 무독귀왕(無毒鬼王)이 협시하고, 그 좌우로 명부의 시왕(秦廣大王을 비롯 初王, 宋帝, 五官, 閻魔, 變成, 秦山 , 平等, 都市, 五道轉輪大王등) 과 그 권속인 사자(使者), 판관(判官)들이 화면 위쪽을 가득 채우고 있다.

 지장보살 좌우에는 네 분의 보살이 둘러 서 있다. 본래 지장그림에 등장하는 보살은 육도를 상징하는 관음(觀音), 용수(龍樹), 다라니(陀羅尼), 상비(常悲), 지지(持地), 금강장보살(金剛藏菩薩)을 표현하는 상례인데, 이 그림에는 네 분의 보살만이 표현되었다. 화면 상부 좌우에는 따로 구획된 원(圓)속에 문수, 보현보살을 표현한 이색적인 구성을 보인다. 그림 하부 좌우에는 4천왕이 무장을 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홍색과 녹색을 많이 쓴 매우 화려한 그림으로 嘉慶18년, 즉 순조13년(서기1813년)에 그려 모신 탱화이다. 이 지장시왕탱이 걸려있던 대적광전이 재작년 초파일 화재로 소실되엇는데 이때 이 탱화가 안전히 불길을 피했는지 퍽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