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의 세계] 능엄경의 구조와 중심사상

특별기획/ 능엄경의 세계

2009-08-02     관리자

  1, 능엄경의 구성

  (1) 능엄경의 교상판석

 이 경의 원명(原名)은 <대불정여래 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大佛頂如來密印修證了義諸菩薩萬行首棱嚴經)>이다. 경명(經名)에 불정(佛頂)․밀인(密因)` 보살(菩薩) 등의 말이 있는 것으로 보아 밀교(密敎)나 대승불교 경전을 얼른 짐작할 수 있다. 이 경우 운허(耘虛)지음 <불교사전> 「오시(五時)」조(條)의 유송(劉宋) 도장사 혜관의 교판(敎判)에 의하면 常住敎에 해당된다. 이 경은 <원각경>` <금강경>` <기시론>과 함께 사교과라 하여 우리나라 불교 강원(講院)에서는 대교과 다음으로 꼽는 필수 경전으로 학습하고 있으며 <대정신수대장경>에는 경집부(經集部)에 분류되어 있고, 중국 경전에는 관정부에 속해 있다.

 (2) 이 경의 조직, 구성

 이 경도 다른 경전과 같이 크게 서분(序分).정종분(正宗分).유통분(流通分)으로 구성되었다.
1) 서분은 서론으로서 「언제, 누가, 어디서, 누구와 함께, 무엇을, 어떻게 말씀하셨다」고 증거하여 이 경을 설하게 된 연유와 배경을 설명함으로써 학습자들로 하여금 굳게 믿을 것을 전제하고, 대중 가운데서 아난다가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문제의 핵심을 제기하는 부분이다.

 2) 정종분은 이 경의 보론 핵심 내용으로서 다시 다섯 단원으로 구분되었다.                                               ① 견도분은 제 일 권부터 제 사권 중간까지의 내용으로서 「도를 보는 부분」이다. 망심을 밝혀 진심을 알게 하는 것이 중심 사상이다. 부처님으로부터, 「출가 동기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은 아난다는 「부처님의 거룩한 모습을 뵙고 기뻐하여 흠모했기 때문입니다.」라고 대답했다. 부처님은 참 마음을 알게 하기 위하여 「그 흠모하는 마음이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다. 아난다는 몸 속 몸 밖 눈 속 등에 있다고 차례로 일곱 군데를 가리켰으나 부처님은, 「그것은 망심이므로 옳지 않다」고 하셨다. 결국 우주에 충만하고 영원한 마음을 아난다가 어느 일부분에 있다고 착각하는 잘못을 지적해 주셨다. 부처님이 영원불멸하고 없는 곳이 없는 참 마음인 여래장을 보여 수행자들로 하여금 그것을 깨달을 것을 강조한 부분이다.

 ② 수도분은 제 사권 중간부터 제 칠권 중간까지로서 「도를 닦는 부분」이다. 위에서 말한 참 마음을 중생들이 알지 못하는 것은 눈` 귀` 코 등의 육근으로 지은 번뇌 때문이다. 그러므로 번뇌를 끊어야 육근이 원통해서 참 마음을 깨달아 열반의 경지에 도달하게 된다. 번뇌를 끊는 방법은 수도하는 길뿐이다.
여기서 수도 방법으로 번뇌의 매듭을 풀어 원통을 얻는 방법, 도량을 차려 수행하는 방법으로서 삼무루학, 사율의 다라니를 암송하는 요령과 공덕, 십이유생이 생기는 원인 등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서술하였다. 즉, 수행자들의 수행방법과 도정을 자세히 밝힌 부분이다.

 ③ 증과분은 제 7권 끝부터 제 8권 중간까지로서 「도를 깨닫는 부분」이다. 범부 중생들이 위에서 말한 수행방법에 의하여 55단계의 수도를 거쳐 묘각을 얻어 최상의 도를 이루는 것을 설명했다. 즉 십신` 십주` 십행` 십회향` 사가행(加行;煖位, 頂位, 忍位, 世第一位)十地` 구경(究竟, 成佛) 등의 계단을 밟아 수도의 목적을 달성하는 절정을 이루는 부분이다.

 ④ 결경분은 제 8권 중간부분으로서「경전의 끝을 맺는 내용」이다. 여기서는 곁들여 지옥` 아귀` 축생 등 칠趣가 생기는 원인을 설명했다.

 ⑤조도분은 제 8권 중간부터 제 10권 끝까지로서 <수도를 돕는 내용을 첨가한 부분>이다. 소위 변마장이라 하여, 수도 과정에서 나타나는 갖가지 마군을 식별하여 퇴치하고, 온갖 장애요인 유혹과 난관을 극복할 것을 강조하는 부분이다.

 대개 정종분의 다섯 단원을 간략히 설명하면 도를 본<견도본> 다음에 도를 닦고<수도분>, 도를 닦은 뒤에 도를 얻고<증과분>, 도를 얻었으므로 경전을 끝내었으나<결경분>, 중생들이 수도과정에서 잘못된 길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하여 변마장등 도를 돕는 부분<조도분>을 곁들였다고 말할 수 있다.

 3) 유통분은 이 경전의 공덕을 설명하고 널리 포교하여 후세에 오래도록 전파할 것을 학습자들에게 강조하고 권장하는 부분이다.

  󰊲능엄경의 중심사상

 운허 지음 <수능엄경주해(首倰嚴經誅解)>의 서문에 의하면 [<대불정수능엄경>은 불교의 철리(哲理)와 수행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서술한 경전으로서 팔만대장경 중에서 가장 긴요한 경이다. 그러므로 불교의 내용을 알고자 하는 초학자로서는 [반드시 읽어야 할 경이라고 생각한다]고 하였다.
필시 나름대로 이 경의 핵심사상을 요약 정리하면 다섯 가지로 추릴 수 있다.

 첫째 사마타(奢摩他)를 말하여 참 마음을 알게 한 절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 작용하는 마음은 망념,망심으로서 가짜 마음이고, 불성(佛性). 여래장(如來藏)이 곧 참 마음으로서 진짜 마음이며 영원한 주체(主體)라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 진심(眞心)의 정체(正體)를 명확하게 설명했다. 마음이 곧 부처라(心卽是佛)고 하는 것이 불교의 요지이나 그 마음이 무엇이냐 할 때 선종(禪宗)의 격외소식(格外消息)을 제한다면, 이 경만큼 언어나 문자로 이렇게 분명히 밝힌 경전은 드물다고 생각된다.

 둘째 삼마지(三摩地)를 말하여 일문으로 들어가게 한 점이다. 마음을 한 곳에 집중하여 산란치 않게 함으로써 번뇌를 제거하고 18계가 원통하여 대승 일심으로 돌아가게 했으며 특히 능엄주의 신비한 공덕을 설한 것은 이체롭다고 할 수 있다.

 셋째 선나(禪那)를 말하여 수행의 과정과 절차를 자세히 밝힌 점이다. 화엄경의 축소판이라고 할 만큼 수행의 성취과정을 단계별로 구분하여 수행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한 것은 마치 현대 교육의 학제 내지 학위제도와 흡사하다고 하겠다.

 넷째 우주의 생성원리를 밝힌 점이다. 세계와 업과 중생이 생겨난 원리와 배경 그리고 그 과정을 자세히 설명한 점으로 보아 불교의 우주 창조설이라고 할 만하다. 화엄경에서도 우주의 생성원리를 언급하고 있지만 너무나 추상적 관념적 포괄적인 이론인데 비하여 능엄경은 사실적 구체적 단편적인 설명으로 자연과학적 이론과 내용으로 전개되었으므로 비교 연구할 과제라고 하겠다.

 끝으로 우리나라 선종(禪宗)의 소의(所依) 경전으로서 참선 수행과정에서 나타나는 갖가지 미세(微細)한 마(摩)의 출현 현상을 판별 퇴치하는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하는 경전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한 마디로 불교도라면 누구나 읽어야 할 경전이라고 생각한다.* (동국대부속고등학교주임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