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호 1980년 7월호 편집후기

편집후기

2009-07-31     편집부

◁태양은 눈부시게 창공에서 부서지고 푸르름은 대지를 파도 되어 너울 친다. 그 사이에 싱싱한 대조화, 엄청난 성장의 힘, 기쁜 희망, 밝은 빛이 푸른 바람 속을 파도친다. 대지는 이렇게 왕성한 생동과 성장과 큰 조화로 살아가는가. 새삼 이 작은 가슴을 압도해 오는 7월의 하늘, 땅이다.무엇이 이렇게 조화 있는 합장을 울리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대지가 있고 수목이 있고, 구름이 있고, 별이 있고, 해와 달이 있고, 비바람이 있고, 꽃과 새가 거기 있어서 모두가 자기의 분대로 안주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던가. 온 푸른 수목이 대지를 함께 하고, 밝은 햇살을 함께 하고, 별의 속삭임을 함께하고, 비바람의 율동을 함께 하고, 모두를 함께 하며 제각기의 개성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 아니던가. 봄바람은 동에서, 가을바람은 서에서 불며, 오얏꽃은 희고, 복숭아꽃은 붉으며, 종다리는 구름위에서 우짖어 댄다. 이렇듯 개성의 여지없는 발휘가 우주를 장엄하며 천지를 감아 도는 계절과 밤낮의 순환이 이렇게도 천지를 조화 있게 꾸며가는 것이던가.

◁세계는 왕성한 꽃다발이라 하였다. 인류는 한 몸이고 천지는 나와 같은 뿌리라 하였다. 아, 우리 인간이 영원히 한 맥박으로 숨 쉬고 기뻐하고 노래하고 싶은 이것을 어찌 호사한 넋두리라 할 것인가. 두 손 모아 기도하며 7월을 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