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도반 불도의 길을 나란히 가렵니다.`

불자가정만들기 (대한불자 가수회 회장 진송남 씨. 한인식 씨댁)

2009-07-29     관리자

  나란히 나란히 걸어갑시다.

  당신과 나 어느덧 머리엔 서리내리고 눈가에 피어난 잔주름 깊어가는구료.

  여보 우리 잔칫날 발맞추던 사뿐한 걸음새로 한자국도 앞서지 말고 뒤서지도 말고 나란히 나란히 걸음 맞추어 누구도 먼저 가지 말고 우리 함께 갑시다.

  이처럼 아름다운 노랫말로 잔잔한 부부애를 노래해 최근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신심 깊은 불자 듀엣 가수 진송남, 한인식 씨 부부.

  이들은 요즘 대한불자가수회 3대회장 (진송남 씨)으로 선출되어 불음을 전하는 포교사 부부로 예전보다 더욱 눈코 뜰새없이 바쁘다.

  어둠이 깔릴 무렵. 진송남 씨 부부의 바쁜 스케줄로 어렵사리 잡힌 기자와의 안터뷰 장소는 그들의 보금자리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가수의 집이라 좀 유별날 것이라는 기자의 엉뚱한 호기심과는 달리 여기 저기 눈에 띄는 많은 의상들과 빽빽히 들어찬 레코드, CD판들을 제외하고는 여느 가정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하고 검소한 가정이었다.

  또한 안방과 거실, 현관에 걸려 있는 불상 사진과 진송남 씨 자필로 사경한 반야심경 액자, 선사 (禪師)들의 법어가 담긴 액자 등은 방문객으로 하여금 불자가정임을 한눈에 알 수 있기에 충분했다.

  "바깥일에 바쁘다보니 집안이 엉망이예요. 흉보지 말고 이해해 주세요." 라며 살포시 웃는 부인 한인식 씨.

  진송남 씨 부부는 1남 2녀를 두고있는데 얼마전에 시집보낸 큰딸 유정 (26세)씨를 제외하고 둘째 딸 은진 씨 (23세), 막내아들 장욱 군 (18세)과 함께 살고 있다.

  "원래 저의 집안이 불교집안이었기 때문에 불교적 성향은 갖고 있었지만 독실한 신자는 아니었지요. 그러다 지방에 계신 이모님을 따라 우연히 한 사찰에 들르게 되었는데 그때 받은 감동과 나름대로의 느낌이 저를 지금의 불자로 있게 한 불연의 첫 매듭이었던것 같습니다."

  먼 옛일을 회상하며 지그시 두 눈을 감은 진송남 씨. 그의 옆에 있던 부인 한인식 씨가 조심스레 말을 꺼낸다.

  "제 남편은 신심을 가지고 꾸준히 사찰을 다녔지만, 저는 속세의 타성에 젖어 사느라 종교라는 것엔 별 관심을 느끼지 못했어요. 주말이나 시간만 나면 절에 가자고 하는 남편을 따라 여행하는 셈치고 억지로 다녔었지요. 하지만 결국 남편의 포교에 두손 들고 (?) 말았어요. 내심으로는 저도 불교가 차츰 좋아졌던 이유도 있었구요.

  바쁜 스케줄 탓에 어느 한 사찰의 정기적인 법회에는 꾸준히 참석을 하진 못하지만 틈나는 대로 아이들과 함께 가까운 봉은사에 가곤 합니다."

  이제는 좀더 성숙한 불자가 되고자 바쁜 와중에도 짬을 내어 불교교리 공부를 위해 책을 읽고 염불을 한다는 진송남 씨 부부는 그야말로 내실있는 불자가 되고자 서로를 격려하며 보듬어주는 도반이다.

  두 부부가 요즘 한 목소리로 뜻을 모으고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생활 속의 실천으로 포교를 위한 불교 대중화의 일꾼이 되고자 하는 다짐이다.

  진송남 씨는 불자가수회 회장으로 선.후배 불자 가수들을 한데 모으는 회원관리와 포교활동 영역을 넓혀가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전에 불자들에게는 왠지 솔선수범 하기 싫어하는 고질병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불자가수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적극적인 회원활동을 하기 보다는 후원자로 주변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구요.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름만 내놓았던 불자가수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가 하면, 특별. 일반 회원들의 능동적인 회원 가입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와 같은 진송남 회장의 말은  불자가수회 자체 법당 마련을 위한 기금 모금에 참여해 주는 회원들의 지극한 불심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가 있었다.

  "적극적인 관심과 활동을 보여주는 회원들의 뜻을 거스르지 않기 위해서라도 원을 세워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뿐입니다. 모든 일이 부처님 일이라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이에 부인 한인식 씨도 그를 도와 꼼꼼한 살림솜씨를 발휘하여 불자가수회의 모든 살림살이를 도맡아 하면서 그다지 좋지 못했던 재정 형편을 살려 가는데 한몫하고 있다.

  또한 신행활동도 게을리 하지 않도록 마포에 있는 다보 빌딩 (불교방송국) 3층 대법당에서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오후 3시에 불자가수회 정기법회를 보고 있으며 성지순례 법회나 큰스님 초청법회도 정기적으로 치르고 있다.

  진송남 씨의 노래의 인생길은 3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희노애락의 긴 세월 속에서 그가 취입한 곡은 무려 천여 곡을 넘었고, 그 중에는 히트된 곡도 꽤 많이 알려져 있다. 꾸준한 활동 속에서 `92년에 발표한 `나란히 걸읍시다`는 두 부부가 한마음으로 노래해 큰 호응을 얻은 앨범이기도 하다.

  "원래 저는 진송남이라는 가수의 평범한 아내에 불과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의 뒷바라지로 식사를 싸들고 연습중인 녹음실에 찾아갔다가 남편의 장난끼어린 권유로 같이 노래를 해보았지요. 뜻밖에 주윗분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고 결국 곡을 조금 수정하면서 듀엣곡으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제 첫데뷔에 얽힌 에피소드예요."

  어렸을 적부터 노래를 잘 불러 동네 사람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었다는 한인식 씨. 그의 가수 데뷔 동기는 결코 우연만은 아닌 듯 싶었다.

  아름다운 음성을 타고난 선남자 선여인이 부부로 만나 불음을 전파하여 보시와 포교라는 덕행을 쌓으며 부처님의 가피 속에서 살 수 있다는 것은 어찌보면 부처님께서 내리신 커다란 복이 아닌가 싶어 은근한 부러움이 밀려왔다.

  "아이들은 아직 뚜렷이 불교를 위해 활동을 한다거나 교리 공부를 한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불교를 자기의 종교라 생각하고 사월 초파일이나 휴일에 떠나는 사찰여행을 함께 다니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우리 부부의 생활모습 속에서 차츰 보고 느끼겠지요. 보여주는 포교 속에서 우리 아이들도 곧 불심 두터운 불자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바쁜 활동으로 제대로 보살펴 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 뿐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하는 두 부부. 그래도 한 편으론 스스로 제 할일을 알아서 해주는 아이들의 믿음직스러움에 가슴 뿌듯함을 느끼는 듯했다.

  진송남 한인식 씨 부부의 할일은 너무도 많이 산재해 있다. 이제까지 해온 고아원이나 양로원 등의 복지기관 방문을 비롯, 해외불자들을 위한 위문공연, 자체 법당 마련 계획, 불교 TV개국에 따른 불자가수회의 활동 활성화, 환경보호 캠페인과 전통문화 계승 켐페인 사업 추진 등의 크고 작은 행사들의 계획이 그것이다. 특히 여기에 불자가수들의 목소리를 한데 모아 불음을 전하는 확실한 포교를 하고자 찬불가 앨범을 만들 계획을 복안 중이라고 한다.

  이렇듯 진송남 씨 부부는 각종 행사의 계획과 참여로 분주하다.

  흔히들 항상 함께 있는 금슬 좋은 부부를 일러 원앙새에 비유한다. 그렇다면 진송남 한인식 씨 부부를 연화장 세계에 법음을 전하는 정겨운 한 쌍의 원앙이라 표현해도 좋을 듯 싶다.

  그들의 노랫소리가 온 누리에 퍼져 어느 가정, 어느 부부의 마음 속에 행복과 기쁨을 심어 준다면 그것이 바로 보시요, 다름아닌 포교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