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법호지의 적극적 의미-호법은 정법의 적극적 구현이다-

권두언

2009-07-17     관리자

부처님은 법신이시기에 상주(常住)하는 몸이시며 금강의 몸이라는 것은 부처님의 말씀을 빌리지 않더라도 알 수 있는 일이다. 부처님은 일체중생으로 하여금 법신을 깨달아 자재신․안락신․금강신을 성취시키며, 정불국토를 실현하기 위하여 온갖 방편을 기울이시어 중생 곁으로 오시는 것이다.

그리고서 법을 설하시고 법을 이 땅에 심으신다. 그리고서 부처님의 정법이 영원히 머물고 일체 중생에게 빛이 되고 힘이 되도록 부촉하심이 또한 간곡하시다. 어느 경(經)이든 끝머리에는 경의 호지와 유통을 간곡히 부촉하시는 대문은 참으로 눈물겹다. 그리고 경에는 정법염원을 위하여 정법호지를 누누이 부촉하신다.

  「내가 열반에 든 후, 계를 가지고 정법을 호지하는 자가 만약 법을 허무는 자를 보거든 곧 꾸짖고 규치(糾治)하라. 이 사람은 칭량할 수 없는 무량복을 얻으리라. 정법을 허무는 자를 보고 꾸짖고 규치하지 않으면 이는 불법 중의 원수요. 만약 여법히 규치하면 참된 나의 제자니라. 여래는옛적에 정법을 호지한 인연으로 지금의 이 금강신․상주불괴신(常住不壞身)을 성취하였느니라 ……」<대반열반경>

이와같은 부처님의 말씀의 진의는 무엇일까? 중생들을 위한 지극하신 자비이시며 중생들의 궁극적 완성. 청정국토의 완성을 지극히 염원하시고 있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부처님은 정법을 파괴하는 자에 대한 정법의 보호를 강조하시지만 기실 그 내면에는 「정법의 구현」이라는 적극적인 의지가 그 안에 있는 것이다. 정법이 허물어지는 것을 기다려 정법을 호지할 것이 아니라 정법을 적극적으로 선양하여 사회 속에 심고 역사 위에 실현하자는 것이 진의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호법법문의 실질적 내용은 정법영원 중생의 성취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새해가 다시 열린다. 우리는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과제의 정진을 기약함에 호법법문의 깊은 뜻을 다시 생각하는 것이다.

그 첫째는 이 땅 온 이웃을 법으로써 성숙시키기 위하여 부처님의 자비 법문을 깊이 수행하고 실천하는 일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한낱 개아의 안녕에서 그치지 않고 진리에로의 완성을 추구하신다. 그리고 거기에는 일체 중생과 함께한 뜨거운 자비의 물결이 넘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수행도 스스로 닦고 이웃과 함께하는 자비의 실천을 다시 반성하여야 하겠다.

둘째는 부처님 법문의 선설이다.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진리의 길․평화의 길․완성의 길로서 부처님 법문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우리는 모름지기 부처님의 자비하신 목소리에 화하여정법의 존재를 소리높여 외쳐야 하겠다. 개아를 살리고 국토를 살리고 역사를 살리는 부처님 법의 존재를 온 이웃에게 전해야 하겠다. 그리고서 함께 배우고 닦으며 함께 기뻐하고 성취하여 이땅에 빛이 되고 힘이 되어야 하겠다.

셋째는 정법의 사회적 실현을 향하여 적극적인 법의 실천이 있어야 하겠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곽에 갇힌 비소한 인간에서 그를 해방하여 무한대의 권능자로 성취시키며, 또한 온 이웃․사회 온갖 계층에 걸쳐 있는 수많은 담을 헐어버리고 화합과 존중의 평원을 열어준다.

그리고 서로 돕고 남을 위하는 것이 곧 자기 완성의 길임을 보여주어 온누리에 진리 광명을 가득 채우고 그 안에 온 중생의 완전한 성취를 약속한다. 이러한 부처님의 가르침은 사회적 모든 시설을 통하여 실현하고 운영되어야 하겠다. 불법은 개인적 수행에서 시작하여 사회적 완성․국토의 성취․역사의 청정을 추구하는 것을 잊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정법의 호지는 적극적 행동으로 지켜져야 하겠다. 부처님의 자비하신 진실한 뜻이 개인을 넘어서 사회 온갖 계층 속에서 싹트고 꽃피우도록 하는 것이 정법호지의 진실한 뜻이 아니겠는가. 오늘날 우리를 둘러싼 사회며, 나라며, 세계의 정세는 문자 그대로 「투쟁견고(鬪爭堅固)」의 모양이 끝없이 물결쳐 가고 있다. 평화, 평화를 외치면서도 투쟁, 투쟁이 쉴 줄 모른다.

정법을 배우는 오늘의 불자는 모름지기 정법을 온 사회에 선설하여 중생은 한 몸이요, 세계는 한 집인 것을 깨우쳐 주어야 한다. 서로 아끼고 존중하고 협동하여 돕는 데서 평화는 열매를 맺고 개인의 안녕도 진실 성장도 있게 되는 것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개인의 안정이나 안녕만을 추구하는 수행이란 수행이 아닌 것이다. 이웃과 함께 하고 겨레와 함께하며 인류와 함께한 보살의 길이 진실한 호법의 길이다. 오늘의 불자는 화합의 중심이 되고 지혜의 횃불이 되며 성취의 동력인 것을 자담하고 나서야 하지 않겠는가. 다시 열린 새해에 행동적 정법호지를 온 불자형제들과 더불어 되뇌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