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불교, 봉사하는 불교

특집/부처님 오신 날 푸르게 푸르게

2007-05-23     관리자

이 땅에 자비광명을 내린 기쁨과 환희의 날이다. 하지만 미래의 주역인 유아에서부터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불교는 고리타분한 종교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상황에서 현실불교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젊은층을 비롯한 시민참여를 이끌어내는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여 광주불교의 희망을 주는 곳이 바로 우리 원각사 불일청년회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벌이는 ‘경로잔치’는 지역주민들과 함께 어르신들을 모시고 다양한 공연과 음식공양 및 무료 한방치료, 조그만 선물 증정의 형식으로 행하여진다. 올해로 어느덧 12년째를 맞으며, 매년 부처님의 자비 사상을 시민들과 함께 나누고 있다. 우리는 법문만 듣고 마는 법회에서 벗어나, 부처님 말씀을 실천하는 행으로의 법회로 나아가고자 한다. 이는 청년법우들에게 신심을 고취시키며, 법당에서 기다리는 포교가 아닌 거리로 찾아가는 포교, 더 나아가 봉사하는 포교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광주의 1번지 충장로 번화가에서 벌어지는 ‘시민과 함께하는 연등 만들기 축제’는 거리에서 펼치는 문화의 장으로서 젊은이들의 활발한 참여로 이루어진다. 중·고교·대학생으로 이뤄지는 댄스공연과 라이브 가수의 축하공연을 보며, 자신이 직접 연잎을 접어 예쁜 등을 만들어 완성품을 가져가게 된다.
엄마 손을 잡은 아이들의 호기심어린 눈길과 축제를 함께 즐기는 젊은이들의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보며, 그들의 마음속에 불교가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단지 우리가 가까이 가지 못했을 뿐이다. 하물며 관광 온 외국인들조차 우리의 축제에 발길을 멈추고, 어설픈 손놀림으로 연잎 하나하나를 정성껏 접으며 신기해 한다.
어느 시대에서나 불교는 항상 사회를 이끌어 나아갔으며, 사회의 선구자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일제시대 이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구시대적인 종교로 인식되어 있는 게 사실이다.
어느 종교보다 과학적이고 사실적이며 합리적인 불교가 자기 틀에 얽매여서 현실을 외면하고 중생의 소리를 듣지 못한다면 언젠가는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할 수 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산중불교, 나만의 해탈을 추구하는 불교에서 벗어나 아픈 중생의 곁에서 약이 되는 불교, 사회의 소외된 곳에 등불을 밝히는 불교, 이웃과 함께하는 불교로 거듭나는 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가 이러한 현실을 인식하고 사부대중이 뜻을 모은다면, 불국정토의 그 날은 멀리 있지 않을 것이다.
2,600여년 전 화신(化身)으로 오셔서 이 땅의 중생들에게 불성을 깨우쳐주신 부처님의 끝없는 자비심이 진정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깊이 성찰하여, 불자로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뜻 깊은 부처님 오신 날을 기대해본다. 나무 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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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유일의 청년회인 원각사 불일청년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승동 님은 여러 재가단체와 더불어 시민과 함께하는 불교, 시민의 곁에 다가가는 불교를 만들어 나가는 원을 세우고, 광주불교를 활성화시키고자 발로 뛰며 포교의 최선봉장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