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불교미술] 9. 카니시카大王 立像

사진으로 보는 불교미술의 역사( 9 )

2009-06-28     문명대

1) 카니시카대왕의 업적

아쇼카왕과 더불어 인도 천하를 통일한 영주이자 불교 중흥의 대공로자로 널리 숭앙받는 대왕이 바로 카니시카대제이다. 그는 특히 대승불교의 성립과 전파에 크게 기여한 인물로서 서기 2세기경(128 내지 134년) 북인도를 평정한 후 중앙아시아, 페르시아, 중국세력과 부딛치는 등 대세력을 형성한 쿠샨왕조 제 2대 영주였다. 이러한 세력 팽창에 따라 중국과 접촉 교류하면서 대승불교가 중국, 우리나라로 전파되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더 나아가 페르시아 로마문화와도 교류하는 등 국제 문화로 발전시켰으므로 당시의 미술은 국제성이 농후한 격조 높은 성격을  띄고 있었다.

2) 카니시카대왕 초상조각

이러한 성격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 그의 초상조각이 있다. 머리와 두 팔이 떨어져버려 이 상의 생명은 거의 사라진 듯 하지만 다행히 옷소매자락에 [대왕, 왕중의 왕, 천자 카니시카 ]라는 글자가 한 줄로 새겨져 있어서 이 상이 그 유명한 카니시카왕의 초상인 것을 알 수 있다. 185 cm의 당당한 체구에 건강한 상체하며 삼각형으로 펼쳐진 하체의 표현 등에서 당당하고 힘찬 왕자의 풍모를 은연중에 보여 주고 있다. 우리 신라 성덕왕능의 조각들에서 보여지는 당당한 왕자적 풍모와 유사해서 어쩌면 성덕왕능상들도 이러한 카니시카상의 영향을 다소 받지 않았나 생각될 정도이다.

오른손은 마카라어(魚)의 머리부분을 장식한 커다란 홀(王笏)위에 두었고, 왼손은 비스듬히 뻗어나간 긴 장검을 잡고 있는데 땅까지 길게 내려진 홀은 소박하면서도 왕의 위엄이 풍부하게 상징되어 있고, 긴 장검은 정교한 장식으로 꾸며져 있어서 왕자의 화려함을 보여 주고 있어서 홀과 장검을 바로 카니시카대왕의 성격을 대조적으로 잘 반영해 주고 있다.

이와 함께 특이한 모양의 장화가 좌우로 길게 뻗어 있어서 역시 삼각형 옷자락과 연결되고 있는데, 이 장화는 삼각형으로 길게 내려진 특이한 만토와 허리에 허리띠를 맨 독특한 상의등과 함께 인도 고유한 전통적 복장과는 다른 이국풍인 것을 알려 주고 있어서 카니시카대왕시대의 문화적 성격을 잘 반영하는 것이다.

하여튼 이 카니시카 초상 조각은 소박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조각 기법으로 당당한 왕자의 위엄있는 풍모를 잘 표현하고 있는데 여기에 적색사암의 아름다운 표면색깔의 부피감으로 이 상의 생명감을 한층 돋보여 주고 있어서 비록 초상의 초점인 얼굴을 잃었다고 하더라도 당대 조각을 대표하는 걸작임이 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