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세계 노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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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2     용성

 1. 극락세계 주인공 아미타불을 찾을 것

  학인이 묻기를
『극락세계를 가고자 할진대 어떠한 도를 닦아야 갈 수 있나이까?』
  용성(龍城)이 대답하기를
『아미타공안(阿彌陀公安)을 힘써 참구(參究)하여야 만이 극락세계에 가서 주인공인 아미타불을 친견하고  위없는 도를 성취하리라.』
  다시 학인이 묻기를
『경에 말씀하시되 <이 사바세계로부터 서방으로 십만 억 국토를 지나가서 극락세계가 있고 그 세계에 대각 성존인 아미타불이 계시어 지금 법을 설하신다.>고 하시니 어찌 아미타공안만 참구하여 멀고 먼 극락세계를 갈 수 있겠습니까?』
  용성이 다시 대답하기를
『사바세계이니 극락세계이니 광대한 허공에 한량없이 건립된 세계들이 다 건립된 것이니 그 마음만 청정하면 극락세계가 스스로 오는 것이다.』
  학인이 묻기를
『아미타공안을 어떻게 참구하여야 하겠습니까?』
  용성이 대답하되
『아미타불을 한문으로 번역하면 무량수각(無量壽覺)이라 하고 우리말로 번역하면 광명이 넓게 비치고 수명이 한량없다는 말이니 이것이 다 우리의 본원각성(本源覺性)을 말한 것이니라. 이것은 이름붙이고 모양지어 형용할 수도 없는 것이지만 이름지어 본성이라 하며 본원성이라 하며 대원각성이라 하며 묘각이하 하며 성각이라 하며 묘명진심이라 하며 일진법계라 하며 대각이라 하며 아미타불이라 하며 주인공이라 하나니, <아미타>는 삼세등정각(三世等正覺)의 총명(總名)이니 우리의 <주인공>이라. 그러므로 아미타불은 우리의 본심본성(本心本性)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니라. 어찌하여 그런가 하면 무슨 물건이 광명이 간단없이 항상 비치며 목숨이 한량없이 사는 것이 어디에 있겠는가? 이 한 물건이 우리의 옷 입고 밥 먹고 동정(動靜)하는 가운데 있되 알 수 없는 이 <주인공 아미타>가 무엇인고? 어떠한 것이 <아미타불>인고? 또 어떠한 것이 <아미타불>인고? 하며 깨끗하고 깨끗하게 고요히 고요히 깨끗하게 의심하되 행주좌와(行住坐臥) 어묵동정 간에 의심하여 찾아 볼 지어다. 이와 같이 아미타공안을 참구하면 자력(自力)과 타력(他力)을 합하여 공부가 일치하게 되어질 것이니 어찌 묘하고 묘하지 아니하리오! 아미타공안을 잘 참구하여 가면 참선과 염불이 둘이 아니며 견성성불과 왕생극락이 자기의 방촌에 있나니라.』
  학인이 묻기를
『극락세계가 서방으로 십만 억 국토를 지나가서 있다고 하셨거늘 어찌 아미타공안만 타파하면 극락이 되겠나이까?』
  용성이 대답하되
『학인이여, 그대가 참으로 알지 못하는 도다. 상근기 중생을 위하여서는 극락세계가 자기의 마음 가운데 있다고 하고 중하근기 중생을 위하여서는 극락세계가 서방으로 십만 억 국토 밖에 있다고 하셨나니 말부합위일리(末復合爲一理)라는 말과 같이 모든 한 이치라 둘이 없나니 학인이여 그대는 자세히 들어 볼 지어다. 동방(東方)은 봄을 표준한 것이니 날(日) 기운이 서늘하고 찬 것을 따라서 만물이 숙살하여 무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니라. 다만 무상한 뜻만 취하고 죽는 것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근본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을 말한 것이니 우리의 대원각성(大圓覺性)은 일체의 이름과 모양이 없으되 지극히 청정하여 항상 고요하고 항상 밝아 모든 고락이 없는 것이고 십만 억 국토를 지나간다는 말은 한 찰나 사이에 9백 생멸이 있고 한 생각 가운데 9십 찰나가 있으니 모두 합하면 한 생각 동안에 8만 1천 생멸이 한 생각으로부터 생각 생각이 수없는 진뇌 망상이 있으니 이것을 대수(大數)로 쳐서 십만 억 국토라 하는 것이니 십십무진(十十無盡)한 것을 표시한 것이니라. 이 생명십행(生滅心行)의 텅 비고 본각심(本覺心)이 청정하면 무의탕탕 자재하니 이것이 무위불국(無爲佛國)이라 하며 극락세계라 하나니라.』
  학인이 또 묻기를
『극락세계에 구품연대(九品蓮臺)가 있다고 하니 어찌 마음만 청정한 것으로 극락세계라 할 수 있겠나이까?』
  용성이 다시 대답하기를
『학인이여, 그대는 말만 따르고 이치를 요달하지 못하는 도다. 우리의 마음 가운데 구품혹(九品惑)이 있으니 혹이 점점 맑아짐에 따라 구품연대가 나타나 지나니라. 우리의 마음이 청정한 것은 근본이 되고 보토극락(報土極樂)은 끝이 되는 것이니 그 근본만 청정하게 닦을지언정 그 끝을 근심하지 말지어다. 비유하건대 흐린 물이 점점 맑아짐에 따라 그 그림자가 소소하게 나타나는 것과 같아서 극락세계 구품연대도 이와 같나니라. 물이 맑아진 것은 중생의 본 마음에 비유한 것이고 물이 흐린 것은 끝이 되는 것이니 중생의 업혹(業惑)에 비유하고 흐린 물이 점점 맑아지는 것은 중생의 업혹이 점점 녹는데 비유한 것이고 그 그림자가 소소하게 나타나는 것은 보토극락 구품연대가 소소하게 나타나는데 비유한 것이니라. 마음이 청정하면 보토극락이 스스로 오고 마음이 탁하면 육도(六途 : 하늘· 사람· 수라· 축생· 아귀· 지옥>· 오온(五蘊-빛· 받아들이는 것· 생각· 행하는 것· 알음알이)이 스스로 나타나느니라.
  학인이 묻기를
『마음이 청정하면 곧 극락세계라 하니 그러면 극락세계가 따로 없는 것이 아니나이까?』
  용성이 대답하기를
『바로 대원각성을 깨달으면 천당과 극락이 다 꿈과 같으나 학인이여 그대가 또 자세히 들을지어다. <원각경 보안장>에 말씀하시되 <원각이 넓게 비치어 적(寂)과 멸(滅)이 둘이 없는지라. 저 원각체성(圓覺體性)이 뚜렷이 밝고 고요히 비치는 곳에 앉아보면 백 천 항하사 아승지 모든 불세계가 마치 허공 꽃과 같아서 곧 그것도 아니고 여윈 것도 아니니 알지어다. 중생이 본래 부처를 이룬 것이라>하시니 이것이 진실한 법신의 극락세계이니라. 또 모든 불타께서 중하근기 중생을 불쌍히 여기시사 시방허공 중에 수없는 화신정토(化身淨土)를 건립하시니 서방극락세계는 수 없는 대각(大覺)의 나라중의 하나이니라. 어떻게 하든지 <아미타공안>만 일심으로 참구하면 법신극락과 화신극락이 다 스스로 나의 방촌 가운데 있는 것이니라.』

    2. 법신세계와 화신세계가 둘이 아닌 것

  학인이 묻기를
『법신 극락세계에 왕생하기를 원할 것이지 화신 극락세계에 왕생할 것은 없는 것이 아니옵나이까?』
  용성이 대답하기를
『학인이여 그대가 허공을 나누어 두 조각을 내는 도다. 법신을 내놓고 화신이 어디에 있으며 화신을 내놓고 법신이 어디에 있으리요. 다만 어떠한 것이 <아미타불>인고? 의심하여 참구하고 고요히 깨끗하게 의심하여 일심으로 공부를 할지어다. 하루아침에 낯을 씻다가 코 만지듯 홀연히 깨달으면 탐·진·치를 돌이켜서 계·정·혜(戒定慧)를 이룰 것이며 육식(六識)을 돌이켜서 육신통(六身通)을 이루어 긴 하수(長河水)를 저어 소락제호(酥酪醍醐)를 이루며 대지를 변하여 황금을 이루며 지옥을 변하게 하여 극락세계를 이루나니 무슨 법신과 화신의 세계가 따로 있으리오. 우리의 광명이 넓게 비치고 수명이 한량없는 자성의 주인공인 <아미타불>이 사방허공을 다 집어 삼키어 조금도 다를 것이 없도다. 허공 변법계가 다하여 풍류하고 모든 세계가 노래하고 춤추도다. <아미타불>을 화두삼아 의심하여 참구하되 처음 시작할 때마다 어떠한 것이 나의 자성인고? 하되 자나 깨나 누울 때나 먹을 때나 일할 때나 어느 때를 막론하고 참구하여 가면 아미타불의 가피력과 합하여 일치되므로 나의 자성 <아미타불>과 저 <아미타불>이 둘이 아니어 극락세계를 성취하나니라.
학인이여, 그대가 극락세계의 행상(行狀)을 대강 들어볼 지어다. 극락세계는 모든 고통이 없고 다만 한량없는 즐거움만 받는 고로 극락세계라 이름하느니라. 황금궁전이 칠보로 장엄되어 천 층이나 높아서 반공중에 솟아 있느니 이와 같이 궁전이 중중무진(重重無盡)하여 온 극락세계에 충만하여 칠중난간으로 궁전을 장엄하여 칠중으로 보배그물을 둘러 장엄하며 칠중으로 보배나무가 줄줄이 행렬을 지어 벌렸으니 이것들이 다 금·은·유리·자기·만호 등으로 되어 두루 둘렸으며 곳곳마다 그 웅장한 경치를 한 입으로 말할 수 없는 까닭에 극락이라 이름하나니 이것은 칠과도품(七科道品)과 상락아정(常樂我淨) 4덕을 닦는 원인으로 이러히 거룩한 과보를 얻는 것이니라.
  또 곳곳마다 일곱 가지 보배연못이 있으니 팔공덕수(八功德水)가 그 가운데에 가득하여 사변으로 금·은·유리·진주 등으로 축대를 쌓았으니 그 맑은 물이 맑고 깨끗하여서 보배 빛이 영롱 찬란하며 또 그 위에다 누락을 지였으니 칠보로 장엄하였으며 못 가운데에는 연꽃이 수없이 피었으되 크기가 금륜성왕(金輪聖王)의 천륜보거(千輪寶車)와 같아서 주위가 40유순 가량이며, 그 연하가 푸른색에 푸른빛을 내며 누른색에 누른빛을 내며 붉은색에 붉은빛을 내며 흰색에 흰빛을 내나니, 형상은 미묘하고 향기는 정결하여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으며 또 극락세계는 황금으로 땅이 되었는지라. 밤낮 육시(六時)로 하늘 꽃이 분분히 나리며 그곳 중생들은 그 꽃을 담아다가 맑은 아침에 궁전을 타고 다른 곳의 십만 억 처소에 가서 공양을 올린 뒤에 본국으로 돌아와 밥 먹으며 또 극락세계에 종종의 기묘한 새가 있으되, 백학·공작이며 앵무·사리며 가릉빈가와 공명새들이 화창한 소리를 내어 법을 연설하니 그곳 중생들이 자연히 염불(念佛) 염법(念法) 염승(念僧) 하나니 이것은 죄보로 된 새가 아니라 <아미타불>이 부사의한 신통력으로 화현된 것이며 또 이 세계는 춥고 더운 것이 없어 항상 사람의 뜻에 맞으며 농사짓는 법이 없고 옷과 밥이 마음 먹는 대로 스스로 오느니라.
또 이 세계에서는 가는 바람이 불면 모든 보배나 무와 보배그물에서 한량없이 미묘하고 화창한 소리가 나는 것이 백 천 가지 하늘 풍악을 울리는 것과 같아서 모든 법문 소리가 나니 이 소리를 듣는 자는 자연히 염불 염법 염승을 하나니라. 또 아미타불의 광명이 시방세계에 비치나니 참 이것이 <화엄경>의 진리와 같이 세계가 이 법을 설하고 중생이 이 법을 설하고 삼계 일체가 이 법을 설하느니라. 선남자 선여인이여! <아미타공안>을 일심으로 참구하여 참선과 염불이 둘이 아니어서 견성성불과 왕생극락 하기를 바라는 바 이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