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굴암 부처님과 아가

룸비니동산

2009-06-18     관리자

우리가 부처님을 그리워 하는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지혜와 자비와 방편이 충만하신 분이기에, 그것은 정함이 없는 위대한 가르침을 주신 분이기에 우리는 긴 밤을 지새우며 주처님을 사모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 보다는 방편을 더욱 닯고싶다. 부처님 이후로는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것, 그것은 바로 스승으로서의 모습이다. 방편이란 부처님께서 보여주신 독특한 고수법이다.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나 가슴 후련하게 괴로움과 의심을 풍어 주고, 그러면서도 절대로 당신께서 직접 해답을 주시지 않고 스스로 깨우치게 인도해 주심에 모두가 감동하고 머리를 숙이게 되는 것이다. 그런 부처님이 사무치도록 뵙고 싶을 때 나는 석굴암에 올라간다. 그리고 간절히 부처님과의 만남을 구하곤 한다. 그러는 나에게 부처님은 커다란 나투심을 보여 주셨다.

지난 어느 봄 날, 석굴암에서였다. 그 날은 일요일이라 많은 관광객이 몰렸다. 참배하는 관광객 가운데 엄마 손을 잡은 쬐그만 아가가 있었다. 그 아가의 참배하는 모습이 너무나 성스러워 나는 발을 뗄수가 없었다. 누구의 시킴도 없는 가운데, 자기에겐 절대자인 엄마의 존재도 잊고 부처님을 향해서 한없이 합장 배례하는 것이었다. 그 아가는 [ 합장]이나 [배례]라는 말이나 의식도 모를 만큼 어렸다. 그런데도 아가는 한없이 합장하고 절을 하였다. 무엇이 그로 하여금 그처럼 부처님에게로 향하게 하는 것일까? 가슴에 환희가 넘치도록  거룩한 모습이었다. 그순간 나는 그아가가 보살의 화현이라 믿었다. 빨리 가자는 엄마의 성화도, 어느스님이 앞을 가리는 방해도, 많은 관광객의 무신경도 아랑곳 않고 스스로 흡족한 마음을 얻은 후에야 다시 아가로 돌아왔다.

그 곳을 떠날 때는 아가 특유의 재롱으로, [부처님, 안녕! 부처님 빠이 빠이!]하며 갔다. 그 모습이 나로 하여금 심한 부끄러움을 느끼게했으며 말 없는 가르침을 주었다.

그 짧은 순간에 아가가 주고간 그 무엇이 바로 부처님의 방편, 즉 시대와 역사를 초월한 부처님의 교수법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