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후기

2009-06-15     관리자

 ◇ 우리나라 안거 관례에 의하면 음 7월 보름 저녁은 자자(自恣)의 시간이다. 자자는 한철 안거 수행을 마치고, 안거 수행하는 동안에 스스로의 수행자세를 대중앞에 평가 받는 작법이다. 평가라기 보다는 오히려 잘못된 점이 있었는가 비판받는 작법인것이다.

 보름달이 두둥실 떠오르고 한낮의 열기는 차차 식어갈 무렵, 스님들은 한 자리에 모여 자자를 시작하는 것이다. 부처님을 모신 도량에서는 맨먼저 부처님부터 시작하셨다. 부처님께서 대중 앞에 나와 당신의 허물이 있었는가를 대중에게 묻고 대답을 기다렸던 것이다. 이 어찌, 만고에 비할 데 없는 거룩한 자비이신가. 부처님 당신도 교단 가운데의 일원이시고, 교법의 청청 질서대로 사시는 일원임을 보여 주시고 몸소 대중 앞에 당신의 허물을 물으시었으니 어떻게 부처님의 거룩하신 뜻을 헤아려 볼까? 대중 앞에 겸허하신 부처님으로 볼까! 몸소 교단의 가르침을 앞장 서 실천하신 거룩한 자비로 볼까! 아니면 부처님 교단의 거룩함, 교단의 진리성, 교단의 청정성, 교단의 무류성(無謬性), 이를데 없는 권위성을 보이심일까? 부처님 친히 앞장 서 자자를 행하신 거룩한 뜻을 우리는 헤아릴 길 없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들 불자 사이에서 이 거룩하기 이를데 없는 자자가 많이 흩으러지지 않았는가 반성이 간다. 교단 앞에 겸허한 자세, 승가 대중의 신성, 무류, 권위에 대한 신앙……. 자자의 거룩한 정신을 다시 새롭게 할 것을 생각하는 오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