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런 우리의 정월절식

건강교식

2009-06-05     관리자

새해를 맞으면서 잊혀져가는 우리의 자랑스런 전통음식을 생각 해본다. 옛부터 달마다 명절을 정하고 명절마다 갖가지 음식을 차려 먹었다. 또 계절에 따라 나오는 새로운 식품을 즐겨 먹기도 했다. 그래서 명절마다 먹는 음식을 절식이라고 하고 계절마다 먹는 음식을 시식(時食)이라 했다.

한해 열두달중 제일 큰 명절은 정월 초하루 설날과 대보름 그리고 팔월 한가위이다. 옛날에는 설맞이를 위해 설 되기 한달전부터 갖가지 한과(韓果)를 만들며 설빔준비에 바빴다. 그러나 근래에 와서는 서양풍습이 들어와 한때 우리의 "설음식"은 밀려나다시피 되어 한과를 먹는 집은 드물고 대신 양과를 선호하게 되었다. 그러나 요즘은 옛것을 찾자는 운동이 되살아나 우리의 전통음식을 전시하기도 하고 백화점, 시장 등에서도 판매되고 있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정월 절식으로는 "설날 "초삼일 "대보름"에 먹는 음식이 있는데 설날의 대표음식으로는 떡국과 강정, 누름적, 나박김치, 단술, 수정과, 만두국등을 들 수 있다. 이외에도 약식, 약과, 다식, 전과, 전야, 빈대떡, 편육, 족편, 떡찜, 떡볶이, 생치구이, 전복초, 숙실과, 생실과, 동치미, 젓국지, 장김차등 각 가정형편에 따라 해먹는 많은 음식이 있다.
정월 삼일은 당귀말점, 증병(승검초편), 꿀찰떡, 봉오리떡(두텁떡), 오리알산병, 삼색주악, 각색단자, 오곡밥, 각색나물, 약식, 유밀과 원소병, 부럼을 먹는다.

대보름날에 풍년을 기원하는 뜻으로 먹는 오곡밥, 복을 부른다는 뜻으로 마른 취나물, 김에 밥을 싸서 먹는 "복쌈",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다 하여 먹는 묵나물밥(陳菜食), 까마귀 제삿날(烏忌日)에서 유래된 근신한다는 뜻에서 먹는 찰밥과 잡채, 또 이른새벽에 부럼이라하여 생밤, 호도, 은행, 잣등의 딱딱한 껍질을 가진 과실을 깨물면 일년 내내 무사태평하고 이가 튼튼해지고 종기같은 부스럼이 생기지 않는다 해서 먹는다. 그리고 이날 아침에는 데우지 않은 청주 한잔을 마시면 귀가 밝아진다고 해서 귀밝이 술을 마셨다.

정월절식은 이상적인 건강식

공해가 극심한 현대사회에서 건강하게 살려면 무엇보다 올바르고 지혜로운 식생활을 해야 함은 주지의 사실이다. 적어도 주부들은 5대 영양소의 기초식품군을 염두에 두어 가족들이 골고루 영양을 섭취할 수 있도록 슬기로운 식사관리를 해야 한다. "어떤 보약도 식보만은 못하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식생활을 잘 하게 되면 그것이 곧 건강에 직결되고 반대로 식생활을 잘못하게 되면 그것이 성인병을 유발하게 된다.

우리의 정월절식은 어떤 것일까? 떡국 한가지만 봐도 떡자체에는 탄수화물이 듬뿍 들어있고, 거기에 들어있는 꿩고기 또는 닭고기에는 단백질과 지방이 꾸미로 얹어먹는 계란지단과 김등에는 비타민과 무기질 등 여러 가지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는 훌륭한 건강식이라 할 수 있다. 누름적은 화양적, 잡누름적, 미나리누름적, 박누름적등이 있어 이들 식품재료를 보면 화양적 하나를 보더라도 쇠고기, 생도라지, 당근, 오이, 실백, 계란, 양념등 모든 영양소가 골고루 든 건강식이다. 부식과 다과 등도 그 가짓수가 많고 그에 따른 식품종류도 다양해서 하루 30종 이상의 식품재료를 섭취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우수한 건강식품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외에도 설날에 먹는 나박김치, 햇깍두기등 김치류에 있어서도 그 속에 들어 있는 젓갈이나 고추 및 여려가지 양념으로 5대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는 좋은 음식이며 특히 동절기에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C가 다량 들어 있어 좋다. 게다가 대보름날에 먹는 오곡밥은 비타민 B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각기병에 좋고 비타민 A,E 및 각종 미네랄 식물섬유등이 들어 있어 동맥경화, 고혈압, 빈혈, 당뇨병등 예방에 효과가 큰 음식이라 할 수 있다.

대보름날에 빼놓을 수 없는 9가지의 묵은 나물 즉, 산나물, 가지, 취나물, 박오가리, 호박등은 비타민 A,D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을뿐 아니라 무기질 및 섬유질의 보고(寶庫)라 할 수 있으며 거기에 참기름등 양념이 들어감으로써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되어 콜레스테롤 제거에 큰 역할을 하며 특히 야채가 지닌 여려가지 약효(가지는 암예방에 특효등)가 많아 우리에게 좋은 건강식이 되는 것이다.

특히 우리 고유의 한과를 보면 강정류는 낱알이 작은 갖가지 곡식(참깨, 들깨, 좁쌀, 까만콩, 잣, 호두등)을 볶아 엿에 버무려 굳힌 것으로 별로 달지도 않거니와 단단하기 때문에 잘 씹어야 하고 잘 씹다보면 생리적 만복감으로 과식하지않게 되고 저작의 비법에서 언급한 바와같이 두뇌활동을 촉진시키는것 이외에도 치아가 튼튼해지고, 소화가 잘되며, 비만방지, 암예방 및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다. 깨속에 들어있는 많은 칼슘은 골다공증과 같은 병을 예방할 수 있으며, 잣, 호도, 깨등 종실류는 자양강장, 변비해소, 허약체질에 좋은 약효를 지니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스테판쇼엔달러스박사는 "식품과 지능지수와의 관계"란 연구논문을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즉, 아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빵이나 케익, 비스켓, 스텍, 설탕이 들어있는 청량음료등을 먹게 하고 다른 한 그룹은 가공되지 않은 신선한 식품과 설탕이 많이 들어있지 않은 식품(생야채 및 야채쥬스등)을 먹게 한 결과 1년후 후자에 속한 그룹의 아이들의 지능지수가 전자보다 6점이나 놓아졌다는 것이다.

첫째그룹은 가공식품을 먹음으로써 설탕 섭취가 많아져 체내에서 그 설탕분을 연소하느라 비타민 B1등 여러 가지 비타민이 많이 소모될 뿐 아니라 칼륨소모량도 많기 때문에 공부에 대한 의욕과 활동력을 감퇴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한 것이라 한다.

반대로 둘째그룹은 비타민 및 무기질이 풍부한 자연식을 먹었기 때문에 아이들의 공부의욕과 활동력을 촉진시켜 결과적으로 지능지수를 높이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점으로 보아 우리 선조들이 즐겼던 강정류와 다식 같은 한과에 수정과와 식혜같은 한국전통음료를 우리 아이들에게 공급한다면 좀 더 지혜롭고 건강한 후손들이 되지 않을까!

잊혀져가는 우리의 옛 음식문화를 되살려 우리 선조들의 아름다운 세시풍속도 살리고 아울러 우리의 건강에 '의식동원'(醫食同源), '약식일여'(藥食一如)라는 말처럼 슬기로운 식생활을 한다면 이것이 곧 우리의 건강을 위한 예방의학이 될 것이다. 우리의 옛음식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건전히 그리고 두뇌도 명석하게 해주는 좋은 식품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