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불교 성지] 인도 1

부처님의 발자취가 서려있는 마음의 고향

2009-05-26     관리자

 

인도 여행은 그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행복해진다. 오래 전 떠나온 고향을 다시 찾아가는 느낌이다. 부처님이 태어나고, 깨닫고, 설법하고, 열반에 든 인도의 드넓은 땅은 불자들에게 마음의 고향과 같다. 그러므로 불교의 탄생지 인도는 불자로서 평생에 꼭 한 번은 참배하고 싶은 나라이다. 그럼 이제부터 순례자의 마음으로,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 인도로 떠나보자.

【인도는 지금】

인도는 한참 개발 열풍이 불고 있다. 뉴델리에 대규모 공항이 건설 중이며, 델리 시내엔 큰 건물들이 앞다투어 들어서고 있다. 또한 여러 도시에 수백 개의 대형 쇼핑몰이 영업을 준비 중이다. 부동산 가격은 천정부지로 높아져 상상을 초월한다. 경제수도 뭄바이의 땅값이 도쿄보다 높다고 한다.
몇 해 전에 인도를 방문했다면,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현재의 모습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휴대폰은 릭샤(인력거) 운전자도 소지하고 있을 정도로 대중화 되었고, 대도시엔 고급 외제차가 눈에 많이 띈다. 인도 기업들도 국내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글로벌 기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 개발 붐을 타고 각 종교사원들도 확장공사를 하고 있다. 특히 불교계에는 산업화 속도에 비례해 신도 수와 단체들이 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감지된다.
인도는 다양한 종교와 문화가 공존하며 신비한 매력을 발산한다. 불교와 힌두교, 시크교, 이슬람교, 자이나교 등을 비롯해, 근세에 큰 깨달음을 이루었다는 여러 성자들과 그들을 추종하는 종교 그룹 등의 수많은 종교들은 각각의 독특한 종교예술과 풍부한 정신문화를 만들어왔다. 그리고 각 종교의 수많은 신들을 기리는 다채로운 축제가 1년 내내 펼쳐진다. 가히 축제의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각양각색의 삶의 모습은 인도순례에 멋과 흥미를 더해준다.

【인도의 불교 성지】
인도 순례는 부처님의 주요 발자취가 남아있는 8대 성지와 그 밖의 성지, 그리고 불교문화유적 참배로 이루어진다.
8대 성지는 부처님의 탄생지 룸비니, 정각을 이룬 부다가야, 최초로 법을 설한 사르나트(녹야원), 최초의 사찰 죽림정사가 세워진 라즈기르(왕사성), 유마거사의 고향이자 최초의 비구니 마하파자파티가 출가한 바이샬리, 부처님의 열반지 쿠시나가라, 금강경 설법지 쉬라바스티(사위성), 부처님이 도리천에서 설법을 하고 내려왔다는 상카시아로 이뤄진다.
그 밖의 성지로 싯다르타 태자가 유년기를 보낸 카필라성, 가사를 받았다는 케사리아 대탑, 불교 3대 양식 중 마투라 양식을 볼 수 있는 마투라 박물관 등이 있다.
불교문화유적지로는 불교미술의 보고인 아잔타 석굴과 엘로라 석굴, 탑의 기원인 산치 대탑, 최초의 불교대학 나란다대학 터, 『티벳 사자의 서』를 지은 파드마 삼바바의 흔적이 남아있는 라닥, 중관사상의 대가 용수보살이 살았던 나가주나콘다, 티벳 망명정부가 있는 다람살라 등이 있다.

▲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장소인 부다가야의 보리수 나무 아래, 수많은 순례자들이 기도정진하고 있다.


【출생에서 열반에 이르기까지-네 번의 탄생】
룸비니는 카필라국의 정반왕과 마야부인의 태자로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곳이다. 마야부인은 당시의 풍습에 따라 출산 차 친정 콜리성으로 가던 도중, 이곳에서 싯다르타 태자를 낳았다. 룸비니는 부처님이 길에서 태어나 길에서 전법을 하고 길에서 열반에 든, 위대한 길의 삶을 시작한 곳이다.
부처님이 이생에 태어난 것이 첫 번째 탄생이라면, 생로병사의 해법을 찾아 카필라성 동문을 넘어 수행자의 길에 들어선 것이 두 번째 탄생일 것이다. 동문에 앉아 부처님의 출가 정신을 생각하다보면, 불법에 의지해 바른 삶을 살겠다는 서원이 굳건해진다. 이처럼 순례는 부처님의 거룩한 행법을 조금이나마 따라하는 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싯다르타 태자는 29세에 출가하여 6년 동안 수행한 끝에, 35세에 부다가야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성불을 이루었다. 이것이 세 번째 탄생이다. 나는 이 거룩한 장소를 50여 차례나 참배했으니, 참으로 천복을 타고 난 것 같기도 하다.
부처님은 45년간의 수많은 가르침을 남기고 춘다의 공양으로 80세에 열반적정(涅槃寂靜)에 드니, 이것이 네 번째의 거룩한 탄생이다. 부처님이 열반하신 쿠시나가라의 사라쌍수 나무 아래 앉아, 불법의 이치를 깨닫고 선업을 쌓아 부처님의 길을 따라가고 싶은 소망을 되새겨 본다.

 

▲ 부처님이 고행림에서 나와 목욕을 하고 수자타의 공양을 받은 니련선하 강물에 순례자들이 발을 적시고 있다.


【부처님의 탄생지 룸비니 동산】

 

 

▲ 아기부처님이 마야부인의 옆구리에서 태어나는 모습을 형상화한 조각상(룸비니 마야데비 사원).

네팔에 위치한 룸비니는 유네스코에 지정된 세계유산이다. 아기부처님이 첫발을 내디딘 자리를 기리기 위해, 3년 전 복원불사를 했다. 이곳에 서면 부처님의 향기가 느껴지는 듯 전율과 감동에 휩싸이게 된다.
룸비니에는 인도를 최초로 통일한 아쇼카왕 석주(石柱)가 남아있다. 석주에는 기원전 250년 경 부처님의 탄생지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아쇼카왕이 방문했고, 이 지역 백성들에게 세금을 감면해준다는 내용이 새겨져 있다.
주위에는 한국 사찰인 대성석가사를 비롯해 네팔, 티벳, 미얀마, 베트남, 일본, 중국, 프랑스, 태국 등의 사찰이 있어, 한나절 정도 투자하면 세계 각 국의 불교를 체험할 수 있다.

*주변 성지 _ 카필라성, 정반왕릉, 마야부인릉, 과거불 탄생지, 석가족 멸망지 사그리하와, 마야부인의 고향, 최초의 사리탑 중 하나인 람그람

【부처님이 깨달음을 이룬 부다가야】
가야성 외곽의 고행림에서 고행하며 극도로 쇠약해진 싯다르타는 니련선하(네란자라) 강에서 목욕을 한 후 수자타의 공양(우유죽)을 받는다. 공양을 받고 기력을 회복한 싯다르타는 니련선하 강변 보리수 나무 아래 앉아, 전생의 선업과 수행의 힘으로 위대한 성불을 이루었다.
성불한 후 7곳에서 7일씩 정진을 하셨는데, 지금도 그 자리가 여법하게 보전되어 있다. 이곳은 성지 중에서도 최고의 성지이다. 부처님처럼 보리수 나무 아래 앉아, 본래 불성을 찾아 명상에 잠겨보는 귀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 부다가야의 마하보디 사원. 이곳에 있는 보리수 나무 아래서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었으며, 그 자리에 아쇼카왕이 부처님의 성도를 기리기 위해 사원을 세웠다(B.C 3세기). 높게 솟은 마하보디 대탑은 높이 52m, 9층의 피라미드형이며, 2002년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였다.

 

▲ 마하보디 사원을 돌며 오체투지하는 티베트 승려들.

 

 

 

 

 

 

 

 

 

 

 

 

 

 

 


*주변 성지 _ 부처님이 깨닫기 전에 계셨다는 전정각산((前正覺山), 고행림, 수자타 공양지

 

 

 

 

 

 

 

 

 

 

 

 

 

 

 

- 다음 호에 ‘인도’ 2편이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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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국 _ 경기대 관광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조계종 포교사로서 불교성지순례 전문여행사인 아제여행사 대표와 배재대학교 관광이벤트학과 강사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