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의 세계] 대반야경의 구성과 중심사상

특별기획 : 대반야경의 세계

2009-05-26     관리자

  *대반야경의 위치

 반야경이란 단일 경전이 아니다. 동일 계통에 속하는 많은 경전을 총칭해서 반야경이라 한다. 반야경 가운데 가장 일찍 성립된 「산스크리트」원본은 팔천송반야경(八天頌般若經)이라고 보는 것이 학자들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한역(漢譯)으로는 179년에 지루가참(支婁迦讖)이 도행반야경(道行般若經)이란 이름으로 번역한 것이 있다. 물론 팔천송반야경의 원본을 번역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 이후 많은 역경가들의 손에 의해 티벳어의 번역, 한역 등 다수의 반야경이 나타난 것이다. 일본의 불교학자(干潟龍祥)는 비교적 중요한 반야경으로는 27경이 있다고 말하고 영국의 E. Conze는 후대의 밀교의 영향을 받아 성립된 주문〔다라니〕, 의식규칙〔儀軌〕등을 포함해서 40종의 반야경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학설을 토대로 분류해 보면 다음 네 가지로 나뉜다.

① 기본 반야경 …… 「팔천송반야경 」(서기 전후 50년경)

② 확대 반야경 …… 「십만송반야경」「이만 오천송반야경」「일만 팔천송반야경」(서기 100~300년경)

③ 개별적 반야경 … 「금강반야경」「선용맹반야경」「반야심경」(서기 300~500년경)

④ 밀교적 반야경 … 「이취경」등 (서기 600~1,200년경)

 이상 반야경의 성립학설은 일반적으로 학계에 공통된 이론이다.

모든 반야경이 대부분 한역되었으며 그 중 중요한 것은 수차 한역되었다.

「산스크리트」원전이 현존한 것은 비교적 적다. 당의 현장(玄奘) 편역의 대반야바라밀다경은 십육경(十六經)을 포함하여 집대성한 것으로 반야경 전서(全書)라 볼 수 있는 것이다. 대반야바라밀경의 내용은 다음의 도표와 같다.

 

회(會)

권(卷)

번역명 또는 원명

번역자

제 1회

1~400권

「십만송반야경」Śatasāhasrikā. pps

 

제 2회

401~478

「이만오천송반야」

 

 

 

Pañcavimsatisāhasrikā, pps

 

 

 

「반광반야경」이십권

무라차

 

 

「광찬경」십권

축법호

 

 

「마하반야바라밀경」

구마라집

제 3 회

479~597

「일만팔천송반야경」

 

 

 

Astādaśasāhasrikā, pps

 

제 4 회

538~555

「팔천송반야경」

 

 

 

Aśtasāhasrikā, pps

 

 

 

「도행 반야경」십권

지루가참

 

 

「대명도무주경」육권

 

 

「마하반야초경」오권

 

 

「소품반야바라밀경」십권

구마라집

 

 

「불모출생삼법장반야바라밀다경」이십오권

시호

제 5 회

559~565

 

 

제 6 회

566~573

「승천왕반야바라밀경」칠권

월파수나

제 7 회

574~575

「칠백송반야경」

 

 

 

Saptaśatikā, pps

 

 

 

「문수사리소설마하반야 바라밀경」

만다라선

 

 

「문수사리소설반야바라밀경」

승가바라

제 8 회

576

「유수보살무상청정분위경」

상공

제 9 회

577

「금강반야경」

 

 

 

Vajracchedikā, pps

 

 

 

「금강반야바라밀경」

구마라집

 

 

「금강반야바라밀경」

보리유지

 

 

「금강반야바라밀경」

진제

 

 

「금강능단반야바라밀경」

급다

 

 

「금단금강반야바라밀경」

의정

제 10 회

578

「반야이취경」

 

 

 

Adhyardhásatikā, pps

 

 

 

「실상반야바라밀경」일권

보리유지

 

 

「금강정유가이취반야경」일권

금강지

 

 

「대락금강불공진실삼마야경」일권

불공

 

 

「편조반야바라밀경」일권

시호

 

 

「최상근본대승불공삼매대교왕경」칠권

법현

제 11 회

579~583

「보시바라밀다분」

 

제 12 회

584~588

「정계바라밀다분」

 

제 13 회

589

「안인바라밀다분」

 

제 14 회

590

「정진바라밀다분」

 

제 15 회

591~592

「정려바라밀다분」

 

제 16 회

593~600

「선용맹반야경」

Suvikrāntavikrāmipariprcchā, pps

 

 ※ 회는 회좌(會座), 집회의 뜻이다.

PPS는 Prajññā-Pāramitā-sūtra의 약자.

 반야경의 전서(全書)라 볼 수 있는 「대반야바라밀다경」에서 구마라집이 번역한 것은 제 2회의 「마하반야바라밀경」27권과 제 4회의 「소품반야바라밀경」10권이 있는데 전자(前者)를 「대품마하반야바라밀경」이라 한다.

또 구마라집 역의 단권으로는 제 9회 때의 「금강반야바라밀경」이 우리들에게 많이 읽혀지고 있는 것이다.

  *반야경의 사상

 ① 지혜의 완성불(佛)사상 : 반야경은 외형적인 불타숭배의 탑이나 불상을 모시는 것보다는 진실한 지혜완성의 불타를 찾는 차원 높은 사상을 요구하고 주장하는 것을 설하고 있다. 반야(Prajñā)는 지혜를, 바라밀(다)(Pāramitā)는 완성, 극치(極致(를 의미한 말로서, 반야경제(經題)가 내포하고 있듯이 지혜완성의 진실한 불타사상을 담고 있는 것이다.

과거의 모든 부처님도 미래의 모든 부처님도, 그리고 석가모니 부처님을 비롯한 현재의 모든 부처님 등 무수한 부처님도 지혜의 완성, 전지자성(全智者性)을 얻었음을 강조하였고 그같이 지혜 완성불에게 공양함을 찬양하고 있는 것을 설하고 있다.

② 대승보살 사상 : 보살이란 Bodhi와 Sattva의 두 낱말로 된 말로, 「보디」는 깨달음이란 말이며 「삿트바」는 「존재하다」란 의미를 가진 어근(語根)의 현재분사 sat에 상태를 나타내는 접미사 tva를 덧붙인 명사로 「존재」․「본질」․「의식하고 있는 생명체의 유정」․「마음」․「지향(志向)」․「태아(胎兒)」․「정력(精力)」․「용기」등을 나타내는 많은 뜻을 갖고 있는 말로서 여러 가지 학설이 많다.

 그러나 보통 보살이란 뜻은 「깨달음을 얻기로 확정된 유정(有情)」,「깨달음을 구하고 있는 유정」이란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반야경에서는 이 같은 사상을 더욱 강조하여 「깨달음을 지향하는 자」를 나타내어 살아있는 유정이란 뜻만이 아니라 마음, 지향(心, 志向)을 강조한 용맹(勇猛) 곧 티벳어의 dpaḥ(용맹), 나아가서는 전사(戰士), 용사(勇士), 영웅(英雄)의 뜻을 의미한 보살을 표현하고 있다.

이 같은 반야경의 대승보살 사상은 기본적인 두 가지 성격을 설명하고 있다. 하나는 어떠한 특징에도 인식치 않으며 어떤 것에도 집착함이 없다는 무집착의 태도다. 다른 하나는 고통 받는 유정세계를 보고 일체 중생을 무상보리(無上菩提)에 인도하기 위해 자신의 열반을 생각지 아니하고 또한 윤회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열반에 머무르지 않겠다는 부주열반(不住涅槃)의 태도다. 이와 같은 무집착과 부주열반은 지혜와 방편(方便), 그리고 공(空)의 원리와 함께 설명되어지고 있는 것이다.

 ③ 대, 소승의 비판사상 : 대승의 보살, 소승의 성문, 연각에 대해 반야경은 성문, 연각, 보살은 본바탕이 본래 없는 것이며, 번뇌, 열반 또는 구별하는 것도 하나의 집착이므로 대․소승의 우월성을 집착하는 모순을 깨뜨리고 있는 것이 반야경의 사상이다. 여래(如來)가 세상에 오시는 아니 오시든 지혜의 완성인 진리는 영원한 것이며 이 같은 영원한 진리를 설법하는 것이 대승 보살의 사명임을 강조하고 있다.

 ④ 본래 청정신(淸淨身) 사상 : 반야경은 처음부터 끝까지 공(空)을 설하고 무집착을 설하고 유위(有爲)와 무위(無爲)의 세계가 불이(不二)함을 설하고 있다. 물질적 존재 곧 인간의 구성요소인 오온(五蘊)등은 본체가 없으며 실재(實在)하지 아니 한다. 유위(有爲)가 실재하지 아니 한 것과 같이 무위(無爲)도 실재하지 아니 한다. 그러므로 물질은 물질에 속박하고 있는 것도 아니며 물질 아닌 것에 해방(解放)되어진 것도 아니다. 오온은 속박되는 것도 아니며 해방되는 것도 아니다. 곧 오온은 공(空)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원리로 인간도 속박되거나 해방되어진 것도 아니란 것이다. 그것은 환(幻)이기 때문이다. 공이므로 과거 현재 미래에 속박되지도 아니하며 해방되지도 아니 한다. 본래 청정성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설하고 있는 것이 반야경의 사상이다. *   (불교문화연구원 이사, 석림정사 원장)